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 여전히 ‘식용 개’ 실험 이용?

입력 2019.04.17 (12:28) 수정 2019.04.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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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 수의대의 동물 실험 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복제견의 모습, 저희가 보도해 드렸는데요.

서울대 수의대는 2년 전에도 식용 개농장에서 마구잡이로 개를 사와 복제견 실험에 이용했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더이상 식용 개농장과 거래하는 일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취재 결과,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타리 너머로 늘어선 녹슨 철제 우리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댑니다.

대부분 도사견과 같은 대형견들입니다.

[농장 관계자 : "(여기 어떤 개 키우는 거예요?) 식용견."]

식용 개를 키우는 개농장입니다.

그런데 2년 전까지 이 농장은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의 동물 실험을 위해 키우던 개들을 공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실험 환경과 부실한 사후 처리에 대해 동물 보호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이 교수와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는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잠잠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 교수팀은 지금도 동물 실험을 위해 이 개농장과 거래를 하고 있을까?

이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부인했습니다.

5달 전인 지난해 11월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연구동 앞에서 촬영된 화물차 사진입니다.

90으로 시작하는 파란 화물차.

그런데 이 화물차가 취재한 개농장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걸 확인햇습니다.

[농장 관계자 : "(개가 서울대로도 납품되나요?) 아뇨, 안됩니다. (2017년에는요?) 이야기할 필요 없고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2017년 이후에도 개농장이 이 교수팀에게 개를 공급했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입니다.

[서울대 수의대 앞 개농장 화물차 목격자/음성변조 : "수상한 트럭이 몇 번이나 와서 지나가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보니까 사람이 (연구동) 뒷문 쪽에서 몰래 내려오더니 차에 딱 붙어서 도사견 같은 식용견, 큰 강아지, 개를 옮기는 걸 제가 몇 번 봤어요. 올해 1월 정도에도 봤었고, 작년 겨울에도 봤었고."]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이 교수팀이 벌인 검역탐지 복제견 사업에 필요한 개는 서류상 200마리 가량.

하지만 난자 채취와 대리모를 위한 실험용 개들을 어디서 얼마나 들여오는 지는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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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수의대, 여전히 ‘식용 개’ 실험 이용?
    • 입력 2019-04-17 12:30:51
    • 수정2019-04-17 12:56:52
    뉴스 12
[앵커]

서울대 수의대의 동물 실험 뒤 앙상하게 뼈만 남은 복제견의 모습, 저희가 보도해 드렸는데요.

서울대 수의대는 2년 전에도 식용 개농장에서 마구잡이로 개를 사와 복제견 실험에 이용했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더이상 식용 개농장과 거래하는 일이 없다고 답변했는데, 취재 결과,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타리 너머로 늘어선 녹슨 철제 우리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댑니다.

대부분 도사견과 같은 대형견들입니다.

[농장 관계자 : "(여기 어떤 개 키우는 거예요?) 식용견."]

식용 개를 키우는 개농장입니다.

그런데 2년 전까지 이 농장은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팀의 동물 실험을 위해 키우던 개들을 공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실험 환경과 부실한 사후 처리에 대해 동물 보호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이 교수와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는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잠잠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이 교수팀은 지금도 동물 실험을 위해 이 개농장과 거래를 하고 있을까?

이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부인했습니다.

5달 전인 지난해 11월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연구동 앞에서 촬영된 화물차 사진입니다.

90으로 시작하는 파란 화물차.

그런데 이 화물차가 취재한 개농장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걸 확인햇습니다.

[농장 관계자 : "(개가 서울대로도 납품되나요?) 아뇨, 안됩니다. (2017년에는요?) 이야기할 필요 없고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2017년 이후에도 개농장이 이 교수팀에게 개를 공급했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입니다.

[서울대 수의대 앞 개농장 화물차 목격자/음성변조 : "수상한 트럭이 몇 번이나 와서 지나가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보니까 사람이 (연구동) 뒷문 쪽에서 몰래 내려오더니 차에 딱 붙어서 도사견 같은 식용견, 큰 강아지, 개를 옮기는 걸 제가 몇 번 봤어요. 올해 1월 정도에도 봤었고, 작년 겨울에도 봤었고."]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이 교수팀이 벌인 검역탐지 복제견 사업에 필요한 개는 서류상 200마리 가량.

하지만 난자 채취와 대리모를 위한 실험용 개들을 어디서 얼마나 들여오는 지는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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