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견 ‘메이’의 죽음…대학 동물실험 관리 사각지대

입력 2019.04.17 (21:26) 수정 2019.04.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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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시간 연속 보도해드린, 서울대 동물실험에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복제견 메이가, 지난 2월에 실험실에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숨진 사실이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대학내 동물실험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이 사안을 집중 취재하고 있는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대 동물실험을 겪은 복제견 메이의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검역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고, 다리에 힘이 없어. 나 이런 개 처음 봐."]

메이는 결국 지난 2월 말, 이병천 교수의 실험실에서 폐사했습니다.

이 교수는 메이에게 이유를 모르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고, 부검을 했지만 사망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메이의 사망 관련 내용은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윤리위 측은 동물실험의 윤리적인 문제는 일차적으로 연구자 책임이라며, 동물의 사인이나 사후 처리까지 보고받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실험 중인 동물이 어떻게 죽든 평상시엔 윤리위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더구나 동물 실험 윤리 논란의 당사자인 이병천 교수는 2년 전부터 서울대 실험동물자원 관리원장을 맡아 학교 전체의 실험동물 관리를 총지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의 위원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외부 관리 감독도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 정부가 직접 동물 실험의 윤리성과 적절성 등을 관리 감독하게끔 하는 '실험동물에 관한 법'에는 대학 등 교육기관은 제외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부 예산이 들어간 사업에 대해 관련 부처와 서울대에서는 연구팀의 동물 실험이 윤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는지를 감독할 책임이 있습니다."]

국내 대학에서 한 해 실험에 쓰는 동물은 약 100만 마리로, 국내 동물 실험의 34%를 차지합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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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제견 ‘메이’의 죽음…대학 동물실험 관리 사각지대
    • 입력 2019-04-17 21:29:09
    • 수정2019-04-17 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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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시간 연속 보도해드린, 서울대 동물실험에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복제견 메이가, 지난 2월에 실험실에서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숨진 사실이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대학내 동물실험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이 사안을 집중 취재하고 있는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대 동물실험을 겪은 복제견 메이의 몰골은 그야말로 처참했습니다.

[검역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아이고, 다리에 힘이 없어. 나 이런 개 처음 봐."]

메이는 결국 지난 2월 말, 이병천 교수의 실험실에서 폐사했습니다.

이 교수는 메이에게 이유를 모르는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났고, 부검을 했지만 사망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메이의 사망 관련 내용은 서울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윤리위 측은 동물실험의 윤리적인 문제는 일차적으로 연구자 책임이라며, 동물의 사인이나 사후 처리까지 보고받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실험 중인 동물이 어떻게 죽든 평상시엔 윤리위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더구나 동물 실험 윤리 논란의 당사자인 이병천 교수는 2년 전부터 서울대 실험동물자원 관리원장을 맡아 학교 전체의 실험동물 관리를 총지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물실험 윤리위원회의 위원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외부 관리 감독도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 정부가 직접 동물 실험의 윤리성과 적절성 등을 관리 감독하게끔 하는 '실험동물에 관한 법'에는 대학 등 교육기관은 제외돼 있기 때문입니다.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부 예산이 들어간 사업에 대해 관련 부처와 서울대에서는 연구팀의 동물 실험이 윤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는지를 감독할 책임이 있습니다."]

국내 대학에서 한 해 실험에 쓰는 동물은 약 100만 마리로, 국내 동물 실험의 34%를 차지합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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