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닥터 프리즈너, ‘내보낼 수 있는 권력’에 착안한 작품

입력 2019.04.24 (10:20) 수정 2019.04.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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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권력을 지나치게 과장한 면 있지만 만듦새 뛰어난 드라마
- 대기업 총수·유력 정치인, 요란스레 감옥갔다가 나올 땐 휠체어 타고 스르륵
- 쟁쟁한 사람들 “내보낼 수 있는 권력은 누굴까?” 상상에서 ‘교도소 의료과장’ 주목한 듯
- 드라마 통해 ‘형집행정지’ 학습한 시청자들, 박 前 대통령 문제도 유심히 보게돼
- 주인공(남궁민) 방법론서 선한 인물 아냐. 대중은 ‘무력한 선’보다 ‘강한 행동력’ 원하는 게 아닐지...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3>
■ 방송시간 : 4월 23일(화) 7:47~7: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 / 의사)



▷ 김경래 : 오늘은 드라마 얘기 좀 해볼까요? 최근에 ‘닥터 프리즈너’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KBS에서 하는 건데 꽤 인기가 있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좀 드라마를 한번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님이 드라마 안 보는 남자분들도 챙겨보는 드라마다, 이렇게 써놨는데 저는 이 말에는 반대입니다. 제가 얼마나 드라마를 좋아하는데요. 드라마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닥터 프리즈너’가 지금 현실을 어떻게 일성 정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대중들의 어떤 소망, 이런 부분들도 역시 반영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마침 이게 또 의학 드라마입니다, 의료 드라마. 의료계에 계시기도 하고요. 영화평론가이시기도 한 황진미 평론가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황진미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제 말이 맞나요? 의료계, 의사시죠?

▶ 황진미 : 네, 지금도 병원에서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십니까? 의사시기도 하고 영화 평론도 하시고 문화 평론도 하시고요. ‘닥터 프리즈너’ 챙겨 보셨나요?

▶ 황진미 :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죠.

▷ 김경래 :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의사로서 보기에는.

▶ 황진미 : 일단은 의료 권력에 대해서 너무 과장해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경래 : 너무 절대 권력처럼, 의료 권력을.

▶ 황진미 : 그렇죠. 이제 뭐 병원 안에서 병원장이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런 식의 의료 권력을 그렸던 그런 드라마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얘기하고 싶은 의료 권력은 그런 것보다도 훨씬 더 본질적인 문제인데요. 이를테면 정말 의사가 어떤 것을 설계해서 이 사람에게 병을 완전히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계획하에서 회복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정말 회복이 안 되기도 하고 그런 모든 것을 다 설계해서 다 통제 가능하게 이것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의료를 현대 의학을 너무나 과신하는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런 점이 약간은 몰입을 방해하는 면은 있지만 사실 이 드라마가 여러 가지 어떤 장르적인 측면이나 만듦새의 측면에 있어서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그런 단점들을 조금 약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안 본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설명을 하면 이 주인공이 교도소 의료과장이 돼서 형 집행정지를 가지고 어떤 절대악들, 재벌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드라마잖아요, 이게.

▶ 황진미 : 그렇죠. 사실 교도소 의료과장이라는 것이 그렇게 인기 있는,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직종은 분명히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보면 사실 교도소라는 곳이 우리가 그동안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곳이죠. 그런데 항상 재벌이든 어떤 유력한 정치인이든 다 교도소 문지방을 밟는다는 말입니다, 포토라인에 서기도 하고 교도소에 들어가고. 그런데 들어갈 때는 아주 요란하게 들어가는데 나올 때는 휠체어를 타고 스르륵 나오더라는 것을 뉴스에서 많이 보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 사람들을, 저 쟁쟁한 사람들을 내보낼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그러니까 집어넣을 수 있는 권력은 검사나 판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 저 사람이 나오게끔 하는 그런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것을 착안해보면 그런 것이 교도소 의료과장일 수 있겠구나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게 되고 그렇다면 그 사람이 어떤 의료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병도 만들고 해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들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재벌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쉽게 감옥에서 형 집행정지를 받고 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상상했을 법한 그런 일들을 드라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본다, 이런 뜻도 되겠네요. 최근에 그런데 우연찮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얘기가 화제가 돼서 저는 오버랩이 되더라고요.

▶ 황진미 : 당연히 그렇습니다. 이 드라마가 거의 시청률 15%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형 집행정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거의 학습이 되어있다시피한데 마침 이때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하셨고 그렇다면 거기서 이야기하는 디스크, 허리통증 같은 것이 형 집행정지의 사유가 되는가 또는 이 사람은 그 안에 있을 적에 의료사동에서 어떤 식의 의료적인 처치를 받고 있었을까라는 것을 드라마를 열심히 본 사람들은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죠. 특별사동은 어떻고 의료사동은 어떻고 하는 것을 그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과연 그 요건이 될까? 또는 요건이 된다고 하면 어떤 인위적인 조치가 혹시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이게 저도 언뜻 그 생각이 나네요. 예전에 한화 김승연 회장이 감옥에 있다가 형 집행정지 받고 병원으로 입원을 할 때 그렇게 많이 먹었대요, 몸도 안 좋은데. 그러니까 몸을 더 안 좋게 일부러 많이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닥터 프리즈너’에 나오는 그런 설정이랑 되게 비슷하더라고요.

▶ 황진미 : 그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CJ 이전의 회장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안 좋은 상태, 누가 봐도 너무나 건강이 안 좋아 보이는 상태로 나왔는데 그 이후에는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다든가 하는 것들을 많이 보았거든요. 그리고 또 유력한 정치인들 같은 경우에 우리가 다 뇌리에서 잊혀졌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병동에서 어느 정도 형을 또 살고 그리고 형 집행정지로 나온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요. 실제로 그런 경우는 많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한 가지 이번 드라마에서 좀 눈여겨봐야 될 게 황진미 평론가께서도 글을 쓰셨던데 주인공이 그렇게 선한 인물이 아니에요, 보면은.

▶ 황진미 :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 주인공은 첫 회에서는 이 사람이 굉장히 선한 사람, 의사로서 굉장히 약한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했고 어떤 휴머니즘을 가지고 약한 사람을 돕고자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히 나옵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이 사람이 어떤 나락에 떨어진 후에 굉장히 다른 인물이 되는데요. 이 사람은 기존에 어떤 히어로 캐릭터하고는 다르게 이를테면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든가 또는 악인과도 덥석덥석 손을 잡는다거나 이 사람이 한 행동이 그 이후에 정말 선한 일로 나가게 될지 혹은 이 사람이 정말로 악한처럼 행동하게 될지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잘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게 사후적으로 이 사람이 이러려고 그런 거였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이 사람의 행동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를 시청자들이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 사람에 대해서 같이 나오는 조연의 사람이 그렇게 얘기를 하죠. “너는 악을 무찌르기 위해서 결국 악인과 똑같아졌다.” 우리가 그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악인과 싸우기 위해서 악인과 똑같아졌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사람은 아주 당당하게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해요. “그러는 너는 그래서 무엇을 했느냐? 너는 선한 의지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무런 실행력이 없지 않느냐?” 실제로 그렇게 말한 인물은 거기서 굉장히 무력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 그 주인공이 정말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또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굉장히 강력한 어떤 행동력을 갖고 있는 것, 이런 것을 보면 현재의 우리가 어떤 적폐청산이라든가 정의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대중들의 어떤 소망들이 반영됐을 수 있다. 드라마 얘기를 가지고 3박 4일 정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진미 : 네, 고맙습니다.

▷ 김경래 : 황진미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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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닥터 프리즈너, ‘내보낼 수 있는 권력’에 착안한 작품
    • 입력 2019-04-24 10:20:26
    • 수정2019-04-24 16:16:27
    최강시사
- 의료 권력을 지나치게 과장한 면 있지만 만듦새 뛰어난 드라마
- 대기업 총수·유력 정치인, 요란스레 감옥갔다가 나올 땐 휠체어 타고 스르륵
- 쟁쟁한 사람들 “내보낼 수 있는 권력은 누굴까?” 상상에서 ‘교도소 의료과장’ 주목한 듯
- 드라마 통해 ‘형집행정지’ 학습한 시청자들, 박 前 대통령 문제도 유심히 보게돼
- 주인공(남궁민) 방법론서 선한 인물 아냐. 대중은 ‘무력한 선’보다 ‘강한 행동력’ 원하는 게 아닐지...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3>
■ 방송시간 : 4월 23일(화) 7:47~7: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 / 의사)



▷ 김경래 : 오늘은 드라마 얘기 좀 해볼까요? 최근에 ‘닥터 프리즈너’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KBS에서 하는 건데 꽤 인기가 있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좀 드라마를 한번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님이 드라마 안 보는 남자분들도 챙겨보는 드라마다, 이렇게 써놨는데 저는 이 말에는 반대입니다. 제가 얼마나 드라마를 좋아하는데요. 드라마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닥터 프리즈너’가 지금 현실을 어떻게 일성 정도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대중들의 어떤 소망, 이런 부분들도 역시 반영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마침 이게 또 의학 드라마입니다, 의료 드라마. 의료계에 계시기도 하고요. 영화평론가이시기도 한 황진미 평론가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황진미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제 말이 맞나요? 의료계, 의사시죠?

▶ 황진미 : 네, 지금도 병원에서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십니까? 의사시기도 하고 영화 평론도 하시고 문화 평론도 하시고요. ‘닥터 프리즈너’ 챙겨 보셨나요?

▶ 황진미 :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죠.

▷ 김경래 :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의사로서 보기에는.

▶ 황진미 : 일단은 의료 권력에 대해서 너무 과장해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경래 : 너무 절대 권력처럼, 의료 권력을.

▶ 황진미 : 그렇죠. 이제 뭐 병원 안에서 병원장이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런 식의 의료 권력을 그렸던 그런 드라마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얘기하고 싶은 의료 권력은 그런 것보다도 훨씬 더 본질적인 문제인데요. 이를테면 정말 의사가 어떤 것을 설계해서 이 사람에게 병을 완전히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계획하에서 회복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정말 회복이 안 되기도 하고 그런 모든 것을 다 설계해서 다 통제 가능하게 이것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의료를 현대 의학을 너무나 과신하는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런 점이 약간은 몰입을 방해하는 면은 있지만 사실 이 드라마가 여러 가지 어떤 장르적인 측면이나 만듦새의 측면에 있어서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그런 단점들을 조금 약하게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안 본 분들을 위해서 제가 잠깐 설명을 하면 이 주인공이 교도소 의료과장이 돼서 형 집행정지를 가지고 어떤 절대악들, 재벌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드라마잖아요, 이게.

▶ 황진미 : 그렇죠. 사실 교도소 의료과장이라는 것이 그렇게 인기 있는,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직종은 분명히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보면 사실 교도소라는 곳이 우리가 그동안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곳이죠. 그런데 항상 재벌이든 어떤 유력한 정치인이든 다 교도소 문지방을 밟는다는 말입니다, 포토라인에 서기도 하고 교도소에 들어가고. 그런데 들어갈 때는 아주 요란하게 들어가는데 나올 때는 휠체어를 타고 스르륵 나오더라는 것을 뉴스에서 많이 보았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 사람들을, 저 쟁쟁한 사람들을 내보낼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그러니까 집어넣을 수 있는 권력은 검사나 판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 저 사람이 나오게끔 하는 그런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것을 착안해보면 그런 것이 교도소 의료과장일 수 있겠구나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게 되고 그렇다면 그 사람이 어떤 의료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병도 만들고 해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증상들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재벌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쉽게 감옥에서 형 집행정지를 받고 나오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상상했을 법한 그런 일들을 드라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본다, 이런 뜻도 되겠네요. 최근에 그런데 우연찮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얘기가 화제가 돼서 저는 오버랩이 되더라고요.

▶ 황진미 : 당연히 그렇습니다. 이 드라마가 거의 시청률 15%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형 집행정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거의 학습이 되어있다시피한데 마침 이때에 형 집행정지를 신청하셨고 그렇다면 거기서 이야기하는 디스크, 허리통증 같은 것이 형 집행정지의 사유가 되는가 또는 이 사람은 그 안에 있을 적에 의료사동에서 어떤 식의 의료적인 처치를 받고 있었을까라는 것을 드라마를 열심히 본 사람들은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죠. 특별사동은 어떻고 의료사동은 어떻고 하는 것을 그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과연 그 요건이 될까? 또는 요건이 된다고 하면 어떤 인위적인 조치가 혹시 있지는 않았을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이게 저도 언뜻 그 생각이 나네요. 예전에 한화 김승연 회장이 감옥에 있다가 형 집행정지 받고 병원으로 입원을 할 때 그렇게 많이 먹었대요, 몸도 안 좋은데. 그러니까 몸을 더 안 좋게 일부러 많이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닥터 프리즈너’에 나오는 그런 설정이랑 되게 비슷하더라고요.

▶ 황진미 : 그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CJ 이전의 회장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안 좋은 상태, 누가 봐도 너무나 건강이 안 좋아 보이는 상태로 나왔는데 그 이후에는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다든가 하는 것들을 많이 보았거든요. 그리고 또 유력한 정치인들 같은 경우에 우리가 다 뇌리에서 잊혀졌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병동에서 어느 정도 형을 또 살고 그리고 형 집행정지로 나온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요. 실제로 그런 경우는 많습니다.

▷ 김경래 : 그런데 한 가지 이번 드라마에서 좀 눈여겨봐야 될 게 황진미 평론가께서도 글을 쓰셨던데 주인공이 그렇게 선한 인물이 아니에요, 보면은.

▶ 황진미 :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 주인공은 첫 회에서는 이 사람이 굉장히 선한 사람, 의사로서 굉장히 약한 사람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했고 어떤 휴머니즘을 가지고 약한 사람을 돕고자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히 나옵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이 사람이 어떤 나락에 떨어진 후에 굉장히 다른 인물이 되는데요. 이 사람은 기존에 어떤 히어로 캐릭터하고는 다르게 이를테면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든가 또는 악인과도 덥석덥석 손을 잡는다거나 이 사람이 한 행동이 그 이후에 정말 선한 일로 나가게 될지 혹은 이 사람이 정말로 악한처럼 행동하게 될지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잘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게 사후적으로 이 사람이 이러려고 그런 거였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이 사람의 행동이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를 시청자들이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 사람에 대해서 같이 나오는 조연의 사람이 그렇게 얘기를 하죠. “너는 악을 무찌르기 위해서 결국 악인과 똑같아졌다.” 우리가 그런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악인과 싸우기 위해서 악인과 똑같아졌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사람은 아주 당당하게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해요. “그러는 너는 그래서 무엇을 했느냐? 너는 선한 의지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무런 실행력이 없지 않느냐?” 실제로 그렇게 말한 인물은 거기서 굉장히 무력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 그 주인공이 정말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또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굉장히 강력한 어떤 행동력을 갖고 있는 것, 이런 것을 보면 현재의 우리가 어떤 적폐청산이라든가 정의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대중들의 어떤 소망들이 반영됐을 수 있다. 드라마 얘기를 가지고 3박 4일 정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진미 : 네, 고맙습니다.

▷ 김경래 : 황진미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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