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자, OECD 평균보다 한 달 반 더 일하는데…

입력 2019.04.30 (10:46) 수정 2019.04.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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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노동절 또는 메이데이(may day))이다. 근로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한 법정 기념일이다. 법정 기념일을 달력에 '빨간 날'로 표시되는 법정 공휴일과는 달리 모든 직장이 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관공서 등 공무원들은 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쉴 수 있다. 만약 근로자의 날에 일한다면 평소 1일 일급 100%에 근로기준법 제55조 규정에 의한 휴일근로 가산임금 150%를 더해 총 250%의 일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의 날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약 8만 명의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하루 12~16시간을 일하고 주급 7~8달러의 임금을 받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노동자들의 시위는 경찰의 발포로 유혈 사태로 확산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산업계에서 하루 8시간 노동 요구가 받아들여지게 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노동절(근로자의 날)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국 근로자 연간 평균 2,024시간 근무
OECD 평균보다 35일 더 일해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도 주 6일 근무에서 2004년 주 5일 근무로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노동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긴 국가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로자 1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OECD 전체 국가의 통계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자료는 2017년이다) 연간 2,024시간으로 OECD 국가들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길었다. 멕시코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258시간에 달했다.


OECD 36개 국가들의 연간 평균 노동 시간은 1,746시간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인 2,024시간이니까 OECD 평균보다 연간 278시간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하루 법정 노동 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면 (278/8=34.75) 35일을 더 일하는 셈이 된다. 한 달 평균 근무일이 20일인 점을 감안하면 1.7개 월을 더 일한다고 볼 수도 있다.

36개 OECD 국가들 가운데 평균 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2개 나라이다. 미국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780시간으로 평균보다 30여 시간 정도 길고 한때 일개미라고 불렸던 일본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 시간도 1,710시간으로 우리보다 314시간 짧다.

시간당 생산성 36개 국가 가운데 29위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36개 국가들 가운데 29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1위인 아일랜드의 시간당 생산성은 86달러로 우리나라의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와 GDP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 스페인 그리고 호주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스페인의 시간당 생산성은 47.55달러로 우리보다 10달러 이상 높고 캐나다와 호주도 15달러에서 20달러 가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시간당 생산성은 2011년 30달러를 넘어선 이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긴 노동시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근로자, 연평균 근로시간 1,356시간
한국 근로자보다 660시간 덜 일해

OECD 국가들 가운데 연평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는 독일로 조사됐다. 독일 근로자들은 1년에 평균 1,356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근로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1,408시간 그리고 노르웨이는 1,419시간을 기록해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특히 독일 등 OECD 평균 근로시간 상위 10개 국가들은 노르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연합 국가들로 나타나 유럽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이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OECD에 따르면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국가 전체의 근로 시간을 연간 평균 취업자 수로 나눈 것이다. 근로 시간에는 정규직 근로시간, 시간제 근무자의 근로시간, 그리고 초과 근무시간 등이 포함돼 있지만 유급 휴가와 병가 그리고 출산 휴가 등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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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근로자, OECD 평균보다 한 달 반 더 일하는데…
    • 입력 2019-04-30 10:46:41
    • 수정2019-04-30 11:55:33
    취재K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노동절 또는 메이데이(may day))이다. 근로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한 법정 기념일이다. 법정 기념일을 달력에 '빨간 날'로 표시되는 법정 공휴일과는 달리 모든 직장이 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관공서 등 공무원들은 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쉴 수 있다. 만약 근로자의 날에 일한다면 평소 1일 일급 100%에 근로기준법 제55조 규정에 의한 휴일근로 가산임금 150%를 더해 총 250%의 일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의 날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약 8만 명의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하루 12~16시간을 일하고 주급 7~8달러의 임금을 받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노동자들의 시위는 경찰의 발포로 유혈 사태로 확산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산업계에서 하루 8시간 노동 요구가 받아들여지게 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노동절(근로자의 날)이 탄생하게 되었다.

한국 근로자 연간 평균 2,024시간 근무
OECD 평균보다 35일 더 일해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도 주 6일 근무에서 2004년 주 5일 근무로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노동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근로시간이 가장 긴 국가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로자 1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OECD 전체 국가의 통계를 비교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자료는 2017년이다) 연간 2,024시간으로 OECD 국가들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길었다. 멕시코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258시간에 달했다.


OECD 36개 국가들의 연간 평균 노동 시간은 1,746시간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인 2,024시간이니까 OECD 평균보다 연간 278시간을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하루 법정 노동 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면 (278/8=34.75) 35일을 더 일하는 셈이 된다. 한 달 평균 근무일이 20일인 점을 감안하면 1.7개 월을 더 일한다고 볼 수도 있다.

36개 OECD 국가들 가운데 평균 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2개 나라이다. 미국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1,780시간으로 평균보다 30여 시간 정도 길고 한때 일개미라고 불렸던 일본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로 시간도 1,710시간으로 우리보다 314시간 짧다.

시간당 생산성 36개 국가 가운데 29위

하지만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36개 국가들 가운데 29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1위인 아일랜드의 시간당 생산성은 86달러로 우리나라의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와 GDP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 스페인 그리고 호주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스페인의 시간당 생산성은 47.55달러로 우리보다 10달러 이상 높고 캐나다와 호주도 15달러에서 20달러 가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시간당 생산성은 2011년 30달러를 넘어선 이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다른 국가들보다 긴 노동시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근로자, 연평균 근로시간 1,356시간
한국 근로자보다 660시간 덜 일해

OECD 국가들 가운데 연평균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는 독일로 조사됐다. 독일 근로자들은 1년에 평균 1,356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근로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1,408시간 그리고 노르웨이는 1,419시간을 기록해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특히 독일 등 OECD 평균 근로시간 상위 10개 국가들은 노르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연합 국가들로 나타나 유럽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이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OECD에 따르면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국가 전체의 근로 시간을 연간 평균 취업자 수로 나눈 것이다. 근로 시간에는 정규직 근로시간, 시간제 근무자의 근로시간, 그리고 초과 근무시간 등이 포함돼 있지만 유급 휴가와 병가 그리고 출산 휴가 등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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