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드] 양극화 심화되는 ‘청약 시장’…‘줍줍’이 대세?

입력 2019.04.17 (18:17) 수정 2019.04.17 (18: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 들어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지역도 청약 인파가 몰리던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인데요.

미분양, 미계약이 늘다 보니 이를 줍는다는 이른바, 줍줍도 늘고 있다는데요.

청약시장 상황에 대해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서울 분양 아파트는 그야말로 불패 신화를 이어갔는데, 올해부터 경쟁률도 그렇고 가점도 낮아졌다고요?

[답변]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지난달 당첨자 결과를 발표하고, 전용 84㎡C의 최저 당첨 가점이 36점에 그쳤고, 지난 1월 분양한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전용 84㎡E에서 16점, 84㎡C에서 17점 당첨자가 나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당첨 가점을 기록.

지난해 4분기에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청약 경쟁률이 37대 1 정도였는데요. 올 1분기에는 8.6대 1로 급락.

서울 청약이 시들해진 원인, 두 가지 요인이다.

먼저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또 하나 제도적인 측면이다. 대출이나 세금규제, 청약제도가 무주택자를 우대하는 쪽으로 바뀐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이 중 가장 큰 것은 전자라고 본다.

소비자들이 집값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니까 가려서 청약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과거에 서울에서는 분양만 하면 과열되면서 완판, 청약불패 이런 현상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이성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앵커]

서울 외 지역에서는 오히려 경쟁률이 치열하죠.

그래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답변]

이달 초 1순위 청약에 7만여 명이 몰렸던 ‘힐스테이트 북위례’ 아파트의 청약가점 당첨 최고점이 중대형 아파트임에도 80점에 육박.

분양시장이 선전하는 단지는 3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먼저 분양가가 시세보다 싸거나, 또 9억 원 이하로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 단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발예정지로 입지경쟁력을 갖춘 곳에 수요자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부동산시장이 워낙 안갯속이라 이런 분양아파트를 심리적으로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양극화는 시장이 위축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앵커]

최근 '무순위청약'이란 게 등장했는데요. 이게 어떤 제도입니까?

[답변]

1순위도, 2순위도 아닌 무순위라니, 많이 생소할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 미분양 물량을 추첨을 통해 재분양하는것.

과거에는 견본주택에서 받다 보니 밤샘 줄서기 등으로 번거로웠다.

지금은 아파트 2 you 라는 금융결제원 청약사이트에서 순위 구분 없이, 주택소유에 관계없이 청약신청을 한다.

순위를 따지지 않고 접수한다고 해서 무순위청약이라고 한다.

[앵커]

무순위청약은 조건이 따로 없습니까? 아무나 할 수 있어요?

[답변]

무순위 청약은 2월 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부터 적용되고 있다.

투기·청약과열지역은 의무사항이고 그 외 지역은 건설사 재량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유주택자여도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1순위 청약 신청 예정자도 중복 접수할 수 있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선 해당 주택건설지역이나 해당 광역권(서울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분양하는데 인천사람은 청약 가능하지만 부산 거주자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앵커]

무순위청약이 나오면서 최근에 신조어가 생겼죠.

'줍줍'이라는...?

[답변]

최근 분양시장 새로운 화두는 ‘줍줍’이다.

줍고 줍는다는 뜻이다.

줍줍은 비인기지역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지역에서 가능할 것이다.

1순위 청약통장을 들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현금이 부족해서 당첨 후에도 계약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현금부자들은 이런 잔여 가구 물량을 통장 없이 사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에선 일반 1순위 청약경쟁률이 무의미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앵커]

인기 높은 아파트이 경우 실수요자라도 현금이 부족해서 가질 수가 없는데...

자금 동원력을 가진 현금 부자들이 ‘줍줍’ 해서 알짜 미계약분을 가져간다,

결국, 그들의만의 리그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답변]

무순위 청약 접수를 하면 미계약분이 당첨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금 부자들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현금부자들의 접근이 쉬워진 만큼, 이번에 드러난 사각지대를 그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본다.

문제는 목돈을 조달할 수 있는 현금부자들에게 혜택을 안겨주기 전에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예비당첨자를 모집가구 수의 1.8배까지 뽑을 수 있는데 규제지역에 한해서 이 비율을 2~3배로 높이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예비당첨자도 가점이 높아야 선정되는데 청약 1순위자로 대부분 무주택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당첨의 기회를 더 주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를 우대하는 현재의 청약제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앵커]

'사전 무순위 청약접수' 제도가 청약 미달 사태를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요?

[답변]

사전 무순위 청약은 청약접수 전 미계약에 대비해 사전예약을 받는 제도다.

청약자격 강화로 부적격에 따른 미계약분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전 무순위 청약을 통한 당첨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약기반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주택사업자들에게는 계약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별도 청약을 받는 절차가 생략되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무순위 청약을 도입하는 단지가 더 늘어날 것이다.

다만 아주 공급이 넘치거나 지금도 미분양이 많은 열악한 지역은 미분양 개선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앵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분양시장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변]

주로 민간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올 한해 전체 분양물량이 약 38만 6천 가구로 최근 5년 물량보다 7만 가구, 23% 정도 많은 것이다.

다만 계획이 이렇지 실제 분양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계획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많다.

그동안 분양시장으로만 수요자들이 쏠리고 매매시장은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일부 인기 지역은 청약자들이 몰리겠지만,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제 인사이드] 양극화 심화되는 ‘청약 시장’…‘줍줍’이 대세?
    • 입력 2019-04-17 18:21:12
    • 수정2019-04-17 18:29:33
    통합뉴스룸ET
[앵커]

올 들어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지역도 청약 인파가 몰리던 작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인데요.

미분양, 미계약이 늘다 보니 이를 줍는다는 이른바, 줍줍도 늘고 있다는데요.

청약시장 상황에 대해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위원과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서울 분양 아파트는 그야말로 불패 신화를 이어갔는데, 올해부터 경쟁률도 그렇고 가점도 낮아졌다고요?

[답변]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지난달 당첨자 결과를 발표하고, 전용 84㎡C의 최저 당첨 가점이 36점에 그쳤고, 지난 1월 분양한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전용 84㎡E에서 16점, 84㎡C에서 17점 당첨자가 나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당첨 가점을 기록.

지난해 4분기에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청약 경쟁률이 37대 1 정도였는데요. 올 1분기에는 8.6대 1로 급락.

서울 청약이 시들해진 원인, 두 가지 요인이다.

먼저 부동산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또 하나 제도적인 측면이다. 대출이나 세금규제, 청약제도가 무주택자를 우대하는 쪽으로 바뀐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이 중 가장 큰 것은 전자라고 본다.

소비자들이 집값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니까 가려서 청약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과거에 서울에서는 분양만 하면 과열되면서 완판, 청약불패 이런 현상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이성적으로 응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앵커]

서울 외 지역에서는 오히려 경쟁률이 치열하죠.

그래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답변]

이달 초 1순위 청약에 7만여 명이 몰렸던 ‘힐스테이트 북위례’ 아파트의 청약가점 당첨 최고점이 중대형 아파트임에도 80점에 육박.

분양시장이 선전하는 단지는 3가지 요건을 갖춘 경우가 많다.

먼저 분양가가 시세보다 싸거나, 또 9억 원 이하로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 단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발예정지로 입지경쟁력을 갖춘 곳에 수요자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부동산시장이 워낙 안갯속이라 이런 분양아파트를 심리적으로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양극화는 시장이 위축됐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앵커]

최근 '무순위청약'이란 게 등장했는데요. 이게 어떤 제도입니까?

[답변]

1순위도, 2순위도 아닌 무순위라니, 많이 생소할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 미분양 물량을 추첨을 통해 재분양하는것.

과거에는 견본주택에서 받다 보니 밤샘 줄서기 등으로 번거로웠다.

지금은 아파트 2 you 라는 금융결제원 청약사이트에서 순위 구분 없이, 주택소유에 관계없이 청약신청을 한다.

순위를 따지지 않고 접수한다고 해서 무순위청약이라고 한다.

[앵커]

무순위청약은 조건이 따로 없습니까? 아무나 할 수 있어요?

[답변]

무순위 청약은 2월 1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부터 적용되고 있다.

투기·청약과열지역은 의무사항이고 그 외 지역은 건설사 재량에 따라 시행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유주택자여도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1순위 청약 신청 예정자도 중복 접수할 수 있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선 해당 주택건설지역이나 해당 광역권(서울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분양하는데 인천사람은 청약 가능하지만 부산 거주자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앵커]

무순위청약이 나오면서 최근에 신조어가 생겼죠.

'줍줍'이라는...?

[답변]

최근 분양시장 새로운 화두는 ‘줍줍’이다.

줍고 줍는다는 뜻이다.

줍줍은 비인기지역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지역에서 가능할 것이다.

1순위 청약통장을 들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현금이 부족해서 당첨 후에도 계약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현금부자들은 이런 잔여 가구 물량을 통장 없이 사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에선 일반 1순위 청약경쟁률이 무의미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앵커]

인기 높은 아파트이 경우 실수요자라도 현금이 부족해서 가질 수가 없는데...

자금 동원력을 가진 현금 부자들이 ‘줍줍’ 해서 알짜 미계약분을 가져간다,

결국, 그들의만의 리그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답변]

무순위 청약 접수를 하면 미계약분이 당첨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금 부자들이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현금부자들의 접근이 쉬워진 만큼, 이번에 드러난 사각지대를 그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본다.

문제는 목돈을 조달할 수 있는 현금부자들에게 혜택을 안겨주기 전에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예비당첨자를 모집가구 수의 1.8배까지 뽑을 수 있는데 규제지역에 한해서 이 비율을 2~3배로 높이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예비당첨자도 가점이 높아야 선정되는데 청약 1순위자로 대부분 무주택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당첨의 기회를 더 주는 것은 무주택 실수요를 우대하는 현재의 청약제도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앵커]

'사전 무순위 청약접수' 제도가 청약 미달 사태를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요?

[답변]

사전 무순위 청약은 청약접수 전 미계약에 대비해 사전예약을 받는 제도다.

청약자격 강화로 부적격에 따른 미계약분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전 무순위 청약을 통한 당첨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약기반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주택사업자들에게는 계약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별도 청약을 받는 절차가 생략되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무순위 청약을 도입하는 단지가 더 늘어날 것이다.

다만 아주 공급이 넘치거나 지금도 미분양이 많은 열악한 지역은 미분양 개선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앵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분양시장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변]

주로 민간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올 한해 전체 분양물량이 약 38만 6천 가구로 최근 5년 물량보다 7만 가구, 23% 정도 많은 것이다.

다만 계획이 이렇지 실제 분양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계획보다 줄어드는 경향이 많다.

그동안 분양시장으로만 수요자들이 쏠리고 매매시장은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분양시장과 매매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일부 인기 지역은 청약자들이 몰리겠지만,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