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홍역의 역습’

입력 2019.04.18 (20:38) 수정 2019.04.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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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키워드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홍역의 역습' 입니다.

지금 미국이 홍역 비상입니다.

홍역은 일명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데요.

백신을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인 미국에선 19년 전인 2천년에 홍역 '소멸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올해 홍역이 다시 확산 중입니다.

미국 뉴욕주의 로클랜드라는 곳입니다.

보건소 앞에는 무료로 홍역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미성년자들은 공공장소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구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로클랜드 카운티는 홍역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대학교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 교내 보건소 앞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습니다.

이처럼 미 동부는 물론이고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남부 플로리다주, 조지아주를 비롯해 텍사스주까지 그야말로 미국 전역에서 홍역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20개 주에서 모두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습니다.

CNN방송은 "이번 홍역 발병은 25년 만에 두 번째로 많은 규모"라고 보도했는데, 이 말은 홍역 '소멸 선고' 시기인 2천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 의미입니다.

[앵커]

외신을 살펴보니까 미국 중에서도 특히 뉴욕 쪽이 심각한 것 같던데요.

소멸된 줄 알았던 홍역이 다시 확산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뉴욕시 상황을 정리해봤는데요.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브루클린과 퀸즈 지역에서 329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한인들도 많이 사는 지역인데요.

뉴욕시는 결국 지난 9일 홍역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뉴욕 시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빌 드 블라시오/뉴욕시장 :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즉각 선포합니다. 관련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 대해 백신접종을 명령합니다."]

이날 강제 백신접종 명령이 내려진 곳은 브루클린 지역인데요.

정확히 보자면 맨해튼과 가까운 윌리엄스버그의 유대교 근본주의 구역입니다.

초정통파 유대교라고 불리는 이들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론 브레이버/윌리엄스버그 지역 주민 : "그렇지만 저는 백신 접종도 아주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던 각자의 선택이죠."]

현지 언론들은 이곳에서 뉴욕 주요 지역에서 홍역이 퍼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강제 백신접종 명령이 내려진 지역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0여 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보니까 홍역이 확산된 이유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꼭 종교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홍역 백신이 꺼림칙하다는 이야기가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퍼져있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급증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1990년대 말 홍역과 볼거리 등을 예방하는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잘못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졌거든요.

부작용 때문에 자녀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겠다는 학부모들이 늘어난 건데, 이런 백신 기피 풍조가 홍역 확산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의사들과 보건 당국은 백신 부작용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합니다.

홍역 백신 1회만으로도 홍역을 93% 이상 예방할 수 있다며 백신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접종을 권유하고 있거든요.

들어보시죠.

[낸시 메소니에/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 "안타까운 것은 홍역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겁니다. 저는 정말로 부모들이 홍역 백신을 사용하여 아이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합니다."]

[앵커]

미국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는데,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 WHO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홍역 발병 건수가 11만2천16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배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발병 건수는 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WHO는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조지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에서 새로 발병 환자가 보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우리 국민들도 자주 방문하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도 홍역 환자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 이들 국가를 방문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WHO는 홍역 집단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95%의 접종률이 유지돼야 하지만, 홍역 백신 접종률은 전 세계적으로 85% 선에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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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홍역의 역습’
    • 입력 2019-04-18 20:32:40
    • 수정2019-04-18 20:58:00
    글로벌24
[앵커]

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키워드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홍역의 역습' 입니다.

지금 미국이 홍역 비상입니다.

홍역은 일명 '후진국 병'이라 불리는데요.

백신을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인 미국에선 19년 전인 2천년에 홍역 '소멸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올해 홍역이 다시 확산 중입니다.

미국 뉴욕주의 로클랜드라는 곳입니다.

보건소 앞에는 무료로 홍역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미성년자들은 공공장소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구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로클랜드 카운티는 홍역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대학교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 교내 보건소 앞에서 학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습니다.

이처럼 미 동부는 물론이고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남부 플로리다주, 조지아주를 비롯해 텍사스주까지 그야말로 미국 전역에서 홍역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20개 주에서 모두 55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습니다.

CNN방송은 "이번 홍역 발병은 25년 만에 두 번째로 많은 규모"라고 보도했는데, 이 말은 홍역 '소멸 선고' 시기인 2천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 의미입니다.

[앵커]

외신을 살펴보니까 미국 중에서도 특히 뉴욕 쪽이 심각한 것 같던데요.

소멸된 줄 알았던 홍역이 다시 확산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뉴욕시 상황을 정리해봤는데요.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브루클린과 퀸즈 지역에서 329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한인들도 많이 사는 지역인데요.

뉴욕시는 결국 지난 9일 홍역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뉴욕 시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빌 드 블라시오/뉴욕시장 :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즉각 선포합니다. 관련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 대해 백신접종을 명령합니다."]

이날 강제 백신접종 명령이 내려진 곳은 브루클린 지역인데요.

정확히 보자면 맨해튼과 가까운 윌리엄스버그의 유대교 근본주의 구역입니다.

초정통파 유대교라고 불리는 이들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론 브레이버/윌리엄스버그 지역 주민 : "그렇지만 저는 백신 접종도 아주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던 각자의 선택이죠."]

현지 언론들은 이곳에서 뉴욕 주요 지역에서 홍역이 퍼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강제 백신접종 명령이 내려진 지역 시민이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0여 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보니까 홍역이 확산된 이유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꼭 종교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홍역 백신이 꺼림칙하다는 이야기가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퍼져있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 WHO는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급증한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1990년대 말 홍역과 볼거리 등을 예방하는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잘못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졌거든요.

부작용 때문에 자녀에게 백신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겠다는 학부모들이 늘어난 건데, 이런 백신 기피 풍조가 홍역 확산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의사들과 보건 당국은 백신 부작용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합니다.

홍역 백신 1회만으로도 홍역을 93% 이상 예방할 수 있다며 백신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접종을 권유하고 있거든요.

들어보시죠.

[낸시 메소니에/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 "안타까운 것은 홍역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겁니다. 저는 정말로 부모들이 홍역 백신을 사용하여 아이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합니다."]

[앵커]

미국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는데,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요?

[기자]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 WHO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홍역 발병 건수가 11만2천16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배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발병 건수는 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WHO는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조지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에서 새로 발병 환자가 보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우리 국민들도 자주 방문하는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도 홍역 환자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 이들 국가를 방문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WHO는 홍역 집단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95%의 접종률이 유지돼야 하지만, 홍역 백신 접종률은 전 세계적으로 85% 선에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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