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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나를 찾아 나선다’…입양인의 뿌리 찾기
입력 2019.05.11 (22:01) 수정 2019.05.11 (22:3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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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나를 찾아 나선다’…입양인의 뿌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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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입양을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입양의 날인데요,

입양에 개방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아이 입양에도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입양인의 뿌리찾기가 정체성 확립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자식이 원할 경우 부모찾기를 적극 지원한다고 합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독일 사회의 입양 문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남쪽 포츠담에 거주하는 쉐퍼 씨 가족,

휴일을 맞아 세 식구가 여유로운 아침을 맞았습니다.

부활절 휴가 때 찍은 이탈리아 가족여행 사진마다 웃음이 피어납니다.

["여기에도 파가니가 또 있네? (너는 항상 파가니를 가져야 하더라.)"]

이 집의 귀염둥이 아들 10살 파울은 7년 전 케냐에서 입양됐습니다.

자동차와 춤, 축구를 좋아하고, 가족을 생각할 줄 아는 제법 의젓한 소년입니다.

[파울/10살 :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많은 걸 함께 해요. 마치 삼각형 같아요."]

쉐퍼 부부는 직업 때문에 아프리카를 자주 오가다 현지 친구들을 통해 파울을 입양하게 됐습니다.

엄마 아빠와 피부색이 다른 아들, 입양에 개방적인 나라여도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마르코 쉐퍼/아빠 : "백인 부모 2명이 피부가 어두운 아이를 학교에 데리러 오는 거에요. 그러면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져요."]

아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처음부터 솔직하게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티아네 쉐퍼/엄마 : "내가 어디서 왔는지, 왜 내가 다르게 생겼는지, 왜 그렇게 보이는지, 그래도 다른 아이들처럼 괜찮은지, 이런 주제에 대한 얘기를 나눠요."]

[마르코 쉐퍼/아빠 : "학교 수업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에 아들의 입양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러면 아이들이 다 이해해 줘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파울에게 사랑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네 쉐퍼/엄마 : "파울이 '엄마, 내가 엄마 뱃속에 있었어?' 라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 너는 엄마 뱃속에 없었어. 하지만 넌 내 심장에 있었어'라고 얘기해요."]

독일 제약회사에서, 중유럽 영업 담당자로 일하는 팀 한슈타인 씨,

["동료와 전화 통화 이 병원에 구매 잠재력이 있는 거 같거든. 병원에 함께 가보면 좋을 거 같아."]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회사에 들어와서는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뮐러/헤래우스 영업부장 : "여러 국가를 상대할 때 문화적 다양성을 활용해 판매를 합니다. 다양한 시각, 접근방식은 고객과 환자를 대할 때 중요합니다."]

독일 양부모집을 찾아가는 길, 고향 마을이 다가오자 반가움에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팀 한슈타인 : " 저기 보이는 저 건물에서 제가 학생 때 일을 했어요."]

["안녕, 우리 곱슬머리야~"]

한국 이름 김정빈, 생후 두 살 때인 1985년 목포의 한 상점 앞에서 발견된 뒤 입양기관을 거쳐 이 교사 부부 가정에 왔습니다.

[소냐 한슈타인/베른트 한슈타인 어머니 : "누구나 이런 아들을 바랄 거예요. 우리는 행복한 부모입니다. 한 아이가 잘 커서 독립적이고 자존감 있고 경력도 쌓으면서 사회적 참여도 하고요. 정말 대단해요."]

[아버지: "네, 기쁘기만 합니다."]

정빈 씨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팀 한슈타인(김정빈) : "언젠가부터 그런 것이 알고 싶어졌어요. 한국에서 생부모를 찾을 수 있다면 '그분들은 나와 비슷할까?' '나와 부모님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완전히 다른 문화에서 나는 만들어진 것일까?"]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모찾기에 나서 목포와 서울 등을 찾아 전단을 나눠주고 유전자 검사도 받았습니다.

양부모는 정빈 씨에게 입양 당시 기록 등을 건네주며 적극 지지해 줬습니다.

[소냐 한슈타인/베른트 한슈타인 어머니 : "완전히 응원합니다. 정말 옳지요. 저희 두 사람은 팀이 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서 정말 필요합니다."]

주말을 맞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입양인의 뿌리찾기에 대한 1박2일 집중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독일내 입양단체와 부모, 전문가 등 20여 명이 모였습니다.

입양인이 뿌리찾기에 나서는 동기, 또 뿌리 찾기가 삶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페터 퀸/박사/입양연구가 : "자신이라는 삶의 완성체에 몇 개의 퍼즐 조각이 있는데, 자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것입니다."]

양아버지와 함께 참석한 이 대학생은 생모를 만난 뒤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클라우디아 융커/대학생 : "친어머니를 찾고나서는 확실해졌어요.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내가 누구인가라는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되었어요."]

입양인의 뿌리찾기는 단순한 사람찾기가 아니라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입양인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강조했습니다.

많은 사례들은, 뿌리에 대한 궁금증까지 털어놓는 솔직함이 입양인 개인과 입양 가정의 관계도 더 굳건히 만들어준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일에서 유광석입니다.
  • [특파원 스페셜] ‘나를 찾아 나선다’…입양인의 뿌리 찾기
    • 입력 2019.05.11 (22:01)
    • 수정 2019.05.11 (22:3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특파원 스페셜] ‘나를 찾아 나선다’…입양인의 뿌리 찾기
[앵커]

오늘은 입양을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입양의 날인데요,

입양에 개방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아이 입양에도 열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입양인의 뿌리찾기가 정체성 확립에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자식이 원할 경우 부모찾기를 적극 지원한다고 합니다.

유광석 특파원이 독일 사회의 입양 문화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 남쪽 포츠담에 거주하는 쉐퍼 씨 가족,

휴일을 맞아 세 식구가 여유로운 아침을 맞았습니다.

부활절 휴가 때 찍은 이탈리아 가족여행 사진마다 웃음이 피어납니다.

["여기에도 파가니가 또 있네? (너는 항상 파가니를 가져야 하더라.)"]

이 집의 귀염둥이 아들 10살 파울은 7년 전 케냐에서 입양됐습니다.

자동차와 춤, 축구를 좋아하고, 가족을 생각할 줄 아는 제법 의젓한 소년입니다.

[파울/10살 :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많은 걸 함께 해요. 마치 삼각형 같아요."]

쉐퍼 부부는 직업 때문에 아프리카를 자주 오가다 현지 친구들을 통해 파울을 입양하게 됐습니다.

엄마 아빠와 피부색이 다른 아들, 입양에 개방적인 나라여도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마르코 쉐퍼/아빠 : "백인 부모 2명이 피부가 어두운 아이를 학교에 데리러 오는 거에요. 그러면 아이들 눈이 휘둥그레져요."]

아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처음부터 솔직하게 설명했습니다.

[크리스티아네 쉐퍼/엄마 : "내가 어디서 왔는지, 왜 내가 다르게 생겼는지, 왜 그렇게 보이는지, 그래도 다른 아이들처럼 괜찮은지, 이런 주제에 대한 얘기를 나눠요."]

[마르코 쉐퍼/아빠 : "학교 수업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에 아들의 입양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러면 아이들이 다 이해해 줘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파울에게 사랑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었습니다.

[크리스티아네 쉐퍼/엄마 : "파울이 '엄마, 내가 엄마 뱃속에 있었어?' 라고 물어보면 저는 '아니, 너는 엄마 뱃속에 없었어. 하지만 넌 내 심장에 있었어'라고 얘기해요."]

독일 제약회사에서, 중유럽 영업 담당자로 일하는 팀 한슈타인 씨,

["동료와 전화 통화 이 병원에 구매 잠재력이 있는 거 같거든. 병원에 함께 가보면 좋을 거 같아."]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회사에 들어와서는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뮐러/헤래우스 영업부장 : "여러 국가를 상대할 때 문화적 다양성을 활용해 판매를 합니다. 다양한 시각, 접근방식은 고객과 환자를 대할 때 중요합니다."]

독일 양부모집을 찾아가는 길, 고향 마을이 다가오자 반가움에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팀 한슈타인 : " 저기 보이는 저 건물에서 제가 학생 때 일을 했어요."]

["안녕, 우리 곱슬머리야~"]

한국 이름 김정빈, 생후 두 살 때인 1985년 목포의 한 상점 앞에서 발견된 뒤 입양기관을 거쳐 이 교사 부부 가정에 왔습니다.

[소냐 한슈타인/베른트 한슈타인 어머니 : "누구나 이런 아들을 바랄 거예요. 우리는 행복한 부모입니다. 한 아이가 잘 커서 독립적이고 자존감 있고 경력도 쌓으면서 사회적 참여도 하고요. 정말 대단해요."]

[아버지: "네, 기쁘기만 합니다."]

정빈 씨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팀 한슈타인(김정빈) : "언젠가부터 그런 것이 알고 싶어졌어요. 한국에서 생부모를 찾을 수 있다면 '그분들은 나와 비슷할까?' '나와 부모님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까?' '완전히 다른 문화에서 나는 만들어진 것일까?"]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모찾기에 나서 목포와 서울 등을 찾아 전단을 나눠주고 유전자 검사도 받았습니다.

양부모는 정빈 씨에게 입양 당시 기록 등을 건네주며 적극 지지해 줬습니다.

[소냐 한슈타인/베른트 한슈타인 어머니 : "완전히 응원합니다. 정말 옳지요. 저희 두 사람은 팀이 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서 정말 필요합니다."]

주말을 맞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입양인의 뿌리찾기에 대한 1박2일 집중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독일내 입양단체와 부모, 전문가 등 20여 명이 모였습니다.

입양인이 뿌리찾기에 나서는 동기, 또 뿌리 찾기가 삶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페터 퀸/박사/입양연구가 : "자신이라는 삶의 완성체에 몇 개의 퍼즐 조각이 있는데, 자신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것입니다."]

양아버지와 함께 참석한 이 대학생은 생모를 만난 뒤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클라우디아 융커/대학생 : "친어머니를 찾고나서는 확실해졌어요.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내가 누구인가라는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되었어요."]

입양인의 뿌리찾기는 단순한 사람찾기가 아니라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입양인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강조했습니다.

많은 사례들은, 뿌리에 대한 궁금증까지 털어놓는 솔직함이 입양인 개인과 입양 가정의 관계도 더 굳건히 만들어준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일에서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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