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병영식 학교 건축… '교육 공간 혁신' 절실

입력 2019.04.23 (21:42) 수정 2019.04.2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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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강산이 변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네모난 학교 건물,
군대 병영이나 병원 같은 구조는 그대로인데요.

'수업'과 '교과'에 이어 '학교 공간'의 혁신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실상과 과제를
박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정식 개교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한 초등학교입니다.

1,20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학교를 짓는 데에
244억 원이나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층층이 올린 네모 건물,
일자식 복도 구조는
30~40년 전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입식 교육과 통제에 특화된
일제 강점기, 군대 병영식 학교 설계를
수십 년째 답습하고 있는 겁니다.

'수업'과 '교육 과정'에 이어
이제는 '학교 건물 디자인'도
규제와 훈육이 아니라
참여와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미래 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 혁신을
중점 과제로 내 건 가운데
각 지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설계 디자인' 위주로
학교 건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광주에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이른바 '사용자 참여 설계'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도 전담팀을 꾸려
'학교 신축'과 '기존 시설 리모델링'
각각에 대한 공간 개선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제희/ 충청북도교육청 교육공간기획팀장
"학교 여건에 따라서 다양한, 모든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학교 시설의 문제를 진단하고 공간 구조를 바꿀
전문 인력과 예산 확보가 시급합니다.

도시와 농촌,
대규모와 소규모 학교, 혁신 학교 등
'우선 투자 지역'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도 관건입니다.

[인터뷰] 고인룡/ 공주대 교수·교육부 공간혁신실행기획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이 '기획'으로 바뀌고 자연스럽게 '계획'으로 넘어가는 절차와 관련된 과감한 시도가 필요할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또 미래형 학교 건물의 기능이
단순한 교육 시설을 넘어
주민 여가 문화 공간, 마을 생활 거점으로
확대돼야 한다고도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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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병영식 학교 건축… '교육 공간 혁신' 절실
    • 입력 2019-04-23 21:42:17
    • 수정2019-04-24 01:25:16
    뉴스9(청주)
[앵커멘트] 강산이 변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네모난 학교 건물, 군대 병영이나 병원 같은 구조는 그대로인데요. '수업'과 '교과'에 이어 '학교 공간'의 혁신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 실상과 과제를 박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정식 개교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한 초등학교입니다. 1,200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학교를 짓는 데에 244억 원이나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층층이 올린 네모 건물, 일자식 복도 구조는 30~40년 전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입식 교육과 통제에 특화된 일제 강점기, 군대 병영식 학교 설계를 수십 년째 답습하고 있는 겁니다. '수업'과 '교육 과정'에 이어 이제는 '학교 건물 디자인'도 규제와 훈육이 아니라 참여와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미래 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 혁신을 중점 과제로 내 건 가운데 각 지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설계 디자인' 위주로 학교 건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광주에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이른바 '사용자 참여 설계'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도 전담팀을 꾸려 '학교 신축'과 '기존 시설 리모델링' 각각에 대한 공간 개선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제희/ 충청북도교육청 교육공간기획팀장 "학교 여건에 따라서 다양한, 모든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학교 시설의 문제를 진단하고 공간 구조를 바꿀 전문 인력과 예산 확보가 시급합니다. 도시와 농촌, 대규모와 소규모 학교, 혁신 학교 등 '우선 투자 지역'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도 관건입니다. [인터뷰] 고인룡/ 공주대 교수·교육부 공간혁신실행기획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들이 '기획'으로 바뀌고 자연스럽게 '계획'으로 넘어가는 절차와 관련된 과감한 시도가 필요할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또 미래형 학교 건물의 기능이 단순한 교육 시설을 넘어 주민 여가 문화 공간, 마을 생활 거점으로 확대돼야 한다고도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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