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관리지역 측정조사 부실 논란

입력 2019.04.17 (19:00) 수정 2019.04.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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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017년
양돈업계의 축산분뇨
무단배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도민 사회의 공분이 컸는데요,
결국 제주도가
악취관리지역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정착 악취 측정 과정에서
꼼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KBS 취재팀이
꼼수의 현장을 단독으로 포착했습니다.
김가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악취관리지역
확대 지정을 위한
2차년도 조사에 포함된
서귀포시 내 한 양돈장입니다.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한 시간쯤 지나자
같은 자리에서 악취를 측정합니다.

세 시간 뒤
이번에도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약속이나 한 듯
한 시간쯤 지나자 악취를 측정합니다.

악취 측정 한 시간 전에
악취 저감제를 뿌려주는 겁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악취 측정 대상 농가는 모두 106곳.

정확한 일정을 모르면
미리 뿌리는 건 불가능한 일인데
양돈농협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양돈농협 관계자[녹취]
"측정하는 거 어떻게 알고 뿌리시는지
궁금해서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이달 초 제주도가
악취조사 협조를 부탁한 공문입니다.

문제는
악취측정 날짜별 대상 농가들을
붙임 문서로 일일이 적시했다는 겁니다.

결국 제주도가
생산자 단체와 농가에
측정 일정을 미리 알려주고,
해당 농가는 측정 전날
양돈농협에 악취저감제 살포를
부탁하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이뤄진
2차년도 조사 1차 측정에서도
냄새 저감제를 살포했다는 겁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조합장님 취임을 이제야 해버리니까 저희가 시행을 안 했습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실시해라. 이렇게 지시한 건 맞습니다."

제주도는
조사 날짜를 고지하는 건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악취 저감제 살포가
측정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모니터링도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민원이 많은 지역, 그리고 아직 관리지역 지정을 할 때 기준에 살짝 못 미쳐서 지정을 못 한 곳들을 따로 모아서 주기적인 조사를 다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측정 결과의
신뢰도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자구 노력에 힘을 쏟는 농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양돈농협은
이산화염소 살포 작업을 철수했다면서,
앞으로 우수사례 발굴과
농협차원의 자체적인 모니터링 등
근본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농장 환경을 계도도 하고, 농가들이 인식전환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쪽에 집중적으로 지도할 것이고"

양돈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제도가
제주도에 도입된 건 불과 1년 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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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취관리지역 측정조사 부실 논란
    • 입력 2019-04-18 00:21:09
    • 수정2019-04-18 00:24:34
    뉴스9(제주)
[앵커멘트] 2017년 양돈업계의 축산분뇨 무단배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도민 사회의 공분이 컸는데요, 결국 제주도가 악취관리지역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정착 악취 측정 과정에서 꼼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KBS 취재팀이 꼼수의 현장을 단독으로 포착했습니다. 김가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악취관리지역 확대 지정을 위한 2차년도 조사에 포함된 서귀포시 내 한 양돈장입니다.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한 시간쯤 지나자 같은 자리에서 악취를 측정합니다. 세 시간 뒤 이번에도 양돈농협 차량이 뿌연 연기를 뿌리면서 지나가고, 약속이나 한 듯 한 시간쯤 지나자 악취를 측정합니다. 악취 측정 한 시간 전에 악취 저감제를 뿌려주는 겁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악취 측정 대상 농가는 모두 106곳. 정확한 일정을 모르면 미리 뿌리는 건 불가능한 일인데 양돈농협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양돈농협 관계자[녹취] "측정하는 거 어떻게 알고 뿌리시는지 궁금해서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이달 초 제주도가 악취조사 협조를 부탁한 공문입니다. 문제는 악취측정 날짜별 대상 농가들을 붙임 문서로 일일이 적시했다는 겁니다. 결국 제주도가 생산자 단체와 농가에 측정 일정을 미리 알려주고, 해당 농가는 측정 전날 양돈농협에 악취저감제 살포를 부탁하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이뤄진 2차년도 조사 1차 측정에서도 냄새 저감제를 살포했다는 겁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조합장님 취임을 이제야 해버리니까 저희가 시행을 안 했습니다, 이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에 했던 방식으로 실시해라. 이렇게 지시한 건 맞습니다." 제주도는 조사 날짜를 고지하는 건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악취 저감제 살포가 측정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고 모니터링도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정근식/제주도 환경지도팀장[인터뷰] "민원이 많은 지역, 그리고 아직 관리지역 지정을 할 때 기준에 살짝 못 미쳐서 지정을 못 한 곳들을 따로 모아서 주기적인 조사를 다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측정 결과의 신뢰도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는 자구 노력에 힘을 쏟는 농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양돈농협은 이산화염소 살포 작업을 철수했다면서, 앞으로 우수사례 발굴과 농협차원의 자체적인 모니터링 등 근본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권진/양돈농협 조합장[녹취] "농장 환경을 계도도 하고, 농가들이 인식전환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쪽에 집중적으로 지도할 것이고" 양돈장에 대한 악취관리지역 지정 제도가 제주도에 도입된 건 불과 1년 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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