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맥스 두 번째 추락 넉달전 ‘운항중단 검토’ 조종사들 경고 묵살”

입력 2019.05.16 (01:55) 수정 2019.05.16 (02: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보잉 경영진이 B737 맥스 기종으로 첫 번째 추락사고가 나고 약 한 달 뒤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이 당시 회의 녹음파일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두 매체가 전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소속 조종사들은 첫 추락 사고였던 라이온 에어 여객기 사고 몇 주 뒤인 지난해 11월 27일 보잉 경영진과의 회의에서 "우리 비행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딱 부러지게 알아야겠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한 조종사는 "어떤 시스템이 탑재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실속 방지 시스템, MCAS를 즉각 개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이때부터 조종사들이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종사들의 이 같은 경고가 나온 것은 B737 맥스의 두 번째 추락사고가 나기 넉 달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회의 당시 마이크 시넷 보잉 부사장은 "시스템 문제가 사고의 유일한 원인인지는 결론 내릴 수 없다. 그 시스템에 대해 조종사들이 인지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졌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당장 시정 조처하라는 조종사들의 요구를 사실상 뭉갰습니다.

시넷 부사장은 그러면서 "라이온 에어 여객기 추락이 수백만 마일 비행 중에, 또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고"라면서 조종사들에게 "당분간 기다려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B737 맥스 기종인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89명이 숨졌고, 같은 기종의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도 올해 3월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사망했으며 B737 맥스 기종은 이후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금지됐습니다.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은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사고가 나기 넉 달 전 이미 조종사들의 경고가 나온 만큼 보잉 측이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있었지만, 문제가 드러난 시스템에 대해 계속 머뭇거린 바람에 사고를 예방할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보잉, 737맥스 두 번째 추락 넉달전 ‘운항중단 검토’ 조종사들 경고 묵살”
    • 입력 2019-05-16 01:55:55
    • 수정2019-05-16 02:04:24
    국제
보잉 경영진이 B737 맥스 기종으로 첫 번째 추락사고가 나고 약 한 달 뒤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아메리칸항공 조종사들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이 당시 회의 녹음파일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두 매체가 전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소속 조종사들은 첫 추락 사고였던 라이온 에어 여객기 사고 몇 주 뒤인 지난해 11월 27일 보잉 경영진과의 회의에서 "우리 비행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딱 부러지게 알아야겠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한 조종사는 "어떤 시스템이 탑재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실속 방지 시스템, MCAS를 즉각 개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이때부터 조종사들이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종사들의 이 같은 경고가 나온 것은 B737 맥스의 두 번째 추락사고가 나기 넉 달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회의 당시 마이크 시넷 보잉 부사장은 "시스템 문제가 사고의 유일한 원인인지는 결론 내릴 수 없다. 그 시스템에 대해 조종사들이 인지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졌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당장 시정 조처하라는 조종사들의 요구를 사실상 뭉갰습니다.

시넷 부사장은 그러면서 "라이온 에어 여객기 추락이 수백만 마일 비행 중에, 또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고"라면서 조종사들에게 "당분간 기다려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B737 맥스 기종인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89명이 숨졌고, 같은 기종의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도 올해 3월 추락해 탑승자 157명이 사망했으며 B737 맥스 기종은 이후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항 금지됐습니다.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은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사고가 나기 넉 달 전 이미 조종사들의 경고가 나온 만큼 보잉 측이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있었지만, 문제가 드러난 시스템에 대해 계속 머뭇거린 바람에 사고를 예방할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