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세계 최초’ 위한 무리한 개통?…끊기고 안 터지는 5G

입력 2019.04.23 (18:06) 수정 2019.04.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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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모바일 통신을 상용화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지켜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무리한 조기 개통으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 산업과학부 황정호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 기자, '세계 최초 모바일 5G 개통' 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이용자들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기존 LTE와 5G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이는 속도였습니다.

5G는 LTE보다 최대 20배 빨라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를 내려받는데 0.4초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직접 5G 단말기를 들고 취재해보니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

[리포트]

5G망이 촘촘한 서울 광화문.

5G 통신이 원활합니다.

하지만 지하철로 내려가자 5G 통신이 곧바로 끊깁니다.

이번엔 강남역, 지하상가로 내려가자 역시 5G 통신이 끊깁니다.

기업과 대형쇼핑몰이 있다 보니 하루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여의도역입니다.

실내나 지하철에는 기지국 설치가 미비하다 보니 여기서도 5G 연결 신호가 아예 잡히지 않습니다.

지하가 아니어도 마찬가집니다. 카페 입구에서는 잘 잡히던 5G 신호가 안으로 들어가자 사라집니다.

위치에 따라 5G 신호가 오락가락합니다.

실내에서 5G와 LTE 속도를 비교해봤습니다.

영화를 받는 속도는 LTE보다 4.5배 정도 빠릅니다.

하지만 20배 빠르다는 이동통신사들의 자랑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터넷 동영상을 볼 때도, LTE는 재생이 잘 됐지만 5G는 영상조차 뜨지 않습니다.

[5G 가입자/음성변조 : "기존 LTE에 비해서 빠르다고 해서 비싼 요금제 무제한도 했는데 실제로 그 속도가 안 나오는 것 같아서 '약간 장난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라면 이용자들이 5G 단말기에 5G 망을 이용한다고 해도 장점을 못 느끼겠는데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죠?

[기자]

일단, 5G 기지국 숫자가 LTE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달 3일 기준 이통3사의 5G 기지국 현황을 보면 지난달보다 만 개 정도 더 늘어나 4만 개 정돕니다.

LTE 기지국이 83만 개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최대 3년 뒤에나 전국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은 3만 개 정도지만 나머지 지역은 다 합쳐도 만 개가 겨우 넘습니다.

5G의 전파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5G 사용하는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빨라지는데 장애물에 취약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장병준/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 "빛과 같이 직진성이 강해져서 기지국 안테나가 안 보일 경우에 연결이 끊길 수가 있습니다. 내가 몸을 회전하더라도 전파가 막혀서 통화가,(영상)연결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기지국 미비처럼 인프라도 문제지만 이통사들이 내놓은 5G 시대 서비스 콘텐츠도 한정적이다는 분석이 나오던데요,

[기자]

물론, 이통사들은 앞다퉈 5G 킬러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를 내놓고는 있습니다.

목에 밴드 형태의 카메라를 건 남성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고 있습니다.

폰 화면만 봐도 뒷건물까지 끊김 없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야구장엔 용이 등장하는 등 현장감 있는 스포츠 관람도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더해 5G 속도를 활용해 가상현실 그리고 자율주행차 등처럼 초연결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이런 것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선보이는 5G 서비스는 스포츠, 게임 그리고 미디어 등으로 한정돼있는 데다 안경 등 비싼 보조 기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안홍휘/경기도 부천시 : "축구 경기나 이런 것들이 눈앞에서 바로 실현되는 것처럼 그런 거를 체험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오영서/경기도 용인시 : "5G가 상용화가 많이 된 거는 알겠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앵커]

단기간에 5G 기대감도 높아지고 가입자 수가 많이 늘어난 건 출시 전부터 이통사들의 고객유치 경쟁 덕분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보단 일단 유치하는데 급급하다 이런 비판도 나올 것 같아요.

[기자]

LTE 때와 비교하면 가입자 수 증가 속도가 확실히 빠릅니다.

고객 유치를 위해 공시지원금 액수를 두고 LG유플러스와 SKT은 신경전을 벌이고 불법 보조금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요금제 논란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통신사들이 5만 5천 원 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데이터 사용량 등을 고려하면 8만 원대를 써야 하다 보니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통사들의 가입자 수 선점에만 급급한 영업전략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우려합니다.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중산층이나 서민층은 이용할 수 없는 최소 8-9만 원 내야만이 5G서비스에 그래도 근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지만 사용자도 잘 모르게 일일 사용량을 제한했다가 비판을 받고 KT는 약관에서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5G 고속도로는 뚫렸지만 제 기능과 제 속도를 내려면 갈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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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세계 최초’ 위한 무리한 개통?…끊기고 안 터지는 5G
    • 입력 2019-04-23 18:13:10
    • 수정2019-04-24 07:55:59
    통합뉴스룸ET
[앵커]

이달 초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모바일 통신을 상용화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지켜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무리한 조기 개통으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왜 그런지 산업과학부 황정호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 기자, '세계 최초 모바일 5G 개통' 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이용자들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기존 LTE와 5G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이는 속도였습니다.

5G는 LTE보다 최대 20배 빨라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를 내려받는데 0.4초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직접 5G 단말기를 들고 취재해보니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

[리포트]

5G망이 촘촘한 서울 광화문.

5G 통신이 원활합니다.

하지만 지하철로 내려가자 5G 통신이 곧바로 끊깁니다.

이번엔 강남역, 지하상가로 내려가자 역시 5G 통신이 끊깁니다.

기업과 대형쇼핑몰이 있다 보니 하루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여의도역입니다.

실내나 지하철에는 기지국 설치가 미비하다 보니 여기서도 5G 연결 신호가 아예 잡히지 않습니다.

지하가 아니어도 마찬가집니다. 카페 입구에서는 잘 잡히던 5G 신호가 안으로 들어가자 사라집니다.

위치에 따라 5G 신호가 오락가락합니다.

실내에서 5G와 LTE 속도를 비교해봤습니다.

영화를 받는 속도는 LTE보다 4.5배 정도 빠릅니다.

하지만 20배 빠르다는 이동통신사들의 자랑과는 거리가 멉니다.

인터넷 동영상을 볼 때도, LTE는 재생이 잘 됐지만 5G는 영상조차 뜨지 않습니다.

[5G 가입자/음성변조 : "기존 LTE에 비해서 빠르다고 해서 비싼 요금제 무제한도 했는데 실제로 그 속도가 안 나오는 것 같아서 '약간 장난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라면 이용자들이 5G 단말기에 5G 망을 이용한다고 해도 장점을 못 느끼겠는데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죠?

[기자]

일단, 5G 기지국 숫자가 LTE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달 3일 기준 이통3사의 5G 기지국 현황을 보면 지난달보다 만 개 정도 더 늘어나 4만 개 정돕니다.

LTE 기지국이 83만 개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입니다.

최대 3년 뒤에나 전국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은 3만 개 정도지만 나머지 지역은 다 합쳐도 만 개가 겨우 넘습니다.

5G의 전파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5G 사용하는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빨라지는데 장애물에 취약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장병준/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 "빛과 같이 직진성이 강해져서 기지국 안테나가 안 보일 경우에 연결이 끊길 수가 있습니다. 내가 몸을 회전하더라도 전파가 막혀서 통화가,(영상)연결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기지국 미비처럼 인프라도 문제지만 이통사들이 내놓은 5G 시대 서비스 콘텐츠도 한정적이다는 분석이 나오던데요,

[기자]

물론, 이통사들은 앞다퉈 5G 킬러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를 내놓고는 있습니다.

목에 밴드 형태의 카메라를 건 남성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고 있습니다.

폰 화면만 봐도 뒷건물까지 끊김 없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야구장엔 용이 등장하는 등 현장감 있는 스포츠 관람도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더해 5G 속도를 활용해 가상현실 그리고 자율주행차 등처럼 초연결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이런 것들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선보이는 5G 서비스는 스포츠, 게임 그리고 미디어 등으로 한정돼있는 데다 안경 등 비싼 보조 기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안홍휘/경기도 부천시 : "축구 경기나 이런 것들이 눈앞에서 바로 실현되는 것처럼 그런 거를 체험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오영서/경기도 용인시 : "5G가 상용화가 많이 된 거는 알겠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앵커]

단기간에 5G 기대감도 높아지고 가입자 수가 많이 늘어난 건 출시 전부터 이통사들의 고객유치 경쟁 덕분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보단 일단 유치하는데 급급하다 이런 비판도 나올 것 같아요.

[기자]

LTE 때와 비교하면 가입자 수 증가 속도가 확실히 빠릅니다.

고객 유치를 위해 공시지원금 액수를 두고 LG유플러스와 SKT은 신경전을 벌이고 불법 보조금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요금제 논란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통신사들이 5만 5천 원 요금제를 내놓긴 했지만 데이터 사용량 등을 고려하면 8만 원대를 써야 하다 보니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통사들의 가입자 수 선점에만 급급한 영업전략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우려합니다.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중산층이나 서민층은 이용할 수 없는 최소 8-9만 원 내야만이 5G서비스에 그래도 근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지만 사용자도 잘 모르게 일일 사용량을 제한했다가 비판을 받고 KT는 약관에서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5G 고속도로는 뚫렸지만 제 기능과 제 속도를 내려면 갈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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