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단독] “10년 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들에게 성폭행 당했다”

입력 2019.05.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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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3월 21일 새벽, 서울 압구정동 거리.

27살 유 모 씨는 술을 마시고 콜택시를 기다리다 한 남성과 마주쳤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집을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제가 거부를 했죠. 건너편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음료를 사가지고 오면서 저한테 건네줬어요. 그러고 나서 기억이 없어요."]

몇 시간 뒤 유 씨가 눈을 떠보니 서울 중곡동의 모텔 방 안,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남성이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성행위를 하고 있었죠. 그때 어두운데도 윤곽이 보였으니까 눈을 같이 마주쳤었죠."]

유 씨는 화장실 안으로 몸을 피했고, 이 남성은 급하게 모텔을 빠져나갔습니다.

유 씨 지갑에 있던 수표와 현금 등 수십만 원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유 씨의 수표를 쓰던 한 남성이 붙잡혔는데, 성폭행이 있던 날 새벽 거리에서 마주친 남성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이 모 씨였습니다.

조사 결과 이 씨가 모텔로 데려가 먼저 유 씨를 성폭행했고, 친구인 또 다른 국가대표 김 모 씨를 불러 유 씨를 성폭행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최종 판단은 2명 모두 '기소유예',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들이 초범이고 우발적 범행이라는 판단과 함께,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하며 제출한 탄원서 등이 기소하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유 씨는 합의서를 써주면 단지 처벌 수준이 낮아지는 정도로만 알았지, 아예 처벌조차 받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상대 변호사가) '합의를 봐도 죄를 받는다니까?'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처벌받을 줄 알았는데, 억장이 무너졌죠."]

뒤늦게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된 유 씨는 다시 정신적 고통을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호소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했어요. 왜냐면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에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고…."]

이 씨와 김 씨는 지금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가해자 측은 1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에 반발하면서도 할 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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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막뉴스] [단독] “10년 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들에게 성폭행 당했다”
    • 입력 2019-05-19 22: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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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3월 21일 새벽, 서울 압구정동 거리.

27살 유 모 씨는 술을 마시고 콜택시를 기다리다 한 남성과 마주쳤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집을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제가 거부를 했죠. 건너편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음료를 사가지고 오면서 저한테 건네줬어요. 그러고 나서 기억이 없어요."]

몇 시간 뒤 유 씨가 눈을 떠보니 서울 중곡동의 모텔 방 안, 그리고 전혀 모르는 남성이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성행위를 하고 있었죠. 그때 어두운데도 윤곽이 보였으니까 눈을 같이 마주쳤었죠."]

유 씨는 화장실 안으로 몸을 피했고, 이 남성은 급하게 모텔을 빠져나갔습니다.

유 씨 지갑에 있던 수표와 현금 등 수십만 원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유 씨의 수표를 쓰던 한 남성이 붙잡혔는데, 성폭행이 있던 날 새벽 거리에서 마주친 남성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이 모 씨였습니다.

조사 결과 이 씨가 모텔로 데려가 먼저 유 씨를 성폭행했고, 친구인 또 다른 국가대표 김 모 씨를 불러 유 씨를 성폭행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최종 판단은 2명 모두 '기소유예',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들이 초범이고 우발적 범행이라는 판단과 함께,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하며 제출한 탄원서 등이 기소하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유 씨는 합의서를 써주면 단지 처벌 수준이 낮아지는 정도로만 알았지, 아예 처벌조차 받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상대 변호사가) '합의를 봐도 죄를 받는다니까?'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처벌받을 줄 알았는데, 억장이 무너졌죠."]

뒤늦게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된 유 씨는 다시 정신적 고통을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호소했습니다.

[피해 여성/음성변조 :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했어요. 왜냐면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에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고…."]

이 씨와 김 씨는 지금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가해자 측은 1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에 반발하면서도 할 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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