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트럼프의 꼼꼼한 중국 견제 “비자 안 줘”…최종 목표는?

입력 2019.05.01 (10:00) 수정 2019.05.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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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은 36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이 110만 명이라고 하니까 유학생 3명 중의 한 명은 중국인입니다.

미국 대학의 큰 돈줄이 아닐 수 없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 유학생은 물론, 공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취업하는 것도 강하게 견제하고 있습니다. 그 수단은 바로 '비자'(VISA)입니다.

[사진 출처 : Reuters, SCMP][사진 출처 : Reuters, SCMP]

'취업 포기' 중국 유학생 귀국 이어져

과학, 기술, 공학 등의 전문 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할 때 필요한 비자는 'H-1B'입니다. 이 비자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로봇과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 기간을 단 1년으로 제한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어제(30일) 자 보도를 보면, 결국 중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허용되는 체류 기간인 3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중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것을 염려해 아예 처음부터 중국인 졸업생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인터뷰도 전했습니다.

특히 보잉과 같은 항공분야 기업에서 일하려면 미국 정부의 신원 보증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 시민권자에게만 내주고 있어 중국인 유학생에게는 원천적으로 문이 닫혔다는 것입니다.

3월에는 코넬 등 미국의 일부 대학들은 이 같은 비자 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청원에 동조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많은 대학들은 이제 중국 자본에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huawei.com/en/][사진 출처 : e.huawei.com/en/]

미 대학들, 화웨이· ZTE와 관계 끊어

화웨이는 그동안 혁신 연구 프로그램(Innovation Research Program)을 통해 대학들에 연구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미국의 명문 공대 중의 하나인 매사추세츠공대(MIT)는 4월 3일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MIT는 "연방 정부의 조사로, 더 이상은 화웨이·ZTE, 그리고 그 자회사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맺지 않고, 기존 관계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프린스턴과 스탠퍼드, 버클리 대학 등도 모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비자, 취업 비자에 이어 중국 회사의 돈이 대학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도 막고 있는 것입니다.

첨단산업 육성 '중국제조 2025'에 대한 견제

이 같은 견제의 정점에는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가 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간한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중국의 '산업 정책' 자체가 '무역 장벽'이며, 사실상 기술을 훔쳐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한다며 중국을 또 한 번 공격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중국제조 2025' 즉 10대 첨단 제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산업 보조금 제도'까지 모두 미 무역법 301조에 위배되는 장벽이라고 USTR은 밝혔습니다.

로이터가 지난달 14일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합의를 위해 이 같은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대한 미국의 기존 요구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백악관은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까지 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틀 뒤 "모든 것은 협상 테이블에 있으며 후퇴는 없다"고 답했다고 APTN이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telegraph.co.uk][사진 출처 : www.telegraph.co.uk]

"화웨이 쓰면 '정보 공유' 재검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5G 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만, 비핵심 분야 부품에는 문을 열 것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영국 텔레그래프지를 통해 알려지지 미국은 바로 반발했습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재평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29일 전했습니다.

그동안 지속해왔던 '화웨이 때리기'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미·중 무역 협상 막바지…신경전 '최고조'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대표는 현지시각 4월 30일에 이어 5월 8일 각각 베이징과 워싱턴DC에서 2차례 협상을 벌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두 번의 회담에서 결론을 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합의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지점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모든 화력을 미·중 무역 협상에 쏟아 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르면 이달 말 정상회담을 열어 최종 담판을 벌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세계 각국은 중국인 기업가, 유학생 등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해도 중국을 '현대세계'(the modern world)로 진입하게 하는 무역 합의는 아닐 것이라고 다소 비판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양국의 팽팽한 기싸움과 신경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For a growing number of Chinese students, the doors to America are closing https://www.scmp.com/tech/article/3008128/growing-number-chinese-students-doors-america-are-closing
2. Theresa May's decision to let Huawei help build 5G network risks handing China a 'loaded gun', US warns https://www.telegraph.co.uk/politics/2019/04/24/theresa-may-warned-risks-damaging-special-relationship-us-hua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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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트럼프의 꼼꼼한 중국 견제 “비자 안 줘”…최종 목표는?
    • 입력 2019-05-01 10:00:25
    • 수정2019-05-02 18:00:14
    글로벌 돋보기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은 36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이 110만 명이라고 하니까 유학생 3명 중의 한 명은 중국인입니다.

미국 대학의 큰 돈줄이 아닐 수 없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 유학생은 물론, 공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취업하는 것도 강하게 견제하고 있습니다. 그 수단은 바로 '비자'(VISA)입니다.

[사진 출처 : Reuters, SCMP]
'취업 포기' 중국 유학생 귀국 이어져

과학, 기술, 공학 등의 전문 분야를 전공한 외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할 때 필요한 비자는 'H-1B'입니다. 이 비자를 쉽게 내주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로봇과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 기간을 단 1년으로 제한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어제(30일) 자 보도를 보면, 결국 중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허용되는 체류 기간인 3년 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중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것을 염려해 아예 처음부터 중국인 졸업생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인터뷰도 전했습니다.

특히 보잉과 같은 항공분야 기업에서 일하려면 미국 정부의 신원 보증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미국 시민권자에게만 내주고 있어 중국인 유학생에게는 원천적으로 문이 닫혔다는 것입니다.

3월에는 코넬 등 미국의 일부 대학들은 이 같은 비자 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청원에 동조하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많은 대학들은 이제 중국 자본에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huawei.com/en/]
미 대학들, 화웨이· ZTE와 관계 끊어

화웨이는 그동안 혁신 연구 프로그램(Innovation Research Program)을 통해 대학들에 연구 자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미국의 명문 공대 중의 하나인 매사추세츠공대(MIT)는 4월 3일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밝혔습니다.

MIT는 "연방 정부의 조사로, 더 이상은 화웨이·ZTE, 그리고 그 자회사와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맺지 않고, 기존 관계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프린스턴과 스탠퍼드, 버클리 대학 등도 모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비자, 취업 비자에 이어 중국 회사의 돈이 대학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도 막고 있는 것입니다.

첨단산업 육성 '중국제조 2025'에 대한 견제

이 같은 견제의 정점에는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가 있습니다.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간한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중국의 '산업 정책' 자체가 '무역 장벽'이며, 사실상 기술을 훔쳐 '중국제조 2025'를 추진한다며 중국을 또 한 번 공격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중국제조 2025' 즉 10대 첨단 제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산업 보조금 제도'까지 모두 미 무역법 301조에 위배되는 장벽이라고 USTR은 밝혔습니다.

로이터가 지난달 14일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합의를 위해 이 같은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대한 미국의 기존 요구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백악관은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까지 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틀 뒤 "모든 것은 협상 테이블에 있으며 후퇴는 없다"고 답했다고 APTN이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www.telegraph.co.uk]
"화웨이 쓰면 '정보 공유' 재검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5G 핵심 부품에서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만, 비핵심 분야 부품에는 문을 열 것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영국 텔레그래프지를 통해 알려지지 미국은 바로 반발했습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재평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29일 전했습니다.

그동안 지속해왔던 '화웨이 때리기'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미·중 무역 협상 막바지…신경전 '최고조'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 대표는 현지시각 4월 30일에 이어 5월 8일 각각 베이징과 워싱턴DC에서 2차례 협상을 벌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두 번의 회담에서 결론을 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합의를 하거나, 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지점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모든 화력을 미·중 무역 협상에 쏟아 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르면 이달 말 정상회담을 열어 최종 담판을 벌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세계 각국은 중국인 기업가, 유학생 등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해도 중국을 '현대세계'(the modern world)로 진입하게 하는 무역 합의는 아닐 것이라고 다소 비판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양국의 팽팽한 기싸움과 신경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For a growing number of Chinese students, the doors to America are closing https://www.scmp.com/tech/article/3008128/growing-number-chinese-students-doors-america-are-closing
2. Theresa May's decision to let Huawei help build 5G network risks handing China a 'loaded gun', US warns https://www.telegraph.co.uk/politics/2019/04/24/theresa-may-warned-risks-damaging-special-relationship-us-hua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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