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승리가, 판사님께…“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입력 2019.05.16 (16:30) 수정 2019.05.16 (16: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4일 진행된 승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한 시간 20여 분의 심문이 끝나고 신종열 부장판사가 승리에게 마지막 심경을 물었다. 승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국민들에게 저의 잘못된 행동은 사죄드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해가 있는 부분들은 풀어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잘못된 행동들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종열 부장판사는 이날 밤늦게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승리가 또 '승리'했다"며 여론은 들끓고 있다.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신 부장판사의 영장기각 사유를 뜯어봤다.


■ 승리 측, 영장실질심사에서 105쪽짜리 의견서 제출

14일 오전 10시쯤, 가수 승리가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을 입고 굳은 표정의 승리는 법정을 향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어서 오전 10시 20분쯤, 승리의 동업자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가 법원으로 들어왔다. 유 전 대표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오전 10시 반, 승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시작됐다. 심문에 참여한 사건 관계자에 따르면 승리 측은 105쪽짜리 의견서를 냈다. 이 의견서의 상당 부분은 횡령 혐의를 다투는 데 할애됐고, 경찰의 수사가 충분히 이뤄져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주장도 담겼다고 한다.


■"승리가 12번 성매매 알선"…"승리는 몰랐고 구속 사안도 아냐"

경찰 수사에 따르면, 승리가 관여된 성매매 알선은 크게 3번이다. ①최초 보도됐던 클럽 '아레나'에서의 이른바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②일본인 재력가 일행을 서울로 불러 열었던 '크리스마스 파티' ③휴대전화 단체대화방 일행에게 보낸 '선물(성매매 여성)' 가 그것이다.

경찰은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10회 안팎의 성매매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성매매 횟수를 모두 따져보면 12회 정도가 된다.

경찰은 12차례의 성매매를 승리가 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승리가 알았고, '크리스마스 파티' 때는 유인석 전 대표가 '술집 마담'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경찰이 이번 구속영장에서 승리 혐의에 승리 본인의 성매매를 추가한 것도, "승리가 성매매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승리 측은 "성매매 알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맞섰다. 그리고 설령 알고 있었다고 해도, 성매매 알선은 벌금형이지 구속될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매매 알선이 직업인기업형 포주 정도는 돼야 구속 사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경제공동체인 승리·유인석, 5억 원 넘게 횡령"…"승리, 정당한 대가 받은 것"

사실상 구속 여부를 판가름한 것은 '성매매 알선'보다 '횡령' 혐의에 대한 판단이었다. 형법상 횡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횡령 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게 되면 특경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가 클럽 '버닝썬'에서 각각 2억 6천여만 원을 빼돌렸다고 봤다. 합치면 5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함께 유리홀딩스를 세운 승리와 유 전 대표가 '경제공동체'라고 봤을 때 특경법 적용이 가능해진다.

승리 측은 클럽 '버닝썬'에서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받은 돈이 정당한 대가였다고 주장했다. 클럽 '버닝썬'에 몽키뮤지엄 존'이 있었고, 승리가 그곳에서 일주일에 한 차례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중화권에서도 몽키뮤지엄이라는 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유리홀딩스는 이들로부터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클럽 '버닝썬'의 주요 고객들은 승리를 보기 위해 오는 중국인들이었기 때문에 승리가 받은 돈은 더욱더 정당한 대가였다고 강조했다.


승리의 심문이 끝난 후에는 유인석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됐다. 이 심문에는 유 전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 씨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 7분, 심문을 끝낸 승리와 유 전 대표는 함께 중랑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날 밤늦게 법원은 승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승리는 석방돼 귀가했다. 승리의 반성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아직 싸늘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승리가, 판사님께…“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 입력 2019-05-16 16:30:19
    • 수정2019-05-16 16:30:41
    취재후·사건후
14일 진행된 승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한 시간 20여 분의 심문이 끝나고 신종열 부장판사가 승리에게 마지막 심경을 물었다. 승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국민들에게 저의 잘못된 행동은 사죄드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해가 있는 부분들은 풀어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잘못된 행동들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종열 부장판사는 이날 밤늦게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승리가 또 '승리'했다"며 여론은 들끓고 있다.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신 부장판사의 영장기각 사유를 뜯어봤다.


■ 승리 측, 영장실질심사에서 105쪽짜리 의견서 제출

14일 오전 10시쯤, 가수 승리가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검은 정장을 입고 굳은 표정의 승리는 법정을 향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어서 오전 10시 20분쯤, 승리의 동업자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가 법원으로 들어왔다. 유 전 대표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오전 10시 반, 승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시작됐다. 심문에 참여한 사건 관계자에 따르면 승리 측은 105쪽짜리 의견서를 냈다. 이 의견서의 상당 부분은 횡령 혐의를 다투는 데 할애됐고, 경찰의 수사가 충분히 이뤄져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주장도 담겼다고 한다.


■"승리가 12번 성매매 알선"…"승리는 몰랐고 구속 사안도 아냐"

경찰 수사에 따르면, 승리가 관여된 성매매 알선은 크게 3번이다. ①최초 보도됐던 클럽 '아레나'에서의 이른바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②일본인 재력가 일행을 서울로 불러 열었던 '크리스마스 파티' ③휴대전화 단체대화방 일행에게 보낸 '선물(성매매 여성)' 가 그것이다.

경찰은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10회 안팎의 성매매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성매매 횟수를 모두 따져보면 12회 정도가 된다.

경찰은 12차례의 성매매를 승리가 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승리가 알았고, '크리스마스 파티' 때는 유인석 전 대표가 '술집 마담'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경찰이 이번 구속영장에서 승리 혐의에 승리 본인의 성매매를 추가한 것도, "승리가 성매매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승리 측은 "성매매 알선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맞섰다. 그리고 설령 알고 있었다고 해도, 성매매 알선은 벌금형이지 구속될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매매 알선이 직업인기업형 포주 정도는 돼야 구속 사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 "경제공동체인 승리·유인석, 5억 원 넘게 횡령"…"승리, 정당한 대가 받은 것"

사실상 구속 여부를 판가름한 것은 '성매매 알선'보다 '횡령' 혐의에 대한 판단이었다. 형법상 횡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횡령 금액이 5억 원을 초과하게 되면 특경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가 클럽 '버닝썬'에서 각각 2억 6천여만 원을 빼돌렸다고 봤다. 합치면 5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함께 유리홀딩스를 세운 승리와 유 전 대표가 '경제공동체'라고 봤을 때 특경법 적용이 가능해진다.

승리 측은 클럽 '버닝썬'에서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받은 돈이 정당한 대가였다고 주장했다. 클럽 '버닝썬'에 몽키뮤지엄 존'이 있었고, 승리가 그곳에서 일주일에 한 차례 공연을 했다는 것이다.

중화권에서도 몽키뮤지엄이라는 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유리홀딩스는 이들로부터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클럽 '버닝썬'의 주요 고객들은 승리를 보기 위해 오는 중국인들이었기 때문에 승리가 받은 돈은 더욱더 정당한 대가였다고 강조했다.


승리의 심문이 끝난 후에는 유인석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됐다. 이 심문에는 유 전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 씨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 7분, 심문을 끝낸 승리와 유 전 대표는 함께 중랑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날 밤늦게 법원은 승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승리는 석방돼 귀가했다. 승리의 반성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아직 싸늘하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