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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윽박지르고 유도신문…경찰, 외국인노동자 ‘강압 수사’
입력 2019.05.17 (21:01) 수정 2019.05.17 (22:2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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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윽박지르고 유도신문…경찰, 외국인노동자 ‘강압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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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7일)은 탐사K로 시작하겠습니다.

피해액만 117억 원, 180만 리터의 기름이 불타 사라졌던 경기도 고양 저유소 폭발 사건, 기억하시죠?

당시 풍등을 날린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체포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중실화, 그러니까 불이 날 것을 알고도 풍등을 날리고, 불이 난 뒤에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였습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당시 피의자 신문 영상을 단독 입수했는데, 분석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경찰이 '중실화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피의자 인권을 침해하고 강압 수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연관기사]
[탐사K] 저유소, 이미 시한폭탄 상태였다…진짜 범인은?
[탐사K] “물증 부족에 강압수사”…폭발 원인 재조사 불가피

[리포트]

폭발 하루 만에 긴급 체포된 27살 디무두 씨는 곧바로 경기 고양경찰서로 압송됩니다.

경찰이 직접 녹화한 피의자 진술 녹화 영상입니다.

짜증 내듯 질문을 던지고,

["영어 하지 말고 읽어보고 하란 말이에요. 여태까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에요 이거!"]

모르겠다는 답변이 나오자 윽박을 지릅니다.

["만지지 말고! 이 사람아! 묻는 것만 답변하란 말이에요. 모르면 모른다고..."]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추궁합니다.

["그곳(저유소)에 불이 나면 한마디로 X 된다라는 표현 아냐? 알아요? 디무두? 한마디로 X 된다. 알아요?"]

유도신문으로 자백을 받으려다 변호사의 항의를 받습니다.

[경찰 : "너만 모르냐 이거야. 이미 진술을 확보했다고. (지금 진술 확보 다 하셨다는데 모든 사람 다?) 아니죠. 그런 진술을 확보했다는... (그러면 질문이 유도신문 아닙니까?)"]

사건 송치를 앞둔 마지막 네 번째 조사.

풍등을 날린 위치를 거짓말했다며 소리를 지르자 피의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경찰 : "누가 시켰어! (시키는 사람 없어요.) 어디서 가지고 왔어. 풍등! 어디서 날렸어?"]

흥분한 경찰을 오히려 변호사가 말릴 정도입니다.

[경찰 : "기초적인 기초적인 지식이란 말이지. (흥분하지 마시고...)"]

핵심 혐의에 대해 자백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10초만 더 봤으면 돼. 10초. 진짜 눈알만 돌렸어도 보인단 말이야! 이거 보고도 지금 강제추방 당할까 봐 무서워서 거짓말한 거 아니에요? (아니요...)"]

[디무두/저유소 폭발 피의자 : "((경찰이) 거짓말이라고 얘기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어요?) 무서웠어요. 진짜로 얘기해도 안 믿으니까... 혼자 걱정했어요."]

이날 하루 9시간 진행된 조사에서 경찰이 거짓말이라며 피의자를 압박한 것만 84차례입니다.

휴식 시간 경찰들이 나눈 대화에는 결과에 만족하는 듯한 내용이 고스란히 녹화됐습니다.

["잘 되고 있잖아? (확실하게 알고 있구나 그런 것만 지가 사실대로 얘기하지.) 그니까... 다 녹음돼. 아이씨! 거짓말하게 내버려 둬."]

하지만 이런 조사 과정은 대부분 빠지거나 순화된 채 조서가 작성돼 검찰에 넘겨졌고 검찰은 현재 기소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혼자 있었다? 명백한 거짓말 그것도! 내가 자료를 안 보여주는 거야, 지금. 거짓말 계속하라고!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사실대로!"]

[황세훈/변호사 : "비속어를 저렇게 쓰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말이 안 되는 거고, 자백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거 말고는 (경찰) 스스로 입증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하니까."]

경찰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해당 경찰관/음성변조 : "만약에 이 부분이 잘못된 게 맞다라고 하면 제가 감수해야죠. 제가 감수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되겠죠. 그러나 사회적 평가가 선행되기 전에 전국의 모든 경찰관이 정말로 제대로 된 추궁을 할 수 있겠느냐..."]

비록 피의자와 변호사가 신문조서에 서명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의 강압 수사와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 [탐사K] 윽박지르고 유도신문…경찰, 외국인노동자 ‘강압 수사’
    • 입력 2019.05.17 (21:01)
    • 수정 2019.05.17 (22:23)
    뉴스 9
[탐사K] 윽박지르고 유도신문…경찰, 외국인노동자 ‘강압 수사’
[앵커]

오늘(17일)은 탐사K로 시작하겠습니다.

피해액만 117억 원, 180만 리터의 기름이 불타 사라졌던 경기도 고양 저유소 폭발 사건, 기억하시죠?

당시 풍등을 날린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체포돼 조사를 받았습니다.

중실화, 그러니까 불이 날 것을 알고도 풍등을 날리고, 불이 난 뒤에도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였습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당시 피의자 신문 영상을 단독 입수했는데, 분석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경찰이 '중실화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피의자 인권을 침해하고 강압 수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연관기사]
[탐사K] 저유소, 이미 시한폭탄 상태였다…진짜 범인은?
[탐사K] “물증 부족에 강압수사”…폭발 원인 재조사 불가피

[리포트]

폭발 하루 만에 긴급 체포된 27살 디무두 씨는 곧바로 경기 고양경찰서로 압송됩니다.

경찰이 직접 녹화한 피의자 진술 녹화 영상입니다.

짜증 내듯 질문을 던지고,

["영어 하지 말고 읽어보고 하란 말이에요. 여태까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에요 이거!"]

모르겠다는 답변이 나오자 윽박을 지릅니다.

["만지지 말고! 이 사람아! 묻는 것만 답변하란 말이에요. 모르면 모른다고..."]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추궁합니다.

["그곳(저유소)에 불이 나면 한마디로 X 된다라는 표현 아냐? 알아요? 디무두? 한마디로 X 된다. 알아요?"]

유도신문으로 자백을 받으려다 변호사의 항의를 받습니다.

[경찰 : "너만 모르냐 이거야. 이미 진술을 확보했다고. (지금 진술 확보 다 하셨다는데 모든 사람 다?) 아니죠. 그런 진술을 확보했다는... (그러면 질문이 유도신문 아닙니까?)"]

사건 송치를 앞둔 마지막 네 번째 조사.

풍등을 날린 위치를 거짓말했다며 소리를 지르자 피의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합니다.

[경찰 : "누가 시켰어! (시키는 사람 없어요.) 어디서 가지고 왔어. 풍등! 어디서 날렸어?"]

흥분한 경찰을 오히려 변호사가 말릴 정도입니다.

[경찰 : "기초적인 기초적인 지식이란 말이지. (흥분하지 마시고...)"]

핵심 혐의에 대해 자백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10초만 더 봤으면 돼. 10초. 진짜 눈알만 돌렸어도 보인단 말이야! 이거 보고도 지금 강제추방 당할까 봐 무서워서 거짓말한 거 아니에요? (아니요...)"]

[디무두/저유소 폭발 피의자 : "((경찰이) 거짓말이라고 얘기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어요?) 무서웠어요. 진짜로 얘기해도 안 믿으니까... 혼자 걱정했어요."]

이날 하루 9시간 진행된 조사에서 경찰이 거짓말이라며 피의자를 압박한 것만 84차례입니다.

휴식 시간 경찰들이 나눈 대화에는 결과에 만족하는 듯한 내용이 고스란히 녹화됐습니다.

["잘 되고 있잖아? (확실하게 알고 있구나 그런 것만 지가 사실대로 얘기하지.) 그니까... 다 녹음돼. 아이씨! 거짓말하게 내버려 둬."]

하지만 이런 조사 과정은 대부분 빠지거나 순화된 채 조서가 작성돼 검찰에 넘겨졌고 검찰은 현재 기소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혼자 있었다? 명백한 거짓말 그것도! 내가 자료를 안 보여주는 거야, 지금. 거짓말 계속하라고!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사실대로!"]

[황세훈/변호사 : "비속어를 저렇게 쓰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말이 안 되는 거고, 자백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거 말고는 (경찰) 스스로 입증하기 어렵다고 생각을 하니까."]

경찰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해당 경찰관/음성변조 : "만약에 이 부분이 잘못된 게 맞다라고 하면 제가 감수해야죠. 제가 감수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되겠죠. 그러나 사회적 평가가 선행되기 전에 전국의 모든 경찰관이 정말로 제대로 된 추궁을 할 수 있겠느냐..."]

비록 피의자와 변호사가 신문조서에 서명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의 강압 수사와 인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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