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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악취관리지역 측정조사 부실 논란
입력 2019.04.17 (18:34) 지역뉴스(제주)
[앵커멘트]

2017년 도민 사회의

큰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양돈업계의

축산분뇨 무단배출이 적발된 건데요,



수십 년 동안

지역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축산 악취의 원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제주도는

악취관리지역 지정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악취가 심각한 농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관리하면서

시설 개선을 강제하겠다는 건데,



정작 악취 측정 과정에서

꼼수가 이뤄지는 현장을

김가람 기자가 단독으로 적발했습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대정읍의 양돈장입니다.



악취관리지역 확대 지정을 위한

2차년도 현황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이 양돈장 주변에

양돈농협이라고 적힌 차량이 나타나더니,



부지 경계선부터

양돈장 쪽으로 뿌연 연기를 뿌려댑니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이번에는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측정 도구를 꺼내 악취를 조사합니다.



세 시간 뒤,

이번에도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약속이나 한 듯

한 시간쯤 지나자

같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

악취를 측정하기 시작합니다.



양돈농협 차량이 뿌린

연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양돈농협 관계자(음성변조)[녹취]

"지금 뭐 뿌리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냄새 저감제요. 냄새 저감제요?

이산화염소 말씀하시는 거세요? 네."



양돈농협 차량이 뿌린

연기의 정체는 바로 이산화염소.



냄새 물질을 산화시켜

악취 저감제로도 쓰입니다.



이처럼 악취 저감에

효과가 있는 이산화염소수를

측정 한 시간 전에

양돈 농협이 농장에 뿌려주는 겁니다.



2018년부터 이어진

2차년도 조사대상 농가는 106곳.



모두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매일 대여섯 농가를 대상으로

공무원이 참관해

하루에 5차례 악취를 측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 일정을 알지 못하면

미리 뿌리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양돈농협은

어떻게 일정을 알 수 있었을까?



양돈농협 관계자(음성변조)[녹취]

"(기자)측정하는 거 어떻게 알고 뿌리시는지 궁금해서요.(양돈농협 관계자) 위에서 시키는대로."



이달 초 제주도가

발송한 협조요청 공문입니다.



악취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양돈농가 등의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수신자로

난지축산연구소와

축산진흥원장 등이 적혀있고,



바로 옆으로는 생산자단체인

제주양돈산업발전협의회와

대한한돈협회가 명시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악취측정 날짜별 대상 농가들을

붙임 문서로 일일이 적시해놓은 겁니다.



결국 제주도가

생산자 단체와 농가에

측정 일정을 미리 알려주고,



해당 농가는

측정 전날 양돈농협에

악취저감제 살포를 부탁하는 구좁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측정 정보를 미리 알고

양돈농협이 조직적으로 대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2차년도 악취 조사는

모두 두 차례로 나눠서 시행하는데,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에 걸쳐 이뤄진 1차 측정에서도

양돈농협이 농가들에게

냄새 저감제를 살포했다는 겁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조합장님이 취임을 이제야

해버리니까 저희들이 시행을 안했습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실시를해라

이렇게 지시한 건 맞습니다."



제주도는

양돈농협이 조직적으로

악취 저감제를 살포하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며 항의하겠다면서도,



양돈장에게

악취 측정 일시를 미리 알려주는 건

관련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저감 계획을 설치하고 이행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이런 목적을 갖고

있을 때는 법상 사전에 알려주도록,

고지하도록 되어 있어요."



또 악취 저감제가 측정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2차년도 조사에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기 때문에

차후에라도 적발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민원이 많은 지역들, 그리고

아직 관리지역 지정을 할 때 기준에 살짝

못 미쳐서 지정을 못한 곳들을

따로 모아서 주기적인 조사를 다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취 저감제 살포 뒤에 이뤄지는

측정 결과의 신뢰도에

의문이 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다,



결과적으로는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게 됐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또 궁극적으로는

자구 노력에 힘을 쏟는 양돈농가의

악취저감 노력과 시설개선 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정도/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인터뷰]

"기본적으로

자구 노력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이와 같은 꼼수를 부리게

된다면 당연히 도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이렇게밖에..."



양돈농협은 취재가 시작되자

이산화염소 살포 작업을 철수했다면서,



앞으로 우수사례 발굴과

농협 차원의 자체적인 모니터링 등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농장 환경을 계도도 하고, 농가들이

인식전환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쪽에 집중적으로 지도를 할 것이고"



양돈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제도가

제주도에 도입된 건 불과 1년 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 (7시)악취관리지역 측정조사 부실 논란
    • 입력 2019.04.17 (18:34)
    지역뉴스(제주)
[앵커멘트]

2017년 도민 사회의

큰 공분을 산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양돈업계의

축산분뇨 무단배출이 적발된 건데요,



수십 년 동안

지역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축산 악취의 원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결국 제주도는

악취관리지역 지정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습니다.



악취가 심각한 농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관리하면서

시설 개선을 강제하겠다는 건데,



정작 악취 측정 과정에서

꼼수가 이뤄지는 현장을

김가람 기자가 단독으로 적발했습니다.



[리포트]

서귀포시 대정읍의 양돈장입니다.



악취관리지역 확대 지정을 위한

2차년도 현황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이 양돈장 주변에

양돈농협이라고 적힌 차량이 나타나더니,



부지 경계선부터

양돈장 쪽으로 뿌연 연기를 뿌려댑니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이번에는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

측정 도구를 꺼내 악취를 조사합니다.



세 시간 뒤,

이번에도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약속이나 한 듯

한 시간쯤 지나자

같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

악취를 측정하기 시작합니다.



양돈농협 차량이 뿌린

연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양돈농협 관계자(음성변조)[녹취]

"지금 뭐 뿌리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냄새 저감제요. 냄새 저감제요?

이산화염소 말씀하시는 거세요? 네."



양돈농협 차량이 뿌린

연기의 정체는 바로 이산화염소.



냄새 물질을 산화시켜

악취 저감제로도 쓰입니다.



이처럼 악취 저감에

효과가 있는 이산화염소수를

측정 한 시간 전에

양돈 농협이 농장에 뿌려주는 겁니다.



2018년부터 이어진

2차년도 조사대상 농가는 106곳.



모두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매일 대여섯 농가를 대상으로

공무원이 참관해

하루에 5차례 악취를 측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 일정을 알지 못하면

미리 뿌리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양돈농협은

어떻게 일정을 알 수 있었을까?



양돈농협 관계자(음성변조)[녹취]

"(기자)측정하는 거 어떻게 알고 뿌리시는지 궁금해서요.(양돈농협 관계자) 위에서 시키는대로."



이달 초 제주도가

발송한 협조요청 공문입니다.



악취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양돈농가 등의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수신자로

난지축산연구소와

축산진흥원장 등이 적혀있고,



바로 옆으로는 생산자단체인

제주양돈산업발전협의회와

대한한돈협회가 명시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악취측정 날짜별 대상 농가들을

붙임 문서로 일일이 적시해놓은 겁니다.



결국 제주도가

생산자 단체와 농가에

측정 일정을 미리 알려주고,



해당 농가는

측정 전날 양돈농협에

악취저감제 살포를 부탁하는 구좁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측정 정보를 미리 알고

양돈농협이 조직적으로 대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2차년도 악취 조사는

모두 두 차례로 나눠서 시행하는데,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에 걸쳐 이뤄진 1차 측정에서도

양돈농협이 농가들에게

냄새 저감제를 살포했다는 겁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조합장님이 취임을 이제야

해버리니까 저희들이 시행을 안했습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실시를해라

이렇게 지시한 건 맞습니다."



제주도는

양돈농협이 조직적으로

악취 저감제를 살포하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며 항의하겠다면서도,



양돈장에게

악취 측정 일시를 미리 알려주는 건

관련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저감 계획을 설치하고 이행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이런 목적을 갖고

있을 때는 법상 사전에 알려주도록,

고지하도록 되어 있어요."



또 악취 저감제가 측정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2차년도 조사에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기 때문에

차후에라도 적발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민원이 많은 지역들, 그리고

아직 관리지역 지정을 할 때 기준에 살짝

못 미쳐서 지정을 못한 곳들을

따로 모아서 주기적인 조사를 다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악취 저감제 살포 뒤에 이뤄지는

측정 결과의 신뢰도에

의문이 가는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다,



결과적으로는

혈세와 행정력을 낭비하게 됐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또 궁극적으로는

자구 노력에 힘을 쏟는 양돈농가의

악취저감 노력과 시설개선 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정도/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인터뷰]

"기본적으로

자구 노력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이와 같은 꼼수를 부리게

된다면 당연히 도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이렇게밖에..."



양돈농협은 취재가 시작되자

이산화염소 살포 작업을 철수했다면서,



앞으로 우수사례 발굴과

농협 차원의 자체적인 모니터링 등

악취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농장 환경을 계도도 하고, 농가들이

인식전환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쪽에 집중적으로 지도를 할 것이고"



양돈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제도가

제주도에 도입된 건 불과 1년 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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