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만 명 다녀간 ‘어벤져스’…영화관 밖에선?

입력 2019.05.07 (12:50) 수정 2019.05.0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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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까지 연휴기간 동안 영화관 찾으신 분들 많으시죠?

아마 상당수는 이 영화를 보셨을것 같은데요. 바로 어제 관객 1100만 명을 돌파한 어벤져스입니다.

역대급 흥행 뒷면에는 다양한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화관. 어린이날이 낀 연휴를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데요.

다들 무슨 영화를 보러 오셨을까요?

["어벤져스. 어벤져스.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러왔습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 11년의 역사를 가진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 격이라는데요.

사전 예매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고 개봉 11일 만인 지난 4일에는 최단 기간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썼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1100만을 돌파해 역대 외화 1위인 아바타를 바싹 뒤쫓고 있는데요.

인기의 비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정수/서울시 동대문구 : "각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나 생각을 해서……".]

[한승훈/경기도 군포시 : "각자 좋아하는 영웅들이 한곳에 모여서 싸우고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전세계적인 흥행 열풍으로 인해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맥스나 3D, 4D등 특별관에서 보려는 사람들이 많아 때아닌 예매 전쟁이 벌어진 겁니다.

[백성아/서울시 동작구 : "새벽에 1시, 2시, 3시 이럴 때 가끔 풀려요. 하나씩. 그래서 잠도 못자고 2시에 확인하고 다른 일 하다가 또 풀렸나 이러면서 확인하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특별관 영화표를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하겠다는 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표를 구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박기영/서울시 성동구 : "아이맥스나 3D 영화관은 일주일 전부터 거의 매진이었고요. 다음 주나 2~3주 뒤에 예매를 해야 해서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빨리 볼 수 있는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이같은 특별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오정인/서울시 성북구 : "설명 보니까 기본 해상도보다 더 크게 촬영했다고 해서 아이맥스로……."]

한번이 아닌 여러 번 반복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도 또 다른 특징입니다.

[한승훈/경기도 군포시 : "처음에는 3D로 봤고 이번에는 2D로 한 번 더 봤어요."]

이번 어벤져스 영화의 앞선 이야기인 인피니티워는 6번, 엔드게임은 개봉 당일만 2번, 지금까지 3번을 봤다는 백성아 씨.

여러번 보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백성아/서울시 동작구 : "한 번만 보면 못 봤던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두 번째 봤을 때 이 장면이 이랬구나, 세 번째 봤을 땐 이 장면에는 이런 게 있었네. 중간에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재미로 계속 여러번 보는 것 같아요."]

주요 장면이나 줄거리를 알려주는 이른바 '스포일러'와의 전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3시간 넘는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탓에 감독이 직접 당부를 하기도 했다죠.

실제로 스포일러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주원/서울시 중구 : "학교 선생님들이 갑자기 교실에서 기말고사 얘기해준다고 하면서 내용 다 스포일러하고 가시더라고요. 약간 눈물 났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SNS 등 인터넷상에서는 각종 스포일러 방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

[박기영/서울시 성동구 : "시사 뉴스 댓글도 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서도 스포일러가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허욱/부산시 금정구 : "대화를 하는데 스포일러가 나올 것 같은 대화를 해서 그만 말을 걸라고 했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포일러를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식당들도 등장했습니다.

[김지혜/식당 주인 : "손님들이 식사하시다가 옆에서 그 얘기 들으시면 '아, 어떻게 해.' 이런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손님들과 저희를 위해서 재미삼아서 붙이게 됐는데……."]

영화관 근처의 이 식당은 실제로 스포일러를 당한 손님도 있었다는데요.

[황지현/식당 매니저 : "영화를 보고 와서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커플 중에 남자분이 오셔서 그분들한테 가셔서 '지금 영화를 안 봤으니까 자제해주셨으면 고맙겠다.'"]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박근우/서울시 종로구 : "혹시나 지나가다가 스포일러를 당할까 봐 걱정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저 문구 보자마자 사장님이 재치 있으시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쯤되면 영화관 주변은 물론 곳곳이 '어벤져스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데요.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바로 스크린 독과점 얘깁니다.

현재 영화관에 상영 중인 영화가 대부분 어벤져스 엔드게임.

실제로 상영 횟수 기준으로 첫주엔 전국 상영관의 80%를 차지했고 지금도 60%정도 수준입니다.

어벤져스 말고는 선택의 기회조차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박수희/서울시 송파구 : "저 같이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상영관이나 시간에 맞춰서 고를 수 있는 게 한정돼서 좀 불편해요."]

반면, 시장의 논리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해균/서울시 은평구 : "좋은 제품이 잘 팔리듯이 좋은 영화가 많이 상영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에요."]

정부와 영화계를 중심으로 스크린 상한제 도입 논의도 불이 붙었습니다.

[윤성은/영화 평론가 : "문화적인 다양성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해주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찬성하는 바입니다. 업계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선 역대 흥행 1위 명량과 같은 속도, 세계적으론 타이타닉을 넘어 역대 흥행 2위에 올라선 어벤져스.

한 편의 외화가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신드롬 자체도 흥미롭지만, 10년을 넘어 이어온 만화 같은 얘기에 우리 관객들은 왜 열광하고 있는지 영화계에 숙제도 던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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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백만 명 다녀간 ‘어벤져스’…영화관 밖에선?
    • 입력 2019-05-07 12:55:52
    • 수정2019-05-07 22: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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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까지 연휴기간 동안 영화관 찾으신 분들 많으시죠?

아마 상당수는 이 영화를 보셨을것 같은데요. 바로 어제 관객 1100만 명을 돌파한 어벤져스입니다.

역대급 흥행 뒷면에는 다양한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화관. 어린이날이 낀 연휴를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데요.

다들 무슨 영화를 보러 오셨을까요?

["어벤져스. 어벤져스. 어벤져스 엔드게임 보러왔습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 게임. 11년의 역사를 가진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 격이라는데요.

사전 예매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고 개봉 11일 만인 지난 4일에는 최단 기간 천만 돌파라는 기록을 썼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1100만을 돌파해 역대 외화 1위인 아바타를 바싹 뒤쫓고 있는데요.

인기의 비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김정수/서울시 동대문구 : "각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나 생각을 해서……".]

[한승훈/경기도 군포시 : "각자 좋아하는 영웅들이 한곳에 모여서 싸우고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전세계적인 흥행 열풍으로 인해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맥스나 3D, 4D등 특별관에서 보려는 사람들이 많아 때아닌 예매 전쟁이 벌어진 겁니다.

[백성아/서울시 동작구 : "새벽에 1시, 2시, 3시 이럴 때 가끔 풀려요. 하나씩. 그래서 잠도 못자고 2시에 확인하고 다른 일 하다가 또 풀렸나 이러면서 확인하고……."]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특별관 영화표를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하겠다는 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표를 구하다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박기영/서울시 성동구 : "아이맥스나 3D 영화관은 일주일 전부터 거의 매진이었고요. 다음 주나 2~3주 뒤에 예매를 해야 해서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빨리 볼 수 있는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이같은 특별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요?

[오정인/서울시 성북구 : "설명 보니까 기본 해상도보다 더 크게 촬영했다고 해서 아이맥스로……."]

한번이 아닌 여러 번 반복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도 또 다른 특징입니다.

[한승훈/경기도 군포시 : "처음에는 3D로 봤고 이번에는 2D로 한 번 더 봤어요."]

이번 어벤져스 영화의 앞선 이야기인 인피니티워는 6번, 엔드게임은 개봉 당일만 2번, 지금까지 3번을 봤다는 백성아 씨.

여러번 보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백성아/서울시 동작구 : "한 번만 보면 못 봤던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두 번째 봤을 때 이 장면이 이랬구나, 세 번째 봤을 땐 이 장면에는 이런 게 있었네. 중간에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재미로 계속 여러번 보는 것 같아요."]

주요 장면이나 줄거리를 알려주는 이른바 '스포일러'와의 전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3시간 넘는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탓에 감독이 직접 당부를 하기도 했다죠.

실제로 스포일러 피해를 당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주원/서울시 중구 : "학교 선생님들이 갑자기 교실에서 기말고사 얘기해준다고 하면서 내용 다 스포일러하고 가시더라고요. 약간 눈물 났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SNS 등 인터넷상에서는 각종 스포일러 방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

[박기영/서울시 성동구 : "시사 뉴스 댓글도 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서도 스포일러가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허욱/부산시 금정구 : "대화를 하는데 스포일러가 나올 것 같은 대화를 해서 그만 말을 걸라고 했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포일러를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식당들도 등장했습니다.

[김지혜/식당 주인 : "손님들이 식사하시다가 옆에서 그 얘기 들으시면 '아, 어떻게 해.' 이런 표정을 지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손님들과 저희를 위해서 재미삼아서 붙이게 됐는데……."]

영화관 근처의 이 식당은 실제로 스포일러를 당한 손님도 있었다는데요.

[황지현/식당 매니저 : "영화를 보고 와서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커플 중에 남자분이 오셔서 그분들한테 가셔서 '지금 영화를 안 봤으니까 자제해주셨으면 고맙겠다.'"]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박근우/서울시 종로구 : "혹시나 지나가다가 스포일러를 당할까 봐 걱정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저 문구 보자마자 사장님이 재치 있으시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쯤되면 영화관 주변은 물론 곳곳이 '어벤져스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데요.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바로 스크린 독과점 얘깁니다.

현재 영화관에 상영 중인 영화가 대부분 어벤져스 엔드게임.

실제로 상영 횟수 기준으로 첫주엔 전국 상영관의 80%를 차지했고 지금도 60%정도 수준입니다.

어벤져스 말고는 선택의 기회조차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박수희/서울시 송파구 : "저 같이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상영관이나 시간에 맞춰서 고를 수 있는 게 한정돼서 좀 불편해요."]

반면, 시장의 논리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해균/서울시 은평구 : "좋은 제품이 잘 팔리듯이 좋은 영화가 많이 상영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이에요."]

정부와 영화계를 중심으로 스크린 상한제 도입 논의도 불이 붙었습니다.

[윤성은/영화 평론가 : "문화적인 다양성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게 해주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찬성하는 바입니다. 업계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선 역대 흥행 1위 명량과 같은 속도, 세계적으론 타이타닉을 넘어 역대 흥행 2위에 올라선 어벤져스.

한 편의 외화가 만들어내고 있는 다양한 신드롬 자체도 흥미롭지만, 10년을 넘어 이어온 만화 같은 얘기에 우리 관객들은 왜 열광하고 있는지 영화계에 숙제도 던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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