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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딱 0.5%만 썼는데”…‘케어’ 박소연 구속 기로
입력 2019.04.26 (07:00) 취재K
“후원금 딱 0.5%만 썼는데”…‘케어’ 박소연 구속 기로
■ 동물 200마리 안락사시킨 동물구호단체 대표…결국 구속 갈림길

경찰이 어제(25일)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혐의는 모두 네 가집니다.

①구조동물 201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②개인 소송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케어 후원금 3천3백만 원을 쓴 혐의(업무상 횡령)
③케어 소유의 충주보호소 부지를 단체 명의가 아닌 박소연 대표 개인 명의로 사들인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
④동물 구호 목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1천4백만 원을 동물 사체 처리 비용 등에 쓴 혐의(기부금품법 위반)

애초 동물보호단체들이 고발했던 내용에서 인정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경찰이 현재 인정된 혐의만으로도 박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박 대표는 역설적이게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심사대에 오른, '동물구호' 단체의 대표가 됐습니다.

■ "사적으로 쓴 돈은 딱 0.5%"…'동물구호' 헌신은 인정


알고 보면 박소연 대표가 후원금을 통해 사익을 취한 건 거의 없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박 대표의 후원금 횡령액은 3천3백만 원.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케어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4년간 받은 후원금은 물품을 제외하고 모두 67억 원입니다. 그중 3천3백만 원은 0.5%에 불과하죠. 전체 후원금 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돈입니다.

이 돈은 동물보호활동가 박희태 씨와의 잇따른 고소·고발전에 대응하는 데 쓰였습니다. 박 대표가 단체 후원금으로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겁니다. 경찰은 해당 소송이 케어와는 별개라고 봤기 때문에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했지만, 박 대표는 이 또한 케어 전체의 명예와 관련된 일이라고 해명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박 대표가 그간 월급으로 많은 돈을 챙겨간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한 금액은 월 270여만 원 정도. 그 자체로 문제를 삼을 만큼 큰돈은 분명 아닙니다.

실제로 케어 후원금의 99.5%는 동물구호활동에 쓰였습니다. 지난 4년간 박 대표가 구조한 동물만 천여 마리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박 대표가 후원자들에게 안락사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구호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후원자들을 완전히 속였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 그럼에도 '구속영장' 신청…"누구보다 잘 알면서 그랬다"


결국, 경찰이 주목한 건 '안락사' 그 자체입니다. 개와 고양이 등 동물 201마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죽인 사실만으로도 박 대표가 구속될만하다고 본 겁니다.

경찰은 "안락사시킨 동물의 개체 수가 많고 사안이 중대하며, 그 외 도주와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박소연 대표가 동물구호활동가의 지위임에도 불법적인 안락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혐의 내용에 대해 부인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년간 동물구호단체를 운영해온 박 대표는 누구보다 안락사에 필요한 절차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본인이 저지른 안락사가 불법이란 것도 인지하고 있었을 거란 지적입니다.

특히 박 대표가 2017년 12월부터 서울시 동물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동물보호센터 운영에 대한 자문을 맡아왔다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됐습니다. 동물보호센터의 안락사 절차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박 대표의 업무 중 하나였고, 이 때문에 "몰랐다", "불가피했다"고 말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국민들이 분노한 지점도 비슷합니다. 동물을 안락사시킨 사실이 알려질 경우 비난 받을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숨겨왔다는 부분이 논란을 키웠습니다. 꼭 필요한 안락사만 인도적으로 행했다는 박 대표의 주장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높아진 동물권, 달라진 국민 인식…이례적 구속 가능할까?


사실 이번 구속영장 신청은 조금 이례적입니다. 우리 사회가 동물에 대한 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은 조금 가볍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죽였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잠시 구속되더라도 법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이내 석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자 영업을 걱정해 강아지 78마리를 굶겨 죽인 애견판매점 업주, 길고양이 300마리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어 죽인 남성도 모두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실형 선고가 가능하도록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데 이어,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인 범죄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커졌습니다. 수사기관 역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표는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일부 동물에 대한 안락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후원금을 사적으로 쓴 적은 결단코, 맹세코 없다고 단언해왔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지 석 달 만에 힘들게 결론을 내린 경찰. 과연 검찰과 법원의 판단은 어떨까요? 박소연 대표는 국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 “후원금 딱 0.5%만 썼는데”…‘케어’ 박소연 구속 기로
    • 입력 2019.04.26 (07:00)
    취재K
“후원금 딱 0.5%만 썼는데”…‘케어’ 박소연 구속 기로
■ 동물 200마리 안락사시킨 동물구호단체 대표…결국 구속 갈림길

경찰이 어제(25일)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혐의는 모두 네 가집니다.

①구조동물 201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②개인 소송의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케어 후원금 3천3백만 원을 쓴 혐의(업무상 횡령)
③케어 소유의 충주보호소 부지를 단체 명의가 아닌 박소연 대표 개인 명의로 사들인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
④동물 구호 목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1천4백만 원을 동물 사체 처리 비용 등에 쓴 혐의(기부금품법 위반)

애초 동물보호단체들이 고발했던 내용에서 인정된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경찰이 현재 인정된 혐의만으로도 박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박 대표는 역설적이게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심사대에 오른, '동물구호' 단체의 대표가 됐습니다.

■ "사적으로 쓴 돈은 딱 0.5%"…'동물구호' 헌신은 인정


알고 보면 박소연 대표가 후원금을 통해 사익을 취한 건 거의 없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박 대표의 후원금 횡령액은 3천3백만 원. 많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케어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4년간 받은 후원금은 물품을 제외하고 모두 67억 원입니다. 그중 3천3백만 원은 0.5%에 불과하죠. 전체 후원금 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돈입니다.

이 돈은 동물보호활동가 박희태 씨와의 잇따른 고소·고발전에 대응하는 데 쓰였습니다. 박 대표가 단체 후원금으로 개인 변호사를 선임한 겁니다. 경찰은 해당 소송이 케어와는 별개라고 봤기 때문에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했지만, 박 대표는 이 또한 케어 전체의 명예와 관련된 일이라고 해명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박 대표가 그간 월급으로 많은 돈을 챙겨간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한 금액은 월 270여만 원 정도. 그 자체로 문제를 삼을 만큼 큰돈은 분명 아닙니다.

실제로 케어 후원금의 99.5%는 동물구호활동에 쓰였습니다. 지난 4년간 박 대표가 구조한 동물만 천여 마리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박 대표가 후원자들에게 안락사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습니다. 구호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후원자들을 완전히 속였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 그럼에도 '구속영장' 신청…"누구보다 잘 알면서 그랬다"


결국, 경찰이 주목한 건 '안락사' 그 자체입니다. 개와 고양이 등 동물 201마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죽인 사실만으로도 박 대표가 구속될만하다고 본 겁니다.

경찰은 "안락사시킨 동물의 개체 수가 많고 사안이 중대하며, 그 외 도주와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박소연 대표가 동물구호활동가의 지위임에도 불법적인 안락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혐의 내용에 대해 부인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년간 동물구호단체를 운영해온 박 대표는 누구보다 안락사에 필요한 절차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본인이 저지른 안락사가 불법이란 것도 인지하고 있었을 거란 지적입니다.

특히 박 대표가 2017년 12월부터 서울시 동물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동물보호센터 운영에 대한 자문을 맡아왔다는 점이 주요 근거가 됐습니다. 동물보호센터의 안락사 절차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박 대표의 업무 중 하나였고, 이 때문에 "몰랐다", "불가피했다"고 말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국민들이 분노한 지점도 비슷합니다. 동물을 안락사시킨 사실이 알려질 경우 비난 받을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숨겨왔다는 부분이 논란을 키웠습니다. 꼭 필요한 안락사만 인도적으로 행했다는 박 대표의 주장이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높아진 동물권, 달라진 국민 인식…이례적 구속 가능할까?


사실 이번 구속영장 신청은 조금 이례적입니다. 우리 사회가 동물에 대한 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직은 조금 가볍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죽였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잠시 구속되더라도 법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이내 석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자 영업을 걱정해 강아지 78마리를 굶겨 죽인 애견판매점 업주, 길고양이 300마리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어 죽인 남성도 모두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실형 선고가 가능하도록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데 이어, 동물권에 대한 인식은 점차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인 범죄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커졌습니다. 수사기관 역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표는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일부 동물에 대한 안락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후원금을 사적으로 쓴 적은 결단코, 맹세코 없다고 단언해왔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지 석 달 만에 힘들게 결론을 내린 경찰. 과연 검찰과 법원의 판단은 어떨까요? 박소연 대표는 국민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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