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주고 “삭제해라”…증거인멸에 삼성그룹 총동원

입력 2019.05.08 (21:17) 수정 2019.05.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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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의 불법성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정황을 그룹 차원에서 증거 인멸하려했던 흔적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의 이니셜인 JY라는 특정 키워드를 주고 자료 삭제를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공장 바닥을 뜯고 숨긴 노트북과 서버가 수십개나 됐습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가 시작되자 삼성 측은 증거인멸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작업을 총괄한 건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의 백 모·서 모 상무.

백 상무는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자료 삭제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키워드는 'JY'.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자료를 없애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료 삭제는 그룹의 IT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SDS 직원들이 맡았습니다.

서 상무는 공용서버와 회계 담당 직원의 노트북을 숨기는 작업을 총괄했습니다.

바이오로직스와 무관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증거인멸 작업에 총동원 된 겁니다.

삼성 측은 이렇게 모은 전산 자료를 바이오로직스 공장 3곳의 바닥 아래에 분산해 숨겼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인 제3공장 1층 회의실의 경우 바닥의 장판을 걷어낸 뒤 타일을 분리하고, 그 아래 빈 공간에 자료를 숨겼습니다.

여기서만 20대가 넘는 노트북과 공용서버 1대가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백 상무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또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의혹이 '한몸'이라고 보고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을 지시한 책임자들로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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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드 주고 “삭제해라”…증거인멸에 삼성그룹 총동원
    • 입력 2019-05-08 21:19:11
    • 수정2019-05-08 22: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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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의 불법성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정황을 그룹 차원에서 증거 인멸하려했던 흔적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의 이니셜인 JY라는 특정 키워드를 주고 자료 삭제를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공장 바닥을 뜯고 숨긴 노트북과 서버가 수십개나 됐습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가 시작되자 삼성 측은 증거인멸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작업을 총괄한 건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의 백 모·서 모 상무.

백 상무는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자료 삭제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키워드는 'JY'.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자료를 없애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료 삭제는 그룹의 IT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SDS 직원들이 맡았습니다.

서 상무는 공용서버와 회계 담당 직원의 노트북을 숨기는 작업을 총괄했습니다.

바이오로직스와 무관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증거인멸 작업에 총동원 된 겁니다.

삼성 측은 이렇게 모은 전산 자료를 바이오로직스 공장 3곳의 바닥 아래에 분산해 숨겼습니다.

이 가운데 한 곳인 제3공장 1층 회의실의 경우 바닥의 장판을 걷어낸 뒤 타일을 분리하고, 그 아래 빈 공간에 자료를 숨겼습니다.

여기서만 20대가 넘는 노트북과 공용서버 1대가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백 상무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또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의혹이 '한몸'이라고 보고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을 지시한 책임자들로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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