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베풀고 떠나”…‘임실치즈 대부’ 고 지정환 신부 영면

입력 2019.04.17 (07:31) 수정 2019.04.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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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실 치즈의 대부로 불린 벨기에 출신 고 지정환 신부가 마지막 길을 떠났습니다.

추모객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그의 업적과 영면을 기렸습니다.

이종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정환 디디에 사제와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비오니…."

성당 안을 가득 메운 시민과 신자들, 반평생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고 지정환 신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픔과 아쉬움 속에 애도합니다.

이제 작별의 시간.

운구 행렬이 마지막 행선지인 치명자산 성지로 향하자, 그를 애도하는 기도와 노랫소리는 더 높아집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사제서품을 받은 고 지정환 신부는 이듬해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던 한국행을 택했고, 가난했던 농촌 마을, 임실군과 첫 인연을 맺습니다.

자신이 키우던 산양 두 마리로 우유를 만들어 치즈를 개발했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 연 매출 2백70억 원이 넘는 임실군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한때 민주화 투쟁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정작 본인도 장애가 있으면서도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줬습니다.

정부는 지 신부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3년 전 특별 귀화를 허가한 데 이어 국민훈장 모란장까지 수여했습니다.

[안인순/천주교 신자 : "우리 한국에 와서 60년을 사셨잖아요. 그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신부님은 영원히 살아계시는구나…."]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풀고 향년 여든여덟 살로 선종한 고 지정환 디디에 신부.

그가 남긴 헌신적인 사랑은 모든 이의 가슴 속에 오롯이 남았습니다.

[故 지정환 신부/생전 인터뷰 : "임실이 자주 꿈에 나타나요. 그래서 어디 가도 '아, 치즈 공장….'"]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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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07:39:42
    • 수정2019-04-17 0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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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치즈의 대부로 불린 벨기에 출신 고 지정환 신부가 마지막 길을 떠났습니다.

추모객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그의 업적과 영면을 기렸습니다.

이종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정환 디디에 사제와 죽은 모든 이를 위하여 비오니…."

성당 안을 가득 메운 시민과 신자들, 반평생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고 지정환 신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픔과 아쉬움 속에 애도합니다.

이제 작별의 시간.

운구 행렬이 마지막 행선지인 치명자산 성지로 향하자, 그를 애도하는 기도와 노랫소리는 더 높아집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사제서품을 받은 고 지정환 신부는 이듬해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던 한국행을 택했고, 가난했던 농촌 마을, 임실군과 첫 인연을 맺습니다.

자신이 키우던 산양 두 마리로 우유를 만들어 치즈를 개발했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 연 매출 2백70억 원이 넘는 임실군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한때 민주화 투쟁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정작 본인도 장애가 있으면서도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까지 줬습니다.

정부는 지 신부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3년 전 특별 귀화를 허가한 데 이어 국민훈장 모란장까지 수여했습니다.

[안인순/천주교 신자 : "우리 한국에 와서 60년을 사셨잖아요. 그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신부님은 영원히 살아계시는구나…."]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풀고 향년 여든여덟 살로 선종한 고 지정환 디디에 신부.

그가 남긴 헌신적인 사랑은 모든 이의 가슴 속에 오롯이 남았습니다.

[故 지정환 신부/생전 인터뷰 : "임실이 자주 꿈에 나타나요. 그래서 어디 가도 '아, 치즈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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