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살해…경찰에 신고 했지만 관할 따지다 시간 놓쳐

입력 2019.04.29 (19:19) 수정 2019.04.2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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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붓아버지의 성추행을 친부모에게 알렸다가 이 사실을 알게된 의붓아버지로부터 여중생이 살해됐는데요,

피해 여중생은 경찰에도 성추행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관할을 따지며 20일 가까이 사건을 주고받는 동안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성추행 피해 사실을 친부모에게 알렸다가 의붓아버지 김 모씨한테 살해된 후 저수지에 유기된 열 세 살 A양.

A양은 이미 열 여드레 전인 지난 9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김씨의 성추행을 신고했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곧장 A양의 진술을 받았지만, 김씨는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의붓아버지인 김씨의 주소지가 광주광역시라며 신고 접수 일주일 만에 광주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했기 때문입니다.

사건 관할의 우선 기준을 범죄 발생 장소나 피의자의 주소지로 한다는 규정을 적용한 겁니다.

대신 사건의 특수성에 따라 관할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목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관할이라는 게 있고... 저희가 (조사를 위해) 계속 광주로 올라갈 수도 없는 일이고..."]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경찰청이 목포경찰서의 수사 기록을 우편으로 받는 사이 또 일주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신고 접수 이후 20일 가까이 지나도록 성추행 혐의를 받던 김씨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 성추행 신고 사실을 알게된 김씨는 A양을 살해한 뒤 다음날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경찰이 가족 관계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는 사건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관할만 따지다 안타까운 보복범죄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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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붓딸 살해…경찰에 신고 했지만 관할 따지다 시간 놓쳐
    • 입력 2019-04-29 19:21:17
    • 수정2019-04-29 19: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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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붓아버지의 성추행을 친부모에게 알렸다가 이 사실을 알게된 의붓아버지로부터 여중생이 살해됐는데요,

피해 여중생은 경찰에도 성추행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관할을 따지며 20일 가까이 사건을 주고받는 동안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성추행 피해 사실을 친부모에게 알렸다가 의붓아버지 김 모씨한테 살해된 후 저수지에 유기된 열 세 살 A양.

A양은 이미 열 여드레 전인 지난 9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김씨의 성추행을 신고했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곧장 A양의 진술을 받았지만, 김씨는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의붓아버지인 김씨의 주소지가 광주광역시라며 신고 접수 일주일 만에 광주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송했기 때문입니다.

사건 관할의 우선 기준을 범죄 발생 장소나 피의자의 주소지로 한다는 규정을 적용한 겁니다.

대신 사건의 특수성에 따라 관할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목포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사건 관할이라는 게 있고... 저희가 (조사를 위해) 계속 광주로 올라갈 수도 없는 일이고..."]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경찰청이 목포경찰서의 수사 기록을 우편으로 받는 사이 또 일주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신고 접수 이후 20일 가까이 지나도록 성추행 혐의를 받던 김씨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 성추행 신고 사실을 알게된 김씨는 A양을 살해한 뒤 다음날 저수지에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경찰이 가족 관계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는 사건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관할만 따지다 안타까운 보복범죄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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