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트럼프 vs 오마르’

입력 2019.04.17 (20:37) 수정 2019.04.1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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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홍 기자 뒤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하고,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보이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들 아실테고요.

히잡을 쓴 여성은 무슬림 최초로 미국 의회에 입성한 오마르 하원 의원입니다.

소말리아 난민 가정 출신이고요.

얼마 전 오마르 의원이 9·11 테러과 관련해 한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치면서 미국 사회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는 '트럼프 VS 오마르'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23일,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 행사였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연설 도중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오마르/미 하원의원 :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는 9·11 이후 설립됐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한 뒤 우리(무슬림)는 우리의 시민권이 제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발언은 당시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하마드 타위디라는 호주의 반 이슬람 정치인이 지난 9일 오마르의 발언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9.11 테러를 설명하면서 '누군가가 어떤 일을 했다'고 표현한 부분이 문제가 됐는데요.

미국인들에게는 2799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1년 9·11 테러가 큰 상처로 남아있는 점에서 논란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9.11 테러 당시 영상 저도 기억나네요.

뉴욕 쌍둥이 빌딩 자리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전시관도 있고요.

이 발언을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쳤다는 거죠?

[기자]

네, SNS를 통해 오마르의 발언이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43초짜리 영상 하나를 올렸는데요.

제목이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영상 보실까요?

이 영상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했다'고 말하는 오마르 의원을 반복해서 보여주고요.

9.11 테러 당시 끔찍했던 모습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은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기억합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끝이 납니다.

공개 이틀 만에 90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게시한 배경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15일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마르는 우리나라에 매우 매우 안 좋은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반애국적이며 우리나라에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발언 당사자가 민주당에서 상징성 있는 의원이고,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으니 정치권에서 설전이 오갈 것 같네요.

[기자]

네, 오마르 의원의 9.11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건데요.

미국 민주당은 "정치적 공격을 위해 9·11 테러의 고통스런 이미지를 들먹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영상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오마르가 9.11 테러를 폄하했다며 반미주의자라고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군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혐오적이고 위험한 공격을 멈추라"고 말했고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현역 여성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는 건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까지 "대통령의 말은 엄청난 무게를 지닌다"며 트위터 영상 삭제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자신의 트위터에 "오마르를 방어하기 이전에 오마르가 했던 미국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배은망덕한 발언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앵커]

당사자인 오마르 의원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외신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기자]

네, 오마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의 트윗 이후 생명의 직접적인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펠로시 하원의장이 오마르 의원과 가족 등에 대한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황이고요.

실제로 이달 초 오마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 패트릭 칼리네오 주니어로부터 "머리에 총을 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하고, 급진적인 무슬림을 증오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SNS 상에서는 오마르 옹호 움직임이 있고요.

올해 1분기에만 10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민주당 하원의원 중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오마르가 반 트럼프 진영의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오마르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에 오마르 의원은 미국 내 유대인 로비 단체의 막강한 영향력을 비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반 유대주의자'라며 그녀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거든요.

여론에 밀린 펠로시 하원의장이 의회에서 '반 유대주의' 규탄 결의안까지 내는 상황에 이르자 오마르 의원은 결국 하루 만에 사과를 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 언급이 금기시되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발언들.

그야말로 벌집을 건드린 격이 된 건데요.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미국 민주당.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올린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아직 해당 동영상을 트위터에서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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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트럼프 vs 오마르’
    • 입력 2019-04-17 20:33:10
    • 수정2019-04-17 20:53:47
    글로벌24
[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홍 기자 뒤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하고,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이 보이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들 아실테고요.

히잡을 쓴 여성은 무슬림 최초로 미국 의회에 입성한 오마르 하원 의원입니다.

소말리아 난민 가정 출신이고요.

얼마 전 오마르 의원이 9·11 테러과 관련해 한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치면서 미국 사회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키워드는 '트럼프 VS 오마르'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23일,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 행사였습니다.

오마르 의원은 연설 도중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오마르/미 하원의원 :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는 9·11 이후 설립됐습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한 뒤 우리(무슬림)는 우리의 시민권이 제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발언은 당시 별다른 시선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하마드 타위디라는 호주의 반 이슬람 정치인이 지난 9일 오마르의 발언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9.11 테러를 설명하면서 '누군가가 어떤 일을 했다'고 표현한 부분이 문제가 됐는데요.

미국인들에게는 2799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1년 9·11 테러가 큰 상처로 남아있는 점에서 논란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9.11 테러 당시 영상 저도 기억나네요.

뉴욕 쌍둥이 빌딩 자리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전시관도 있고요.

이 발언을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쳤다는 거죠?

[기자]

네, SNS를 통해 오마르의 발언이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43초짜리 영상 하나를 올렸는데요.

제목이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영상 보실까요?

이 영상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했다'고 말하는 오마르 의원을 반복해서 보여주고요.

9.11 테러 당시 끔찍했던 모습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은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기억합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끝이 납니다.

공개 이틀 만에 900만 명이 시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게시한 배경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15일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마르는 우리나라에 매우 매우 안 좋은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는 반애국적이며 우리나라에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발언 당사자가 민주당에서 상징성 있는 의원이고,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으니 정치권에서 설전이 오갈 것 같네요.

[기자]

네, 오마르 의원의 9.11 발언을 어떻게 보느냐는 건데요.

미국 민주당은 "정치적 공격을 위해 9·11 테러의 고통스런 이미지를 들먹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영상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오마르가 9.11 테러를 폄하했다며 반미주의자라고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군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혐오적이고 위험한 공격을 멈추라"고 말했고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현역 여성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선동하는 건 역겹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까지 "대통령의 말은 엄청난 무게를 지닌다"며 트위터 영상 삭제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자신의 트위터에 "오마르를 방어하기 이전에 오마르가 했던 미국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배은망덕한 발언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앵커]

당사자인 오마르 의원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외신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기자]

네, 오마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의 트윗 이후 생명의 직접적인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펠로시 하원의장이 오마르 의원과 가족 등에 대한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황이고요.

실제로 이달 초 오마르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50대 남성 패트릭 칼리네오 주니어로부터 "머리에 총을 쏘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하고, 급진적인 무슬림을 증오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SNS 상에서는 오마르 옹호 움직임이 있고요.

올해 1분기에만 10억 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민주당 하원의원 중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오마르가 반 트럼프 진영의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오마르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에 오마르 의원은 미국 내 유대인 로비 단체의 막강한 영향력을 비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반 유대주의자'라며 그녀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거든요.

여론에 밀린 펠로시 하원의장이 의회에서 '반 유대주의' 규탄 결의안까지 내는 상황에 이르자 오마르 의원은 결국 하루 만에 사과를 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 언급이 금기시되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발언들.

그야말로 벌집을 건드린 격이 된 건데요.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미국 민주당.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올린 걸 "후회하지 않는다"며 아직 해당 동영상을 트위터에서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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