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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김관영의 진실 공방…패스트트랙 ‘벚꽃 엔딩’ 울리나
입력 2019.04.18 (17:38) 취재K
홍영표·김관영의 진실 공방…패스트트랙 ‘벚꽃 엔딩’ 울리나
"기소권 분리 합의됐다" VS "합의 없다"…김관영과 홍영표의 진실 공방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오늘(19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수처가 원칙적으로는 기소권을 갖지 안돼,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민주당은 "기소권 없이는 공수처도 없다"며 평행선을 달려왔는데,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서 기소권을 분리해서 적용하는 타협안을 도출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김 원내대표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바른미래당과 그런 내용으로 합의한 적이 없고,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져야 한다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겁니다.

홍 원내대표의 말이 전해지자 바른미래당 의총장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합의가 안됐다는데 김관영 원내대표가 설명한 합의안은 도대체 뭐냐?", "명문화된 합의안도 없이 의총을 왜 연 거냐?"는 성토가 나왔습니다.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이던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구체적인 합의안 없이 바보같이 의원총회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까지 비판했습니다.

체면을 구긴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최종 합의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추인받으려는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홍 원내대표가 합의안을 번복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더는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물러섰습니다.

공수처의 기소권을 분리하는 문제에 대해 두 당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진실 공방을 하는 모양새가 된 겁니다.


공수처 기소권 분리 합의, 정말 있었나?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걸까요.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그 정도(판·검사와 경찰 고위직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부여)로 하면 어떠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최종 합의안을 만들어 각자 추인을 받자고 한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다른 중진 의원도 "홍 원내대표가 최종 합의안이라고 생각했다면, 의총을 열어 당론으로 추인을 받으려고 했을텐데 의총을 열겠다는 공지가 없었다"면서 "바른미래당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먼저 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양당 원내지도부가 명확하고도 최종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면, 바른미래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로부터 추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겁니다.

즉, 양당 사이에 기소권 분리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서화하거나 공식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애매하고 모호하다 못해 혼미할 지경입니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공수처 기소권 분리 협상…민주당·바른미래당의 '동상이몽'

이렇게 공수처 기소권 분리 협상이 갈수록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처음부터 서로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갖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민주당 입장에선, 공수처의 기소권 분리에 대해 합의해주더라도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과연 추인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이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극도로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에, 김관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합의를 하더라도 유승민 의원 등 반대파가 절대로 이를 인정해주지 않을 거라고, 민주당은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소권 분리안에 대해 일단 먼저 바른미래당 내부의 추인을 받아 와라, 그러면 우리도 움직이겠다"는 겁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의 협조를 얻어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민주당에게 불리할 수 있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대통합' 가능성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일 겁니다. 한국당이 극렬히 반대하는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에 굳이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패스트트랙 정국, '벚꽃 엔딩' 맞나


정치권에서는 오늘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공수처 분리안에 대한 당론 채택이 무산되면서, 사실상 패스트트랙 동력은 소멸했다고 보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다음 달 8일 원내대표 선거가 예정돼 있는 민주당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으로 돌입합니다.

임기 종료를 앞둔 홍영표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예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홍 원내대표가 설사 공수처 분리안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려 하더라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원내 지도부에 넘기라'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경 예산안과 최저임금 개편,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 현안 법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의 협조가 점점 절실해지는 상황도 민주당엔 부담입니다.

손학규 대표의 진퇴를 포함해 지도부 리더십 교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바른미래당 사정은 더욱 복잡합니다.

이혼 얘기가 나오는 가정에서 남편이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를 팔겠다고 한들, 인감도장을 순순히 내줄 부인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올해 초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패스트트랙 정국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의 벚꽃도 '엔딩'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 홍영표·김관영의 진실 공방…패스트트랙 ‘벚꽃 엔딩’ 울리나
    • 입력 2019.04.18 (17:38)
    취재K
홍영표·김관영의 진실 공방…패스트트랙 ‘벚꽃 엔딩’ 울리나
"기소권 분리 합의됐다" VS "합의 없다"…김관영과 홍영표의 진실 공방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오늘(19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수처가 원칙적으로는 기소권을 갖지 안돼, 검사,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민주당은 "기소권 없이는 공수처도 없다"며 평행선을 달려왔는데,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서 기소권을 분리해서 적용하는 타협안을 도출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김 원내대표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바른미래당과 그런 내용으로 합의한 적이 없고,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져야 한다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겁니다.

홍 원내대표의 말이 전해지자 바른미래당 의총장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민주당에서는 합의가 안됐다는데 김관영 원내대표가 설명한 합의안은 도대체 뭐냐?", "명문화된 합의안도 없이 의총을 왜 연 거냐?"는 성토가 나왔습니다.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이던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구체적인 합의안 없이 바보같이 의원총회를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까지 비판했습니다.

체면을 구긴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최종 합의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추인받으려는 절차를 진행하려 했지만 홍 원내대표가 합의안을 번복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더는 논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물러섰습니다.

공수처의 기소권을 분리하는 문제에 대해 두 당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진실 공방을 하는 모양새가 된 겁니다.


공수처 기소권 분리 합의, 정말 있었나?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걸까요.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그 정도(판·검사와 경찰 고위직에 대해서만 기소권을 부여)로 하면 어떠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최종 합의안을 만들어 각자 추인을 받자고 한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다른 중진 의원도 "홍 원내대표가 최종 합의안이라고 생각했다면, 의총을 열어 당론으로 추인을 받으려고 했을텐데 의총을 열겠다는 공지가 없었다"면서 "바른미래당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먼저 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양당 원내지도부가 명확하고도 최종적인 합의안을 도출했다면, 바른미래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로부터 추인을 받는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겁니다.

즉, 양당 사이에 기소권 분리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서화하거나 공식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애매하고 모호하다 못해 혼미할 지경입니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공수처 기소권 분리 협상…민주당·바른미래당의 '동상이몽'

이렇게 공수처 기소권 분리 협상이 갈수록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처음부터 서로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갖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민주당 입장에선, 공수처의 기소권 분리에 대해 합의해주더라도 바른미래당 내부에서 과연 추인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이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극도로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에, 김관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합의를 하더라도 유승민 의원 등 반대파가 절대로 이를 인정해주지 않을 거라고, 민주당은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소권 분리안에 대해 일단 먼저 바른미래당 내부의 추인을 받아 와라, 그러면 우리도 움직이겠다"는 겁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의 협조를 얻어 공수처 설치법을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민주당에게 불리할 수 있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과정에서 있을지 모를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대통합' 가능성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일 겁니다. 한국당이 극렬히 반대하는 선거제-공수처 패스트트랙에 굳이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패스트트랙 정국, '벚꽃 엔딩' 맞나


정치권에서는 오늘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공수처 분리안에 대한 당론 채택이 무산되면서, 사실상 패스트트랙 동력은 소멸했다고 보는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다음 달 8일 원내대표 선거가 예정돼 있는 민주당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으로 돌입합니다.

임기 종료를 앞둔 홍영표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예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홍 원내대표가 설사 공수처 분리안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려 하더라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원내 지도부에 넘기라'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경 예산안과 최저임금 개편,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 현안 법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의 협조가 점점 절실해지는 상황도 민주당엔 부담입니다.

손학규 대표의 진퇴를 포함해 지도부 리더십 교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바른미래당 사정은 더욱 복잡합니다.

이혼 얘기가 나오는 가정에서 남편이 공동명의로 된 아파트를 팔겠다고 한들, 인감도장을 순순히 내줄 부인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올해 초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패스트트랙 정국은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의 벚꽃도 '엔딩'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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