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굴욕…공모가 하락의 흑역사

입력 2019.05.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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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차량 호출(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가 기업 공개 첫 날부터 굴욕을 당했다. 우버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 공개로 세계적 관심을 끌었지만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에도 못미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상장 당일 7.6% 하락…역대 5번째 큰 폭

당초 우버는 상장 이후 기업 가치가 1200억 달러, 약 14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우버보다 한 달 먼저 상장한 차량 호출 기업인 리프트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상장가는 예상 범위의 하단인 45 달러로 결정됐다. 하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우버 종목이 뜨자마자 하락으로 시작해 결국 7.6% 하락한 41.57 달러로 마감했다.

마켓 와치에 따르면 상장 당일 7% 이상 주가가 하락 마감한 우버는 1995년 이후 10억 달러 이상 대형 IPO가운데 5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기업 공개 첫날 낙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중국 기업인 ZTO로 15%나 하락했고 2018년에 상장한 중국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iQIYI와 미국의 보안 업체 ADT도 가각 13.6%와 11.5% 하락 마감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자료: MarketWatch자료: MarketWatch

하지만 상장 전에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상장 직후 주가 폭락이라는 굴욕을 당한 기술 기업은 우버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인 리프트(Lyft)도 지난 3월 29일 상장 했지만 3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리프트의 공모가는 78 달러였지만 우버가 상장한 날인 지난 5월 10일 기준으로 23%나 폭락한 51.0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금은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도 지난 2012년에 굴욕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5월 18일 상장을 했지만 주가가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3일만에 공모가 이하로 추락하고 말았다. 현재 1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소셜 미디어인 스냅챗도 지난 2017년 3월 상장됐지만 130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고 지금도 공모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공동구매 플랫폼을 개발한 그루폰, 모바일 결제 기업인 스퀘어, 단문 메시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위터 등 유명한 유니콘 기술 기업들도 상장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공모가 이하로 하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누적 영업손실 14조원, 미래 수익 전망 불투명

미국 기업 가운데 페이스북 이후 최대의 대어라는 우버의 이같은 굴욕은 미래의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차량 호출 서비스는 사업 초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멈추고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을 기업 이익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면서 영업 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우버 상장 신고서출처: 우버 상장 신고서

우버는 지난 2014년에 6억 4400만 달러, 약 7300 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수 십 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지난 해까지 총 121억 1900만 달러, 우리 돈 약 14조원의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리프트 등 동종 기업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기사의 인건비 상승 압박 등으로 전체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미래 수익에 대한 전망도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관기사] 쿠팡·토스·야놀자…‘유니콘 기업’ 8개의 가치는?

실리콘 밸리의 유니콘 기업들은 초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은 상장 이전부터 이미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었거나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상장을 통해 미래에 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최근에 기업 공개에 나서는 기술 기업들은 수익은 커녕 확실한 수익 모델도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이미 막대한 채무를 진 상태에서 기업 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이 장밋빛 사업 보고서를 믿고 투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콘 기업들의 성급한 기업 공개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물론 상장 첫날에 주가가 공모가격 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하락시켰다고는 볼 수는 없다. 페이스북도 상장 3일 만에 공모가 이하로 하락했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장 위주 전략을 어떻게 지속 발전 가능한 수익 모델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앞으로 우버 주가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월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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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버의 굴욕…공모가 하락의 흑역사
    • 입력 2019-05-14 14:16:26
    취재K
세계 최대 차량 호출(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가 기업 공개 첫 날부터 굴욕을 당했다. 우버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 공개로 세계적 관심을 끌었지만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에도 못미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상장 당일 7.6% 하락…역대 5번째 큰 폭

당초 우버는 상장 이후 기업 가치가 1200억 달러, 약 141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우버보다 한 달 먼저 상장한 차량 호출 기업인 리프트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상장가는 예상 범위의 하단인 45 달러로 결정됐다. 하지만 상장 첫날 주가는 우버 종목이 뜨자마자 하락으로 시작해 결국 7.6% 하락한 41.57 달러로 마감했다.

마켓 와치에 따르면 상장 당일 7% 이상 주가가 하락 마감한 우버는 1995년 이후 10억 달러 이상 대형 IPO가운데 5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기업 공개 첫날 낙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중국 기업인 ZTO로 15%나 하락했고 2018년에 상장한 중국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iQIYI와 미국의 보안 업체 ADT도 가각 13.6%와 11.5% 하락 마감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자료: MarketWatch
하지만 상장 전에 세계적인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상장 직후 주가 폭락이라는 굴욕을 당한 기술 기업은 우버만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인 리프트(Lyft)도 지난 3월 29일 상장 했지만 3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리프트의 공모가는 78 달러였지만 우버가 상장한 날인 지난 5월 10일 기준으로 23%나 폭락한 51.0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금은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페이스북도 지난 2012년에 굴욕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5월 18일 상장을 했지만 주가가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3일만에 공모가 이하로 추락하고 말았다. 현재 1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소셜 미디어인 스냅챗도 지난 2017년 3월 상장됐지만 130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고 지금도 공모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공동구매 플랫폼을 개발한 그루폰, 모바일 결제 기업인 스퀘어, 단문 메시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위터 등 유명한 유니콘 기술 기업들도 상장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공모가 이하로 하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누적 영업손실 14조원, 미래 수익 전망 불투명

미국 기업 가운데 페이스북 이후 최대의 대어라는 우버의 이같은 굴욕은 미래의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차량 호출 서비스는 사업 초기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멈추고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을 기업 이익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면서 영업 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우버 상장 신고서
우버는 지난 2014년에 6억 4400만 달러, 약 7300 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수 십 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내면서 지난 해까지 총 121억 1900만 달러, 우리 돈 약 14조원의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리프트 등 동종 기업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기사의 인건비 상승 압박 등으로 전체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미래 수익에 대한 전망도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관기사] 쿠팡·토스·야놀자…‘유니콘 기업’ 8개의 가치는?

실리콘 밸리의 유니콘 기업들은 초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 중심으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현재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은 상장 이전부터 이미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었거나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상장을 통해 미래에 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했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선순환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최근에 기업 공개에 나서는 기술 기업들은 수익은 커녕 확실한 수익 모델도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이미 막대한 채무를 진 상태에서 기업 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들이 장밋빛 사업 보고서를 믿고 투자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콘 기업들의 성급한 기업 공개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물론 상장 첫날에 주가가 공모가격 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하락시켰다고는 볼 수는 없다. 페이스북도 상장 3일 만에 공모가 이하로 하락했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장 위주 전략을 어떻게 지속 발전 가능한 수익 모델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앞으로 우버 주가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월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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