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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워라밸 꿈도 못꿔”…24시간 일하는 中 직장인
입력 2019.04.17 (18:06) 수정 2019.04.17 (18:29) KBS 경제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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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워라밸 꿈도 못꿔”…24시간 일하는 中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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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화면에 커다란 숫자 세 개가 적혀 있네요.

996, 무슨 뜻이죠?

[답변]

996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 이상을 근무한다는 뜻입니다.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쓰이는 신조언데, 쉽게 말해 초과 근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최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이 996 근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11일, 알리바바의 한 행사에 참석한 마윈 회장은 "젊어서 일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우리는 8시간 일하려는 직원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윈 회장의 이 말 한마디에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무했다간 병원 중환자실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비꼬는가 한편, 마윈 회장의 예전 인터뷰까지 찾아내 그를 비난했습니다.

[마윈/알리바바 회장 (2015년 방한 당시) : "일만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적게 보낸 것도 (후회합니다). 만약 다른 생을 산다면 절대로 이렇게 살진 않을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마윈 회장은 직접 해명에 나섰습니다.

996 근무는 비인도적이라면서, 자신의 발언은 열정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네요.

중국에서도 하루 12시간 근무는 불법이죠?

[답변]

중국에서는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사측과 협의로 근무 시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하루 3시간, 한 달에 36시간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관행을 이유로 야근, 초과 근무가 묵인되는 분위깁니다.

특히, 중국 IT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996은 물론 심지어 007까지 경험한 직장인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07은 일주일 내내 새벽 0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한다는 뜻인데, 결국,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얘깁니다.

[왕 웨이/엔지니어 : "퇴근 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겨우 두 시간 정도예요. 아내도 바빠서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요."]

그럼 중국 IT 회사 직원들의 평균 퇴근 시간은 어떨까요?

퇴근이 가장 늦은 기업은 화웨이로, 밤 9시 57분으로 조사됐습니다.

텐센트(밤 9시 55분), 알리바바(밤 9시 53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근로 시간 단축은 전 세계적인 추세잖아요.

그런데 이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중국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 인구가 2010년 3억 명에서 지난해 7억 8천만 명으로 늘어났죠.

그만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업무량을 요구하는 회사들이 많아진 탓입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류창둥 회장도 996 근무제가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 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 징둥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게으름뱅이는 형제가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징둥의 경우 직원 17만여 명 가운데 8%, 만 2천 명 감축 계획을 밝힌 상태라, 류 회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996 근무제가 비단 IT업계만의 관행은 아니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 매체에선 중국을 '야근 대국'이라고 칭할 정도로, 일상화됐습니다.

중국의 한 구직 사이트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8명이 야근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매주 20시간 이상 추가 근무를 하는 사람도 9%에 달했습니다.

[비비 우/직장인 : "바쁜 날은 14시간까지도 근무해요. 점심이나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일만 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지는 건 꿈도 못 꿉니다.

중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는 2.27시간으로, 미국, 유럽권이 평균 5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앵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되지 않았습니까?

잦은 야근에 시달리다 보면 피로 누적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텐데요?

[답변]

맞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선 과도한 업무에 내몰려 과로사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습니다.

한 해 평균 60만 명, 중국에서 매년 과로로 숨지는 사람 수입니다.

변호사, 의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간에 쫓겨 일하다 보니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프리 크로탈/홍콩 노동인권단체 홍보 책임자 :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근로자들은) 그럴 돈이 없습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면 고용 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수차례 발표되었죠.

일주일에 55시간 일한 사람은 뇌졸중이 발병할 확률이 5배 이상 높았고, 단기 기억력과 언어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궁금한 점이 하나 생기는데요.

직장인들이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은 제대로 받고 있습니까?

[답변]

중국에선 주말 근무 시, 통상 임금의 2배를 주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일부 기업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동영상 앱 '틱톡'으로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

이곳 직원들은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일해야 하는데, 1.2배를 더 받습니다.

물론 기업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화웨이의 경우 초과 근무 시 식비와 교통비, 의료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고요, 연봉 또한 중국 IT업계 내에서 탑에 속합니다.

화웨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원이 넘습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시간 외 수당이 아예 없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혹시라도 해고될까 두려워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할 수밖에 없다는데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뜻하는 '워라밸', 중국에선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 [글로벌 경제] “워라밸 꿈도 못꿔”…24시간 일하는 中 직장인
    • 입력 2019.04.17 (18:06)
    • 수정 2019.04.17 (18:29)
    KBS 경제타임
[글로벌 경제] “워라밸 꿈도 못꿔”…24시간 일하는 中 직장인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화면에 커다란 숫자 세 개가 적혀 있네요.

996, 무슨 뜻이죠?

[답변]

996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 이상을 근무한다는 뜻입니다.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쓰이는 신조언데, 쉽게 말해 초과 근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최근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이 996 근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11일, 알리바바의 한 행사에 참석한 마윈 회장은 "젊어서 일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우리는 8시간 일하려는 직원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마윈 회장의 이 말 한마디에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무했다간 병원 중환자실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비꼬는가 한편, 마윈 회장의 예전 인터뷰까지 찾아내 그를 비난했습니다.

[마윈/알리바바 회장 (2015년 방한 당시) : "일만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적게 보낸 것도 (후회합니다). 만약 다른 생을 산다면 절대로 이렇게 살진 않을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마윈 회장은 직접 해명에 나섰습니다.

996 근무는 비인도적이라면서, 자신의 발언은 열정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네요.

중국에서도 하루 12시간 근무는 불법이죠?

[답변]

중국에서는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사측과 협의로 근무 시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하루 3시간, 한 달에 36시간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관행을 이유로 야근, 초과 근무가 묵인되는 분위깁니다.

특히, 중국 IT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996은 물론 심지어 007까지 경험한 직장인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07은 일주일 내내 새벽 0시부터 자정까지 근무한다는 뜻인데, 결국, 한시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얘깁니다.

[왕 웨이/엔지니어 : "퇴근 후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겨우 두 시간 정도예요. 아내도 바빠서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요."]

그럼 중국 IT 회사 직원들의 평균 퇴근 시간은 어떨까요?

퇴근이 가장 늦은 기업은 화웨이로, 밤 9시 57분으로 조사됐습니다.

텐센트(밤 9시 55분), 알리바바(밤 9시 53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근로 시간 단축은 전 세계적인 추세잖아요.

그런데 이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중국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 인구가 2010년 3억 명에서 지난해 7억 8천만 명으로 늘어났죠.

그만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업무량을 요구하는 회사들이 많아진 탓입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류창둥 회장도 996 근무제가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 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 징둥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게으름뱅이는 형제가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징둥의 경우 직원 17만여 명 가운데 8%, 만 2천 명 감축 계획을 밝힌 상태라, 류 회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996 근무제가 비단 IT업계만의 관행은 아니라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 매체에선 중국을 '야근 대국'이라고 칭할 정도로, 일상화됐습니다.

중국의 한 구직 사이트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8명이 야근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매주 20시간 이상 추가 근무를 하는 사람도 9%에 달했습니다.

[비비 우/직장인 : "바쁜 날은 14시간까지도 근무해요. 점심이나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일만 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지는 건 꿈도 못 꿉니다.

중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는 2.27시간으로, 미국, 유럽권이 평균 5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앵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되지 않았습니까?

잦은 야근에 시달리다 보면 피로 누적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텐데요?

[답변]

맞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선 과도한 업무에 내몰려 과로사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습니다.

한 해 평균 60만 명, 중국에서 매년 과로로 숨지는 사람 수입니다.

변호사, 의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간에 쫓겨 일하다 보니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프리 크로탈/홍콩 노동인권단체 홍보 책임자 :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근로자들은) 그럴 돈이 없습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면 고용 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우리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수차례 발표되었죠.

일주일에 55시간 일한 사람은 뇌졸중이 발병할 확률이 5배 이상 높았고, 단기 기억력과 언어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궁금한 점이 하나 생기는데요.

직장인들이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은 제대로 받고 있습니까?

[답변]

중국에선 주말 근무 시, 통상 임금의 2배를 주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일부 기업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동영상 앱 '틱톡'으로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

이곳 직원들은 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일해야 하는데, 1.2배를 더 받습니다.

물론 기업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화웨이의 경우 초과 근무 시 식비와 교통비, 의료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고요, 연봉 또한 중국 IT업계 내에서 탑에 속합니다.

화웨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원이 넘습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시간 외 수당이 아예 없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혹시라도 해고될까 두려워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할 수밖에 없다는데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뜻하는 '워라밸', 중국에선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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