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지진 첫 포착…과학계 흥분

화성에서도 지진(earthquake)이 발생할까요? 과학자들은 막연하게 화성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리라 추정하고 '화성 지진(marsquake)'이란 단어까지 만들어 사용해 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화성 탐사선을 보냈지만,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화성에서 화성 지진으로 추정되는 떨림을 처음으로 탐지했다는 겁니다.

탐지의 주인공은 지난해 11월 화성으로 쏘아 보낸 탐사선 인사이트입니다. 인사이트는 화성의 지진과 지각구조 등을 살펴보는 업무를 2년간 수행하는 목표로 발사됐습니다.

인사이트의 화성지진 탐지는 도착 128일째인 지난 6일 이뤄졌습니다. 화성 내부에서 시작한 울림소리를 포착한 겁니다. JPL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 지진 소리와 탐사선 로봇 팔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나눠 들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JPL이 신중하게 소리를 분석하고 발표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JPL은 "현재 과학자들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있지만 분명 화성 내부에서 기인한 떨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번 화성 지진의 크기와 지속시간 등은 달의 지진 데이터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여 신뢰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우주 과학계는 뜻밖의 소득에 흥분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화성 지진학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는 "화성이 지진학적으로 활동 중이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화성에는 지진의 주요 원인인 지질구조판이 없습니다. 이번 진동은 단층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나 달에서도 비슷한 지진이 일어나곤 합니다.

인사이트는 지난달과 이달 초까지 3차례 다른 지진학적 신호를 포착했지만, 신호가 약하고 모호해서 과학자들은 화성지진으로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브루스 배너트 JPL 수석 조사관은 "이번 떨림은 매우 미세해서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매일 발생하는 지진 수준"이라며 "화성의 표면은 지구보다 훨씬 조용해서 감지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