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경기도만 오르지만…서울·인천시민도 영향

입력 2019.05.1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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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환승체계에선 기본요금 한 번만 부과
가장 비싼 기본요금 적용
서울·인천 살아도 영향
경기도 버스 안 타면 영향 없어

경기도가 버스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제(15일)로 예정됐던 버스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는 논의를 통해 오는 9월쯤 버스 요금을 올릴 예정이다. 시내버스는 기본요금 200원, 좌석형과 좌석형 직행버스는 400원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서울, 인천과 함께 '수도권 환승요금체계'로 묶여 있다. 경기도 내 버스 요금이 오르면 서울과 인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기도에서 서울, 혹은 서울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오가는 출근족들의 한 달 교통비는 어떻게 될까.

가장 비싼 기본요금 적용

환승요금체계는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기본요금을 한 번만 받는 게 핵심이다. 환승요금체계가 없을 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버스 기본요금 따로, 지하철 기본요금을 따로 내야 했는데, 환승요금체계가 되면서 기본요금은 한 번만 내게 됐다.

환승요금체계는 서울시가 2004년 7월부터 도입했고, 2007년 경기 버스가 합류한 뒤 2009년에는 인천시까지 확대돼 수도권 환승요금체계가 완성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안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정 거리까지는 기본요금만 부과되고 이후부터는 거리에 비례해서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교통수단별로 기본요금이 다르다는 점이다. 서울을 보면 성인 카드요금 기준으로 마을버스는 900원, 시내버스는 1,200원, 지하철은 1,250원이다.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지하철을 차례로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을 어떻게 매길 것인지 정해야 한다.

여기서 적용되는 원칙이 '기본요금은 가장 비싼 교통수단으로 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지하철을 차례로 타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먼저 마을버스를 탔을 때 900원이 찍힌다. 이후 시내버스를 타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기본요금 차액인 300원이 더 찍힌다. 마지막으로 지하철을 탈 때는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기본요금 차액인 50원이 더 찍힌다. 결과적으로 기본요금이 가장 비싼 지하철의 기본요금을 내는 셈이다.

서울·인천 살아도 경기 버스 타면 영향

버스 요금은 경기도만 오르지만, 서울과 인천시민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대중교통 요금체계에서는 세 지역이 하나의 지역처럼 묶여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인천에서 경기도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로 와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면 현재는 기본요금을 추가로 낼 필요는 없다.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1,250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1,450원으로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하철을 탈 때 기본요금 1,250원이 찍히고, 경기도로 넘어와서 시내버스를 탈 때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 1,450원과 지하철 기본요금 1,250원의 차액인 200원이 더 찍힌다.

현재도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50원이라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경기도로 넘어와서 시내버스를 타면 50원을 더 내야 한다.

기본요금은 경기도 버스만 오르기 때문에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더라도 경기도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교통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서 지하철만 타고 서울로 나오거나, 경기도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와서 서울 시내버스를 타는 경우 등이다.

집이 서울, 인천, 경기든 상관없이 출퇴근할 때 경기도 버스를 한 번이라도 탄다면 교통비가 늘어난다. 시내버스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200원 오른다면 하루에 왕복 400원이 더 들고, 한 달에 20일 출퇴근을 한다고 계산하면 8,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수도권 환승요금체계에서는 수도권 어느 한 지역의 요금 인상이 해당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도권 전체에 영향을 준다. 서울·인천시민도 경기도 버스 요금 인상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에 있는 학교로 통학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 혹은 그 반대의 경우로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현실을 감안할때 이번 경기도 버스 요금 인상이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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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요금 경기도만 오르지만…서울·인천시민도 영향
    • 입력 2019-05-16 06:58:34
    취재K
환승체계에선 기본요금 한 번만 부과 <br />가장 비싼 기본요금 적용 <br />서울·인천 살아도 영향 <br />경기도 버스 안 타면 영향 없어
경기도가 버스 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제(15일)로 예정됐던 버스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버스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는 논의를 통해 오는 9월쯤 버스 요금을 올릴 예정이다. 시내버스는 기본요금 200원, 좌석형과 좌석형 직행버스는 400원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서울, 인천과 함께 '수도권 환승요금체계'로 묶여 있다. 경기도 내 버스 요금이 오르면 서울과 인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기도에서 서울, 혹은 서울에서 경기도 등 수도권을 오가는 출근족들의 한 달 교통비는 어떻게 될까.

가장 비싼 기본요금 적용

환승요금체계는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기본요금을 한 번만 받는 게 핵심이다. 환승요금체계가 없을 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버스 기본요금 따로, 지하철 기본요금을 따로 내야 했는데, 환승요금체계가 되면서 기본요금은 한 번만 내게 됐다.

환승요금체계는 서울시가 2004년 7월부터 도입했고, 2007년 경기 버스가 합류한 뒤 2009년에는 인천시까지 확대돼 수도권 환승요금체계가 완성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안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정 거리까지는 기본요금만 부과되고 이후부터는 거리에 비례해서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교통수단별로 기본요금이 다르다는 점이다. 서울을 보면 성인 카드요금 기준으로 마을버스는 900원, 시내버스는 1,200원, 지하철은 1,250원이다.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지하철을 차례로 이용할 경우 기본요금을 어떻게 매길 것인지 정해야 한다.

여기서 적용되는 원칙이 '기본요금은 가장 비싼 교통수단으로 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지하철을 차례로 타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먼저 마을버스를 탔을 때 900원이 찍힌다. 이후 시내버스를 타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기본요금 차액인 300원이 더 찍힌다. 마지막으로 지하철을 탈 때는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기본요금 차액인 50원이 더 찍힌다. 결과적으로 기본요금이 가장 비싼 지하철의 기본요금을 내는 셈이다.

서울·인천 살아도 경기 버스 타면 영향

버스 요금은 경기도만 오르지만, 서울과 인천시민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대중교통 요금체계에서는 세 지역이 하나의 지역처럼 묶여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인천에서 경기도로 출퇴근을 하는 경우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로 와서 시내버스를 이용했다면 현재는 기본요금을 추가로 낼 필요는 없다. 지하철 기본요금도 1,250원,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1,250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1,450원으로 오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하철을 탈 때 기본요금 1,250원이 찍히고, 경기도로 넘어와서 시내버스를 탈 때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 1,450원과 지하철 기본요금 1,250원의 차액인 200원이 더 찍힌다.

현재도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 경기도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1,250원이라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경기도로 넘어와서 시내버스를 타면 50원을 더 내야 한다.

기본요금은 경기도 버스만 오르기 때문에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더라도 경기도 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교통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서 지하철만 타고 서울로 나오거나, 경기도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와서 서울 시내버스를 타는 경우 등이다.

집이 서울, 인천, 경기든 상관없이 출퇴근할 때 경기도 버스를 한 번이라도 탄다면 교통비가 늘어난다. 시내버스를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200원 오른다면 하루에 왕복 400원이 더 들고, 한 달에 20일 출퇴근을 한다고 계산하면 8,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수도권 환승요금체계에서는 수도권 어느 한 지역의 요금 인상이 해당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수도권 전체에 영향을 준다. 서울·인천시민도 경기도 버스 요금 인상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에 있는 학교로 통학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사람, 혹은 그 반대의 경우로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현실을 감안할때 이번 경기도 버스 요금 인상이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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