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임원 “어버이연합 금품 지원, 협박받아서 한 것 아냐” 진술 번복

입력 2019.05.10 (19:53) 수정 2019.05.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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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시위'로 CJ그룹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재판에 CJ그룹 임원이 나와, '협박이 있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추 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흔들린 겁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오늘(10일)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공갈 등의 혐의를 받는 추 씨에 대한 재판을 열고, 조영석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을 벌였습니다.

조 부사장의 요청으로 증인석 주변에 차폐막이 설치돼, 방청객과 피고인은 증인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2013년 5월 서울역 앞에 있는 CJ본사 앞에서 "종북좌파 기업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두 차례 시위를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2~3달 뒤 CJ 측은 후원금 명목으로 어버이연합 측에 현금 1천만 원과 천2백만 원어치의 선물세트를 줬습니다.

검찰은 추 씨가 조 부사장을 만나 금품 지원을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하면 어버이연합이 CJ본사 앞에서 계속 집회를 열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재판에서 조 부사장은 협박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추 씨가 자신을 만난 자리에서 '운영이 어려우니 경제적으로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말은 했지만, 지원을 안해주면 CJ를 "종북 좌파기업"이라고 공격하는 시위를 계속 열겠다고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 씨와 다소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없어" 어버이연합에 2천2백만 원의 금품을 준 것이며, 이 결정은 윗선 보고 없이 자신이 결정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또 당시 CJ그룹이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추 씨가 '경제적 지원을 해주면, 수사가 CJ에 유리하게 진행되도록 청와대나 국정원에 말해보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검찰 조사 당시에는, '추 씨가 경제적 지원 요구를 거절하면 당시 CJ가 받던 검찰 수사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행동했고, 결국 금품을 줘서 이를 무마시킨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사가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과 법정 증언 내용에 차이가 있다고 추궁하자, 조 부사장은 "중요한 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게 제 기억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오늘 재판에는 추 씨의 '국정원 공모 관제시위' 혐의와 관련해 배우 문성근 씨가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어버이연합의 시위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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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임원 “어버이연합 금품 지원, 협박받아서 한 것 아냐” 진술 번복
    • 입력 2019-05-10 19:53:27
    • 수정2019-05-10 21:03:44
    사회
박근혜 정부 시절 '관제시위'로 CJ그룹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재판에 CJ그룹 임원이 나와, '협박이 있었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추 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흔들린 겁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오늘(10일)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공갈 등의 혐의를 받는 추 씨에 대한 재판을 열고, 조영석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을 벌였습니다.

조 부사장의 요청으로 증인석 주변에 차폐막이 설치돼, 방청객과 피고인은 증인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어버이연합은 2013년 5월 서울역 앞에 있는 CJ본사 앞에서 "종북좌파 기업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두 차례 시위를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2~3달 뒤 CJ 측은 후원금 명목으로 어버이연합 측에 현금 1천만 원과 천2백만 원어치의 선물세트를 줬습니다.

검찰은 추 씨가 조 부사장을 만나 금품 지원을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하면 어버이연합이 CJ본사 앞에서 계속 집회를 열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재판에서 조 부사장은 협박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추 씨가 자신을 만난 자리에서 '운영이 어려우니 경제적으로 지원해달라'는 취지의 말은 했지만, 지원을 안해주면 CJ를 "종북 좌파기업"이라고 공격하는 시위를 계속 열겠다고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추 씨와 다소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없어" 어버이연합에 2천2백만 원의 금품을 준 것이며, 이 결정은 윗선 보고 없이 자신이 결정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또 당시 CJ그룹이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추 씨가 '경제적 지원을 해주면, 수사가 CJ에 유리하게 진행되도록 청와대나 국정원에 말해보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검찰 조사 당시에는, '추 씨가 경제적 지원 요구를 거절하면 당시 CJ가 받던 검찰 수사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처럼 행동했고, 결국 금품을 줘서 이를 무마시킨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사가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과 법정 증언 내용에 차이가 있다고 추궁하자, 조 부사장은 "중요한 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게 제 기억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오늘 재판에는 추 씨의 '국정원 공모 관제시위' 혐의와 관련해 배우 문성근 씨가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어버이연합의 시위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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