850년 역사, 전쟁·혁명도 버텼는데…전 세계 탄식

입력 2019.04.16 (21:25) 수정 2019.04.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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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곳인데요.

숱한 시련에도 8백 년 넘게 굳건했던 문화 유산이 왜 이렇게 맥없이 불에 타 버린걸까요?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이 난지 한 시간이 지나 건물의 상징 같은 첨탑이 무너졌을 때, 성당을 휘감은 화염은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지붕 전체로 번져 곳곳이 붕괴되던 상황.

안에선, 중세문화를 대표하는 고딕양식의 구조물과 문양들이 불쏘시개가 돼 활활 타올랐습니다.

8백년도 더 지난 나무들입니다.

[짐 불락/소방 전문가/CNN 인터뷰 : "오래된 나무는 말라 있고 불에 빨리 타버립니다. 성당 안에는 이런 나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건물 자체가 주저앉을 것을 우려해, 불 끄기는 극도로 신중히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공중 살수'를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방대원 4백 명은 이미 불이 붙어 있던 지점보다는 더 번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했고, 남탑과 북탑, 파사드 등 건물 반대편과 유물 일부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파트리크 쇼베/노트르담 대성당 주임 신부 : "가시면류관과 루이 9세 의상 등 주요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가까스로 건물 전체가 타버리는 상황은 면했지만, 1,345년 완공 뒤 온갖 전쟁과 혁명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성당은 크게 훼손됐습니다.

[앤드류 크롬프스톤/영국 리버풀대 교수 : "운이 좋으면 레이저로 건물을 스캔해 복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복원'일 뿐, 같은 건물일 수는 없습니다."]

시민들, 관광객들은 850년이 넘은 세계문화 유산이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교황청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안타까움을 표했고 프랑스의 주요 기업들은 벌써 수천억 원의 복원 기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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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50년 역사, 전쟁·혁명도 버텼는데…전 세계 탄식
    • 입력 2019-04-16 21:27:29
    • 수정2019-04-17 09: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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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곳인데요. 숱한 시련에도 8백 년 넘게 굳건했던 문화 유산이 왜 이렇게 맥없이 불에 타 버린걸까요? 송영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이 난지 한 시간이 지나 건물의 상징 같은 첨탑이 무너졌을 때, 성당을 휘감은 화염은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지붕 전체로 번져 곳곳이 붕괴되던 상황. 안에선, 중세문화를 대표하는 고딕양식의 구조물과 문양들이 불쏘시개가 돼 활활 타올랐습니다. 8백년도 더 지난 나무들입니다. [짐 불락/소방 전문가/CNN 인터뷰 : "오래된 나무는 말라 있고 불에 빨리 타버립니다. 성당 안에는 이런 나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건물 자체가 주저앉을 것을 우려해, 불 끄기는 극도로 신중히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공중 살수'를 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방대원 4백 명은 이미 불이 붙어 있던 지점보다는 더 번지는 것을 막는데 주력했고, 남탑과 북탑, 파사드 등 건물 반대편과 유물 일부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파트리크 쇼베/노트르담 대성당 주임 신부 : "가시면류관과 루이 9세 의상 등 주요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가까스로 건물 전체가 타버리는 상황은 면했지만, 1,345년 완공 뒤 온갖 전쟁과 혁명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성당은 크게 훼손됐습니다. [앤드류 크롬프스톤/영국 리버풀대 교수 : "운이 좋으면 레이저로 건물을 스캔해 복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복원'일 뿐, 같은 건물일 수는 없습니다."] 시민들, 관광객들은 850년이 넘은 세계문화 유산이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교황청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안타까움을 표했고 프랑스의 주요 기업들은 벌써 수천억 원의 복원 기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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