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부수고, 30초 만에 싹쓸이…간 큰 도둑의 최후

입력 2019.04.17 (12:39) 수정 2019.04.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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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절도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은방을 차로 들이받은 뒤 침입해 수천만원 어치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건데요.

전체 걸린 시간이 2분,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치는데는 30초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범인 잡고보니 출소한 지 석달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잡혔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새벽 전북 군산의 상가 골목.

차량 한 대가 진입하더니 한 상점으로 돌진합니다.

단순한 운전 실수, 아니면 사고였을까요?

그런데, 잠시 후진하던 차량.

다시 한 번 들이받습니다.

강화 유리와 철재 셔터가 설치된 상점을 들이받기를 무려 4차례.

이내 상점에 설치된 보안 경보가 작동하고 보안 업체 직원이 출동한 건 약 6분 뒤.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유리 다 깨져있는 상태여서 떨어지는 소리도 나고…."]

충격으로 파손된 유리조각이 다 떨어지지도 않은 상황이었지만, 정작 사고를 낸 차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사고 차량은) 없었고 그냥 여기 도로에만 몇 대 주차돼 있고 인적은 없었어요. 그 사이에 다 상황이 끝난 거라서 경찰 출동 빨리 요청해달라고 지원 요청했었죠."]

보안업체 직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내부 CCTV 영상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이 상점은 다름 아닌 금은방이었는데요.

차량 충돌로 벌어진 유리창 틈으로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들어오더니 바로 귀금속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CCTV상으로 봤을 때 막 서두르고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여유로움이 묻어나더라고요. 사전에 다 이렇게 조사한 딱 그런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마치 미리 봐둔 것이 있는 것처럼 흐트러짐 없이 움직였다는데요.

[김충영/군산경찰서 강력팀 : "차 밀고하는 시간은 2분이죠. 전체적으로 걸린 시간은. 총 걸린 시간은 2분인데 사람이 들어와서 가져가는데 한 30초 정도 안 될 것 같아요."]

금은방에 머문 시간은 단 30초.

하지만, 4천6백만 원 상당의 귀금속이 사라졌습니다.

CCTV 영상에 포착된 것만으로는 용의자를 특정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는데요.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완전 범죄를 노리고 부직포로 차량 앞 번호판을 가렸어요. 차 종류는 나오지만 차량 번호를 특정할 수는 없었죠."]

얼굴은 마스크로 완전히 가렸고, 게다가 거리엔 목격자도 없었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상가 밀집 지역으로 구도심이기 때문에 통행하는 사람도 없고 차량 통행도 없고 아주 한적한 동네입니다. 그쪽이."]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주로 (관리하는 상가가) 이쪽에 몰려있다 보니까 항상 순찰 도는 위치고요."]

그런데, 보안 업체의 순찰을 감쪽같이 피한 시간에 범행은 일어났습니다.

19년째 금은방을 지켜왔던 주인은 허탈한 마음에 억장이 무너지지만 황당함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도난에 대해서 항상 불안감이 있어요. 안전하다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를 뚫고 들어온다든지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지 차로 밀고 들어온다고까지는 생각을 못 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보통 금은방 절도 사건은 범행 도구를 이용해서 강화 유리 등을 부수고 들어가서 금품을 훔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범하고 치밀한 절도 행각으로 완전 범죄를 노린 상황.

하지만 사흘뒤 군산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를 통과하는 차량을 경찰이 멈춰 세우는데요.

차량은 멈추지 않고 속도를 내고 그 앞을 가로 막은 승합차와 그만 충돌하고 맙니다.

위험천만한 순간, 도망치는 운전자를 경찰들이 제압합니다.

이 운전자는 네, 그렇습니다.

앞서 금은방 절도 용의자 26살 구 모 씨였습니다.

["고속도로 요금소 직원 : "범인이 그냥 과격하게 가속 페달을 밟고 출발을 하면서 너무 세게 받아서 (차가) 기우뚱하더니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더래요. 경찰도 주변에 여러 명이 잠복해계시다가 검거하는데 정말 영화 같은 데서 보는 그런 것처럼…."]

사흘 만에 붙잡힌 용의자, 그 단서는 CCTV 영상 속에 있었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CCTV에) 옆얼굴이 약간 보였어요. 근데 옆얼굴이 과거의 그 금은방 털이 절도범하고 옆모습이 아주 흡사하더라고요. 금은방 털이는 많이 있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더 잘 기억을 하고 있죠."]

어딘가 낯 익은 옆 모습.

과거 금은방 절도범으로 검거했던 구 씨와 비슷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구 씨는 지난 1월 출소했던 상황.

석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건데요.

범행에 이용했던 렌터카는 외진 곳에 버리고 추가로 또 다른 차량을 빌려 이동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움직였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추적당해서 검거되지 않기 위해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없애버리고 신규 휴대전화를 또 가입했어요. 그리고 휴대전화를 계속 켜놓는 게 아니고 잠깐 껐다 켰다 껐다 켜기를 반복하고…."]

하지만 결국 경찰은 추적 끝에 훔친 귀금속 일부를 처분하고 돌아오던 구 씨를 붙잡았습니다.

[김충영/군산 경찰서 강력팀 : "귀금속은 여성용으로 보이는데요. 저희가 압수한 것은 50개 정도 될 겁니다. 목걸이 팔고 현금으로 이렇게 바꾼 것이 있었는데 현금은 대부분 다 사용을 했고요."]

완전 범죄를 꿈꾸며 출소 석달 만에 벌인 과감하고도 황당한 금은방 절도 사건은 사흘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구 씨가 귀금속을 처분한 곳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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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12:41:02
    • 수정2019-04-17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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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절도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은방을 차로 들이받은 뒤 침입해 수천만원 어치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건데요.

전체 걸린 시간이 2분,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치는데는 30초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범인 잡고보니 출소한 지 석달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잡혔을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새벽 전북 군산의 상가 골목.

차량 한 대가 진입하더니 한 상점으로 돌진합니다.

단순한 운전 실수, 아니면 사고였을까요?

그런데, 잠시 후진하던 차량.

다시 한 번 들이받습니다.

강화 유리와 철재 셔터가 설치된 상점을 들이받기를 무려 4차례.

이내 상점에 설치된 보안 경보가 작동하고 보안 업체 직원이 출동한 건 약 6분 뒤.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유리 다 깨져있는 상태여서 떨어지는 소리도 나고…."]

충격으로 파손된 유리조각이 다 떨어지지도 않은 상황이었지만, 정작 사고를 낸 차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사고 차량은) 없었고 그냥 여기 도로에만 몇 대 주차돼 있고 인적은 없었어요. 그 사이에 다 상황이 끝난 거라서 경찰 출동 빨리 요청해달라고 지원 요청했었죠."]

보안업체 직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내부 CCTV 영상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이 상점은 다름 아닌 금은방이었는데요.

차량 충돌로 벌어진 유리창 틈으로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들어오더니 바로 귀금속을 챙기기 시작합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CCTV상으로 봤을 때 막 서두르고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여유로움이 묻어나더라고요. 사전에 다 이렇게 조사한 딱 그런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마치 미리 봐둔 것이 있는 것처럼 흐트러짐 없이 움직였다는데요.

[김충영/군산경찰서 강력팀 : "차 밀고하는 시간은 2분이죠. 전체적으로 걸린 시간은. 총 걸린 시간은 2분인데 사람이 들어와서 가져가는데 한 30초 정도 안 될 것 같아요."]

금은방에 머문 시간은 단 30초.

하지만, 4천6백만 원 상당의 귀금속이 사라졌습니다.

CCTV 영상에 포착된 것만으로는 용의자를 특정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는데요.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완전 범죄를 노리고 부직포로 차량 앞 번호판을 가렸어요. 차 종류는 나오지만 차량 번호를 특정할 수는 없었죠."]

얼굴은 마스크로 완전히 가렸고, 게다가 거리엔 목격자도 없었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상가 밀집 지역으로 구도심이기 때문에 통행하는 사람도 없고 차량 통행도 없고 아주 한적한 동네입니다. 그쪽이."]

[보안업체 직원/음성변조 : "주로 (관리하는 상가가) 이쪽에 몰려있다 보니까 항상 순찰 도는 위치고요."]

그런데, 보안 업체의 순찰을 감쪽같이 피한 시간에 범행은 일어났습니다.

19년째 금은방을 지켜왔던 주인은 허탈한 마음에 억장이 무너지지만 황당함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피해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도난에 대해서 항상 불안감이 있어요. 안전하다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를 뚫고 들어온다든지 이런 식으로 생각을 했지 차로 밀고 들어온다고까지는 생각을 못 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보통 금은방 절도 사건은 범행 도구를 이용해서 강화 유리 등을 부수고 들어가서 금품을 훔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범하고 치밀한 절도 행각으로 완전 범죄를 노린 상황.

하지만 사흘뒤 군산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를 통과하는 차량을 경찰이 멈춰 세우는데요.

차량은 멈추지 않고 속도를 내고 그 앞을 가로 막은 승합차와 그만 충돌하고 맙니다.

위험천만한 순간, 도망치는 운전자를 경찰들이 제압합니다.

이 운전자는 네, 그렇습니다.

앞서 금은방 절도 용의자 26살 구 모 씨였습니다.

["고속도로 요금소 직원 : "범인이 그냥 과격하게 가속 페달을 밟고 출발을 하면서 너무 세게 받아서 (차가) 기우뚱하더니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더래요. 경찰도 주변에 여러 명이 잠복해계시다가 검거하는데 정말 영화 같은 데서 보는 그런 것처럼…."]

사흘 만에 붙잡힌 용의자, 그 단서는 CCTV 영상 속에 있었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CCTV에) 옆얼굴이 약간 보였어요. 근데 옆얼굴이 과거의 그 금은방 털이 절도범하고 옆모습이 아주 흡사하더라고요. 금은방 털이는 많이 있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더 잘 기억을 하고 있죠."]

어딘가 낯 익은 옆 모습.

과거 금은방 절도범으로 검거했던 구 씨와 비슷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구 씨는 지난 1월 출소했던 상황.

석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건데요.

범행에 이용했던 렌터카는 외진 곳에 버리고 추가로 또 다른 차량을 빌려 이동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움직였습니다.

[두석진/군산경찰서 강력팀장 : "추적당해서 검거되지 않기 위해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없애버리고 신규 휴대전화를 또 가입했어요. 그리고 휴대전화를 계속 켜놓는 게 아니고 잠깐 껐다 켰다 껐다 켜기를 반복하고…."]

하지만 결국 경찰은 추적 끝에 훔친 귀금속 일부를 처분하고 돌아오던 구 씨를 붙잡았습니다.

[김충영/군산 경찰서 강력팀 : "귀금속은 여성용으로 보이는데요. 저희가 압수한 것은 50개 정도 될 겁니다. 목걸이 팔고 현금으로 이렇게 바꾼 것이 있었는데 현금은 대부분 다 사용을 했고요."]

완전 범죄를 꿈꾸며 출소 석달 만에 벌인 과감하고도 황당한 금은방 절도 사건은 사흘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구 씨가 귀금속을 처분한 곳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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