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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IN] 빈자들의 추기경…맨홀 속으로
입력 2019.05.15 (10:48) 수정 2019.05.15 (11:15)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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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IN] 빈자들의 추기경…맨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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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난한 이들의 추기경'이라 불리는 교황청 자선소 책임자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지난 토요일 밤 로마 거리의 맨홀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법적인 책임은 자신이 모두 지겠다며,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밤 10시부터 환하게 밝혀진 빛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자선 단체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글과 사진인데요.

누군가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주택에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는 내용입니다.

[안드레아 알제타/주택 주민 : "우리는 숫자나 구호가 아닌 실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을 목격했습니다. 한 자선가가 자신의 손을 더럽혀, 직접 전기를 연결해 줬습니다."]

이 곳은 국가 소유의 건물이지만, 노숙자와 난민 등 400여 명이 2013년부터 불법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납된 공과금 때문에 지난 6일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어둠 속에서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지켜봐 온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해당 건물 앞에 위치한 바닥의 맨홀을 직접 열고 지하로 내려가 차단 스위치를 도로 켰습니다.

[안드리아나 도메니키/수녀 : "제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음식과 옷 등 무엇이든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셨거든요. 그는 우리의 간절함에 응답한 것이에요."]

추기경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며 전기 복구 이후 발생한 건물의 전기세를 사비로 내겠다고 밝혔는데요.

폴란드 출신의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2013년부터 교황청 자선소 책임자로 일해 왔습니다.

평소 빈민 구호활동에 앞장서 '빈자들의 추기경'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데요.

배고픈 노숙자들에게는 직접 음식을 가져다주고, 노숙자들이 씻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이끌어 왔습니다.

[안드레아 코스타/자선 행사 진행자 : "정부 기관에서 책임을 가져야 하지만, 교황이 자선소 책임자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을 통해 일주일에 여러 번 이민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어 행복합니다."]

교황청 고위 사제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소외계층의 편에 선 이번 일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현재 이탈리아 전역에서 노숙자, 이민자 등에 의해 불법으로 점유된 건물이 총 5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경 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사회 질서 확립을 강조하며 교황청이 밀린 전기 요금 30만 유로, 우리 돈 약 4억 원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테오 살비니/이탈리아 부총리 : "어려움에 부닥친 이탈리아 사람과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많습니다. 누구든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내무 장관은 법을 지지해야 합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 정책을 비롯한 사회 정책에서 교황청과 빈번한 의견 충돌을 보여왔는데요.

해당 건물은 국가 소유로 명백히 불법 점유에 해당하지만, 교황의 의중을 대변하는 추기경이 나선만큼 이탈리아 정부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현재로써는 약 4억 원에 달하는 미납 요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인 상황입니다.
  • [지구촌 IN] 빈자들의 추기경…맨홀 속으로
    • 입력 2019.05.15 (10:48)
    • 수정 2019.05.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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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IN] 빈자들의 추기경…맨홀 속으로
[앵커]

'가난한 이들의 추기경'이라 불리는 교황청 자선소 책임자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지난 토요일 밤 로마 거리의 맨홀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법적인 책임은 자신이 모두 지겠다며,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토요일 밤 10시부터 환하게 밝혀진 빛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자선 단체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글과 사진인데요.

누군가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주택에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는 내용입니다.

[안드레아 알제타/주택 주민 : "우리는 숫자나 구호가 아닌 실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을 목격했습니다. 한 자선가가 자신의 손을 더럽혀, 직접 전기를 연결해 줬습니다."]

이 곳은 국가 소유의 건물이지만, 노숙자와 난민 등 400여 명이 2013년부터 불법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납된 공과금 때문에 지난 6일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어둠 속에서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지켜봐 온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해당 건물 앞에 위치한 바닥의 맨홀을 직접 열고 지하로 내려가 차단 스위치를 도로 켰습니다.

[안드리아나 도메니키/수녀 : "제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음식과 옷 등 무엇이든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셨거든요. 그는 우리의 간절함에 응답한 것이에요."]

추기경은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며 전기 복구 이후 발생한 건물의 전기세를 사비로 내겠다고 밝혔는데요.

폴란드 출신의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2013년부터 교황청 자선소 책임자로 일해 왔습니다.

평소 빈민 구호활동에 앞장서 '빈자들의 추기경'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데요.

배고픈 노숙자들에게는 직접 음식을 가져다주고, 노숙자들이 씻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이끌어 왔습니다.

[안드레아 코스타/자선 행사 진행자 : "정부 기관에서 책임을 가져야 하지만, 교황이 자선소 책임자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을 통해 일주일에 여러 번 이민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어 행복합니다."]

교황청 고위 사제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소외계층의 편에 선 이번 일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현재 이탈리아 전역에서 노숙자, 이민자 등에 의해 불법으로 점유된 건물이 총 5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경 난민 정책에 앞장서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사회 질서 확립을 강조하며 교황청이 밀린 전기 요금 30만 유로, 우리 돈 약 4억 원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테오 살비니/이탈리아 부총리 : "어려움에 부닥친 이탈리아 사람과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많습니다. 누구든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내무 장관은 법을 지지해야 합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 정책을 비롯한 사회 정책에서 교황청과 빈번한 의견 충돌을 보여왔는데요.

해당 건물은 국가 소유로 명백히 불법 점유에 해당하지만, 교황의 의중을 대변하는 추기경이 나선만큼 이탈리아 정부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현재로써는 약 4억 원에 달하는 미납 요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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