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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평생교육의 장’…법적 공방 왜?
입력 2019.04.30 (12:39) 수정 2019.04.30 (13:14) 뉴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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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평생교육의 장’…법적 공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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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규 교육을 받을 나이는 지났지만 평생교육기관 등을 통해 배움을 이어가며 제2의 인생을 찾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이런 주부들의 꿈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50년이 된 한 평생교육기관이 그동안 있던 건물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무슨 일이 있는건지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건물 주변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빙 둘러쌌습니다.

["전국 회원들의 꿈을 짓밟지 말고 사무실과 강의실을 원래대로 당장 복구하라. 복구하라. 복구하라."]

진지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대부분 주부들인데요.

이들은 이곳에 왜 모인 걸까요?

[금경희/원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사무장 : "강제 집행을 당하면서 이런 좋은 운동을, 지역사회교육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좀 많은 사람이 알아야 정의가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시위를 하게 됐습니다."]

문제가 된 건물입니다.

원래 강의실이었던 곳은 텅 비었고, 집기들은 나뒹굴고 있습니다.

벽에는 집회 관련 문구들로 빼곡한데요, 지난달 강제집행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3월 15일 강제 집행이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가 저희 사무실인데요. 이 사무실에 있는 집기들이 다 밖으로 나간 상태입니다."]

1969년 평생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사회교육협의회.

평생교육 사업을 위해 초대 회장인 고 정주영 회장이 이 건물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故 정주영 회장이 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 겸 재단 이사장입니다. 1988년에 협의회를 지원해주기 위해서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1994년에 회관을 기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진 건 2014년입니다. 그동안 사용해오던 협의회 측과 법적인 건물 소유자인 연구원 즉, 재단 측 사이에 건물 임대료를 두고 갈등이 생긴 겁니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법정 소유권은 연구원에 있지만. 설립당시부터 실질적 운영자인 협의회가 이곳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되어있었다는데요.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등기는 재단 앞으로 되어 있지만 사용은 교육 목적으로 기증한 건물이니까 전적으로 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위·수탁계약과 무상사용 계약을 남기셨어요. 그 상태로 2013년까지 거의 그렇게 운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교육청에 신고를 위해 2007년부터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그 대신 사업비를 보존해주는 형식이었다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한 개 층의 임대료를 협의회가 재단에 내고 재단은 그 금액만큼을 목적 사업비로 되돌려주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교육청에 그렇게 보고를 하고 회계 보고도 매년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은 경영이 악화됐다며 2014년 건물 신축 사업을 진행했고, 이게 무산되면서 건물 임대료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인데요.

반면, 연구원의 얘기는 다릅니다. 무상임대계약서는 이미 효력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김주선/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 상임이사 : "2006년도에 서울시 교육청 감사를 받으면서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임대 계약을 정식으로 유상으로 바꾸게 된 것이고 유상 임대 계약이 됐기 때문에 무상 임대 계약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거죠."]

연구원 측은 임대료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연구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따라 강제집행이 이뤄지게 된 것인데요. 연구원측은 임대료밖에는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결국 건물을 팔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주선/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 상임이사 : "중앙협의회가 임대료를 내지 않음으로 인한 부채가 발생되어 있고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저희 이사회에서는 이것을 매각하고 거기서 마련된 재원을 가지고 전국의 협의회를 지원하는 역할을 재단이 해야 되지 않나, 지금 그렇게 보고 있고요."]

건물이 매각되면 협의회는 이 건물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데요, 평생 교육의 뿌리가 결국 몇몇 사람들에게 사유화되서는 안된다고 협의회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아무 문제가 없이 운영되던 곳인데 지금 소수의 몇 명이 이걸 사유화시키려고 하다 보니까 지금 갈등이 굉장히 첨예화된 것입니다."]

이같은 갈등은 6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건물을 둘러싼 내분으로 인해 고통받는 건 회원들입니다.

강제 집행으로 인해 어수선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봉순/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소속 강사 : "여기는 제 삶이죠. 왜냐하면 제 인생을, 거의 35년이라는 세월을 여기에서 다 보냈고 ……."]

새로운 인생을 펼치게 해준 곳인만큼 이번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되길 회원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김원숙/한국지역사회협의회 소속 강사 : "많이 안타깝죠. 집안 싸움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이런 것들 때문에 저희의 본래의 취지가 좀 퇴색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유마리아/한국지역사회협의회 소속 강사 : "이전대로 재단은 재단이 하는 일을 하고 협의회는 지역사회교육 운동을 열심히 해서 행복한 학교, 행복한 가정, 행복한 한 개인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크게 일익을 담당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위해 모였고,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두 단체와 배움과 가르침을 위한 평생교육의 장은 그렇게 법적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을까요?
  • 한 지붕 두 가족 ‘평생교육의 장’…법적 공방 왜?
    • 입력 2019.04.30 (12:39)
    • 수정 2019.04.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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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평생교육의 장’…법적 공방 왜?
[앵커]

정규 교육을 받을 나이는 지났지만 평생교육기관 등을 통해 배움을 이어가며 제2의 인생을 찾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이런 주부들의 꿈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50년이 된 한 평생교육기관이 그동안 있던 건물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무슨 일이 있는건지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건물 주변을 수십 명의 사람들이 빙 둘러쌌습니다.

["전국 회원들의 꿈을 짓밟지 말고 사무실과 강의실을 원래대로 당장 복구하라. 복구하라. 복구하라."]

진지한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대부분 주부들인데요.

이들은 이곳에 왜 모인 걸까요?

[금경희/원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 사무장 : "강제 집행을 당하면서 이런 좋은 운동을, 지역사회교육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좀 많은 사람이 알아야 정의가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시위를 하게 됐습니다."]

문제가 된 건물입니다.

원래 강의실이었던 곳은 텅 비었고, 집기들은 나뒹굴고 있습니다.

벽에는 집회 관련 문구들로 빼곡한데요, 지난달 강제집행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3월 15일 강제 집행이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가 저희 사무실인데요. 이 사무실에 있는 집기들이 다 밖으로 나간 상태입니다."]

1969년 평생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지역사회교육협의회.

평생교육 사업을 위해 초대 회장인 고 정주영 회장이 이 건물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故 정주영 회장이 지역사회교육협의회 회장 겸 재단 이사장입니다. 1988년에 협의회를 지원해주기 위해서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1994년에 회관을 기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진 건 2014년입니다. 그동안 사용해오던 협의회 측과 법적인 건물 소유자인 연구원 즉, 재단 측 사이에 건물 임대료를 두고 갈등이 생긴 겁니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법정 소유권은 연구원에 있지만. 설립당시부터 실질적 운영자인 협의회가 이곳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되어있었다는데요.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등기는 재단 앞으로 되어 있지만 사용은 교육 목적으로 기증한 건물이니까 전적으로 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위·수탁계약과 무상사용 계약을 남기셨어요. 그 상태로 2013년까지 거의 그렇게 운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교육청에 신고를 위해 2007년부터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그 대신 사업비를 보존해주는 형식이었다고 합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한 개 층의 임대료를 협의회가 재단에 내고 재단은 그 금액만큼을 목적 사업비로 되돌려주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교육청에 그렇게 보고를 하고 회계 보고도 매년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은 경영이 악화됐다며 2014년 건물 신축 사업을 진행했고, 이게 무산되면서 건물 임대료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인데요.

반면, 연구원의 얘기는 다릅니다. 무상임대계약서는 이미 효력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김주선/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 상임이사 : "2006년도에 서울시 교육청 감사를 받으면서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임대 계약을 정식으로 유상으로 바꾸게 된 것이고 유상 임대 계약이 됐기 때문에 무상 임대 계약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거죠."]

연구원 측은 임대료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연구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에 따라 강제집행이 이뤄지게 된 것인데요. 연구원측은 임대료밖에는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결국 건물을 팔수 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주선/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 상임이사 : "중앙협의회가 임대료를 내지 않음으로 인한 부채가 발생되어 있고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저희 이사회에서는 이것을 매각하고 거기서 마련된 재원을 가지고 전국의 협의회를 지원하는 역할을 재단이 해야 되지 않나, 지금 그렇게 보고 있고요."]

건물이 매각되면 협의회는 이 건물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데요, 평생 교육의 뿌리가 결국 몇몇 사람들에게 사유화되서는 안된다고 협의회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명래/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회장 : "아무 문제가 없이 운영되던 곳인데 지금 소수의 몇 명이 이걸 사유화시키려고 하다 보니까 지금 갈등이 굉장히 첨예화된 것입니다."]

이같은 갈등은 6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건물을 둘러싼 내분으로 인해 고통받는 건 회원들입니다.

강제 집행으로 인해 어수선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봉순/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소속 강사 : "여기는 제 삶이죠. 왜냐하면 제 인생을, 거의 35년이라는 세월을 여기에서 다 보냈고 ……."]

새로운 인생을 펼치게 해준 곳인만큼 이번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되길 회원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김원숙/한국지역사회협의회 소속 강사 : "많이 안타깝죠. 집안 싸움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이런 것들 때문에 저희의 본래의 취지가 좀 퇴색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유마리아/한국지역사회협의회 소속 강사 : "이전대로 재단은 재단이 하는 일을 하고 협의회는 지역사회교육 운동을 열심히 해서 행복한 학교, 행복한 가정, 행복한 한 개인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크게 일익을 담당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육을 위해 모였고,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두 단체와 배움과 가르침을 위한 평생교육의 장은 그렇게 법적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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