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 “죽은돼지 일부 뇌세포 살려”

입력 2019.04.18 (02:03) 수정 2019.04.1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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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죽은 뇌세포를 살릴 수 없다는 학계 통설을 뒤집고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세포의 기능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뇌가 '의식'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이 결과를 놓고 윤리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교수팀은 오늘(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연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죽은 지 4시간 지난 돼지 32마리에서 뇌를 분리한 뒤 '브레인EX'라는 시스템으로 혈액 모방 특수용액과 산소를 공급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는 6시간 동안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신경세포와 교세포(glia), 혈관세포의 기능이 회복됐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뇌세포에도 어느 정도 회복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뇌졸중 등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연구진은 "뇌를 살린 게 아니라 뇌세포의 활성을 살린 것"이라며 "인식과 의식 등 높은 차원의 뇌 기능과 관련된 활동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결코 '의식의 회복'이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니타 패러허니 듀크대 교수 등 2명은 네이처에 논평을 내고 "전체 뇌에 대한 복원·보존 연구를 할 때 해당 동물이 완전히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회색지대'에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새로운 윤리지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의식의 징후를 어떻게 측정할지, 이런 연구에는 어떤 모델생물을 쓸지, 고통을 덜 느끼게 하는 차단제를 이용할지 등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현인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 등도 네이처 논평을 통해 "사람의 뇌를 살리거나 복구하려는 노력이 갈수록 그럴듯한 일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이식용 장기를 확보하려는 건 점점 온당하지 않은 일이 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 MIT technology review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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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8 02:03:22
    • 수정2019-04-18 04:56:34
    IT·과학
미국 연구진이 죽은 뇌세포를 살릴 수 없다는 학계 통설을 뒤집고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세포의 기능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뇌가 '의식'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이 결과를 놓고 윤리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네나드 세스탄 예일대 교수팀은 오늘(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연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죽은 지 4시간 지난 돼지 32마리에서 뇌를 분리한 뒤 '브레인EX'라는 시스템으로 혈액 모방 특수용액과 산소를 공급했습니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는 6시간 동안 죽은 돼지의 뇌에서 일부 신경세포와 교세포(glia), 혈관세포의 기능이 회복됐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뇌세포에도 어느 정도 회복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으며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뇌졸중 등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연구진은 "뇌를 살린 게 아니라 뇌세포의 활성을 살린 것"이라며 "인식과 의식 등 높은 차원의 뇌 기능과 관련된 활동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결코 '의식의 회복'이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니타 패러허니 듀크대 교수 등 2명은 네이처에 논평을 내고 "전체 뇌에 대한 복원·보존 연구를 할 때 해당 동물이 완전히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회색지대'에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새로운 윤리지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의식의 징후를 어떻게 측정할지, 이런 연구에는 어떤 모델생물을 쓸지, 고통을 덜 느끼게 하는 차단제를 이용할지 등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현인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 등도 네이처 논평을 통해 "사람의 뇌를 살리거나 복구하려는 노력이 갈수록 그럴듯한 일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이식용 장기를 확보하려는 건 점점 온당하지 않은 일이 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 MIT technology review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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