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흙으로 쇠를 만든다?…울산 북구 ‘쇠부리 여행’

입력 2019.05.15 (08:38) 수정 2019.05.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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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 전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이젠 날씨가 제법 더워졌는데요.

김기흥 기자, 오늘은 이런 날씨보다 더 뜨거운 현장을 준비했다고요?

[기자]

울산 하면 어떤 게 떠오르세요?

[앵커]

자동차 공장, 조선소.

저는 태화강이 좋더라고요.

[기자]

두 분 다 맞습니다.

울산 하면 산업수도의 이미지가 강한데요.

여기에 바다도 있고 태화강도 예쁘고 영남 알프스까지 있는데요.

24시간 공단의 불이 꺼지지 않기로 유명한 불의 도시 울산.

울산은 예로부터 토철이나 철광석 등 원료를 녹여 쇠를 생산하던 쇠부리로 유명합니다.

쇠부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있는 뜨거운 축제 현장과 쇠부리로 달궈진 마음을 식힐 수 있도록 파도에 구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몽돌해변도 다녀왔는데요.

울산 북구로 쇠부리 여행 떠나보시죠.

[리포트]

푸른 동해 남부에 자리한 불의 도시, 울산광역시 북구입니다.

아파트 사이 넓게 자리한 대지. 언뜻 평범한 공원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최초로 대규모 철광 유적을 발굴한 달천철장입니다.

[김민기/울산 북구 관계자 : “우리나라 철기 역사를 대변하는 달천철장은 삼한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철 생산의 중심지가 된 곳입니다.”]

달천철장이 우리 문헌에 나온 최초의 기록, 세종실록지리지인데요.

15세기 초반 전국에는 달천리를 포함해 모두 스무 개의 철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근현대까지도 이곳에선 철광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요.

2002년, 자원 고갈로 폐광하며 오랜 역사를 감춘 채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번엔 산속에 남은 철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달천철장에서 난 토철과 철광석으로 철을 만드는 쇠부리를 하던 대안동 쇠부리터인데요.

쇠부리는 쇠를 부린다는 경산도 방언인데 과거, 철을 녹이는 작업을 했던 가마의 일부가 남아 있는 이곳에선 학술 발굴 조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쇠부리를 지키고자 지난 주말, 축제가 열렸는데요.

[정재화/쇠부리 축제 관계자 : “열다섯 번째를 맞이한 울산 쇠부리 축제에서는 쇠부리, 문화, 전시·학술, 체험 등 네 개 부문의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쇠부리에 쓰였던 도구를 전시한 쇠부리 유물관입니다.

철물을 담았던 조선 시대의 도가니, 쇠의 모양을 잡을 때 쓰던 인두를 포함해 쇠부리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무쇠 화로는 울산의 마지막 불매꾼, 고 최제만 옹의 유품입니다.

가마 속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이곳에선 과거 제철 기술을 볼 수 있는데요.

시소를 타듯 발을 구르니 가마 속 불이 점점 커집니다.

높은 온도에 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쇳덩이를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드는데요.

참 신기하죠?

현장엔 다양한 체험도 마련돼 있었는데요.

이곳은 갓 구워낸 은으로 나만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각자의 개성을 담아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며 특별한 추억도 쌓는데요.

한껏 집중한 아이의 손끝이 참 야무지죠.

[“엄마한테 선물할 거예요! (고마워~)”]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이곳에선 특별한 먹거리를 만납니다.

쇠부리꾼들의 별미. 단야로 삼겹살인데요.

대장간에서 철기를 가공했던 화로인 단야로에 직화로 구워 먹는 삼겹살.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죠.

[“엄청나게 맛있어요~”]

쇠부리의 열정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곳, 강동 몽돌해변입니다.

가슴이 탁 트이는 푸른 바다가 아름답죠.

울산 12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데요.

파도가 치자 돌들이 부딪혀 귀를 간지럽히는 예쁜 소리를 만듭니다.

이곳엔 모래 대신 모가 나지 않은 둥근 돌, 몽돌이 깔려 있어 산책로로 인기가 좋습니다.

[김나영/울산시 울주군 : “아이들하고 같이 와서 몽돌 위에서 함께 노니까 좋고요. 파도에 몽돌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니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해변 바로 앞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은이/문화쉼터 관계자 : “문화쉼터 몽돌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이곳은 도서관 역할도 하고 전시, 인문학 특강이 마련돼 있고 가끔 콘서트도 하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니 건물 외벽이 투명한 유리창으로 둘러져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수예와 시화 등 좋은 글귀가 더해진 작품을 감상하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며 여유롭게 차 한 잔까지 즐기니 신선놀음이 부럽지 않은데요.

[심인옥/울산시 동구 : “몽돌해변도 너무 예쁜데 이곳에 이런 공간이 있어서 힐링도 되고 너무 좋아요.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꼭 다시 한번 오고 싶어요.”]

오랜 역사가 담긴 쇠부리의 흔적으로 가슴의 열정을 태우고, 아름다운 비경의 몽돌 해변에서 사색을 즐기는 울산 북구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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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흙으로 쇠를 만든다?…울산 북구 ‘쇠부리 여행’
    • 입력 2019-05-15 08:48:47
    • 수정2019-05-15 09: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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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 전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이젠 날씨가 제법 더워졌는데요.

김기흥 기자, 오늘은 이런 날씨보다 더 뜨거운 현장을 준비했다고요?

[기자]

울산 하면 어떤 게 떠오르세요?

[앵커]

자동차 공장, 조선소.

저는 태화강이 좋더라고요.

[기자]

두 분 다 맞습니다.

울산 하면 산업수도의 이미지가 강한데요.

여기에 바다도 있고 태화강도 예쁘고 영남 알프스까지 있는데요.

24시간 공단의 불이 꺼지지 않기로 유명한 불의 도시 울산.

울산은 예로부터 토철이나 철광석 등 원료를 녹여 쇠를 생산하던 쇠부리로 유명합니다.

쇠부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있는 뜨거운 축제 현장과 쇠부리로 달궈진 마음을 식힐 수 있도록 파도에 구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몽돌해변도 다녀왔는데요.

울산 북구로 쇠부리 여행 떠나보시죠.

[리포트]

푸른 동해 남부에 자리한 불의 도시, 울산광역시 북구입니다.

아파트 사이 넓게 자리한 대지. 언뜻 평범한 공원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최초로 대규모 철광 유적을 발굴한 달천철장입니다.

[김민기/울산 북구 관계자 : “우리나라 철기 역사를 대변하는 달천철장은 삼한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철 생산의 중심지가 된 곳입니다.”]

달천철장이 우리 문헌에 나온 최초의 기록, 세종실록지리지인데요.

15세기 초반 전국에는 달천리를 포함해 모두 스무 개의 철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근현대까지도 이곳에선 철광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요.

2002년, 자원 고갈로 폐광하며 오랜 역사를 감춘 채 지금의 모습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번엔 산속에 남은 철의 흔적을 찾았습니다.

달천철장에서 난 토철과 철광석으로 철을 만드는 쇠부리를 하던 대안동 쇠부리터인데요.

쇠부리는 쇠를 부린다는 경산도 방언인데 과거, 철을 녹이는 작업을 했던 가마의 일부가 남아 있는 이곳에선 학술 발굴 조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쇠부리를 지키고자 지난 주말, 축제가 열렸는데요.

[정재화/쇠부리 축제 관계자 : “열다섯 번째를 맞이한 울산 쇠부리 축제에서는 쇠부리, 문화, 전시·학술, 체험 등 네 개 부문의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쇠부리에 쓰였던 도구를 전시한 쇠부리 유물관입니다.

철물을 담았던 조선 시대의 도가니, 쇠의 모양을 잡을 때 쓰던 인두를 포함해 쇠부리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 무쇠 화로는 울산의 마지막 불매꾼, 고 최제만 옹의 유품입니다.

가마 속 뜨거운 불길이 치솟는 이곳에선 과거 제철 기술을 볼 수 있는데요.

시소를 타듯 발을 구르니 가마 속 불이 점점 커집니다.

높은 온도에 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고, 쇳덩이를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드는데요.

참 신기하죠?

현장엔 다양한 체험도 마련돼 있었는데요.

이곳은 갓 구워낸 은으로 나만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각자의 개성을 담아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며 특별한 추억도 쌓는데요.

한껏 집중한 아이의 손끝이 참 야무지죠.

[“엄마한테 선물할 거예요! (고마워~)”]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도착한 이곳에선 특별한 먹거리를 만납니다.

쇠부리꾼들의 별미. 단야로 삼겹살인데요.

대장간에서 철기를 가공했던 화로인 단야로에 직화로 구워 먹는 삼겹살.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죠.

[“엄청나게 맛있어요~”]

쇠부리의 열정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곳, 강동 몽돌해변입니다.

가슴이 탁 트이는 푸른 바다가 아름답죠.

울산 12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데요.

파도가 치자 돌들이 부딪혀 귀를 간지럽히는 예쁜 소리를 만듭니다.

이곳엔 모래 대신 모가 나지 않은 둥근 돌, 몽돌이 깔려 있어 산책로로 인기가 좋습니다.

[김나영/울산시 울주군 : “아이들하고 같이 와서 몽돌 위에서 함께 노니까 좋고요. 파도에 몽돌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니까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해변 바로 앞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고은이/문화쉼터 관계자 : “문화쉼터 몽돌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이곳은 도서관 역할도 하고 전시, 인문학 특강이 마련돼 있고 가끔 콘서트도 하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니 건물 외벽이 투명한 유리창으로 둘러져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수예와 시화 등 좋은 글귀가 더해진 작품을 감상하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며 여유롭게 차 한 잔까지 즐기니 신선놀음이 부럽지 않은데요.

[심인옥/울산시 동구 : “몽돌해변도 너무 예쁜데 이곳에 이런 공간이 있어서 힐링도 되고 너무 좋아요.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꼭 다시 한번 오고 싶어요.”]

오랜 역사가 담긴 쇠부리의 흔적으로 가슴의 열정을 태우고, 아름다운 비경의 몽돌 해변에서 사색을 즐기는 울산 북구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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