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줄에 통신선까지’ 얽히고 설킨 공중선…도심은 안전할까

입력 2019.04.29 (21:43) 수정 2019.04.30 (08: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큰 피해를 남긴 강원도 고성 산불, 시작점은 끊어진 고압전선의 불티였죠.

그렇다면 전깃줄은 물론 인터넷과 케이블TV 등 각종 통신선들이 즐비한 도심은 안전한 걸까요?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대학가 원룸촌.

골목길 머리 위로 거미줄처럼 뒤엉킨 전선들이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건물마다 뻗어나온 선들이 전신주 하나에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통신 장비들까지 뒤섞여 얽히고설킨 전선들은 배배 꼬인 실타래 같습니다.

도로변 전신주는 통신선 뭉치들 무게를 못 이겨 기우뚱 쓰러질 듯합니다.

선들이 쳐지지 않게 일정 간격으로 지지선을 설치해야 하지만 제각각 사방으로 교차하는 통신선 뭉치는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아예 도로 시설물이 선들을 떠받치는가 하면, 곳곳엔 사용하지 않는 폐선들이 끊긴 채 널브러져 있습니다.

[배학수/청주시 개신동 : "볼 때마다 미관상 일단 안 좋고 안전에도 문제가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죠. (한번 불 나면) 많이 확산될 거 같죠, 전선을 타고서 불이 번지니까."]

전선과 뒤섞인 도심 가로수는 자칫 화재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럴 정돕니다.

이렇게 가로수들 사이로 연결된 선들은 나무기둥이나 가지에 눌려 약한 바람에도 큰 압력을 받습니다.

통신선은 한국전력의 자체 설치기준만 있을 뿐 관리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전신주 사용에 대한 임대료만 내면 되다 보니, 통신사들이 우후죽순 설치만 하고, 사후 관리도, 수거 조치도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찬오/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법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주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걸 제재할 방법은 없는 거죠. 통신 회사들이 무분별하게 통신선을 증설하고 설치하고 하다 보니까 심하면 전주가 부러지는..."]

매년 수십억 원을 들여 정비사업을 반복하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최근 5년간 한전에서 집계한 무허가 통신선은 약 124만 여 가닥, 징된 위약금만 1,70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깃줄에 통신선까지’ 얽히고 설킨 공중선…도심은 안전할까
    • 입력 2019-04-29 21:45:30
    • 수정2019-04-30 08:56:59
    뉴스 9
[앵커] 큰 피해를 남긴 강원도 고성 산불, 시작점은 끊어진 고압전선의 불티였죠. 그렇다면 전깃줄은 물론 인터넷과 케이블TV 등 각종 통신선들이 즐비한 도심은 안전한 걸까요?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대학가 원룸촌. 골목길 머리 위로 거미줄처럼 뒤엉킨 전선들이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건물마다 뻗어나온 선들이 전신주 하나에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통신 장비들까지 뒤섞여 얽히고설킨 전선들은 배배 꼬인 실타래 같습니다. 도로변 전신주는 통신선 뭉치들 무게를 못 이겨 기우뚱 쓰러질 듯합니다. 선들이 쳐지지 않게 일정 간격으로 지지선을 설치해야 하지만 제각각 사방으로 교차하는 통신선 뭉치는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아예 도로 시설물이 선들을 떠받치는가 하면, 곳곳엔 사용하지 않는 폐선들이 끊긴 채 널브러져 있습니다. [배학수/청주시 개신동 : "볼 때마다 미관상 일단 안 좋고 안전에도 문제가 많을 거 같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죠. (한번 불 나면) 많이 확산될 거 같죠, 전선을 타고서 불이 번지니까."] 전선과 뒤섞인 도심 가로수는 자칫 화재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럴 정돕니다. 이렇게 가로수들 사이로 연결된 선들은 나무기둥이나 가지에 눌려 약한 바람에도 큰 압력을 받습니다. 통신선은 한국전력의 자체 설치기준만 있을 뿐 관리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전신주 사용에 대한 임대료만 내면 되다 보니, 통신사들이 우후죽순 설치만 하고, 사후 관리도, 수거 조치도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찬오/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 "법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주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걸 제재할 방법은 없는 거죠. 통신 회사들이 무분별하게 통신선을 증설하고 설치하고 하다 보니까 심하면 전주가 부러지는..."] 매년 수십억 원을 들여 정비사업을 반복하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최근 5년간 한전에서 집계한 무허가 통신선은 약 124만 여 가닥, 징된 위약금만 1,700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