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확장에 터 잃게될 ‘150년 팽나무’

입력 2019.05.20 (07:40) 수정 2019.05.2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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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비자림로 공사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논란이 됐었죠.

그런데 이 도로 확장 공사로 100년 넘은 팽나무가 터를 잃게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유용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체 길이 2.94km의 비자림로 확장 공사.

전체 3개 확장 구간 가운데 2구간과 3구간 경계에 팽나무 한 그루가 터를 잡고 있습니다.

웅장한 풍채를 자랑하는 이 팽나무는 수령이 150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현재 공사계획대로라면 이 나무가 있는 자리는 도로에 포함돼 사라지게 됩니다.

[김순애/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 : "도청에서는 처음에는 이 나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담당 공무원은 농담처럼 '그거 벨 건데요'라고 그랬어요."]

활동가들의 문제 제기에 제주도에서는 현장 조사를 거쳤고, 옮겨 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 관계자/음성변조 : "조사를 했어요, 전 구간을. 그것도 직접 다 들어가서 (조사했고요). 이식할 나무들은 끈으로 다 묶어서 표시한 다음 그 나무들은 제외하고 벌채를 한 겁니다."]

이식 대상에는 팽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와 산뽕나무 등 184그루가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년 전 중앙차로 공사과정에 이식된 제주여고 앞 구실잣밤나무 등의 사례를 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김찬수/제주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 : "그저 살아있는 정도로만 관리한다면 그 의미가 굉장히 적다. (유럽의 경우) 건축할 때도 그러한 나무가 존재하는 거 자체를 어떤 변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정적인 상황으로 놓고 설계를 하거든요."]

도로 공사 때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진행돼온 나무 이식, 이제는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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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자림로 확장에 터 잃게될 ‘150년 팽나무’
    • 입력 2019-05-20 07:55:28
    • 수정2019-05-20 08: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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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비자림로 공사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논란이 됐었죠.

그런데 이 도로 확장 공사로 100년 넘은 팽나무가 터를 잃게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유용두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체 길이 2.94km의 비자림로 확장 공사.

전체 3개 확장 구간 가운데 2구간과 3구간 경계에 팽나무 한 그루가 터를 잡고 있습니다.

웅장한 풍채를 자랑하는 이 팽나무는 수령이 150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현재 공사계획대로라면 이 나무가 있는 자리는 도로에 포함돼 사라지게 됩니다.

[김순애/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 : "도청에서는 처음에는 이 나무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담당 공무원은 농담처럼 '그거 벨 건데요'라고 그랬어요."]

활동가들의 문제 제기에 제주도에서는 현장 조사를 거쳤고, 옮겨 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 관계자/음성변조 : "조사를 했어요, 전 구간을. 그것도 직접 다 들어가서 (조사했고요). 이식할 나무들은 끈으로 다 묶어서 표시한 다음 그 나무들은 제외하고 벌채를 한 겁니다."]

이식 대상에는 팽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와 산뽕나무 등 184그루가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년 전 중앙차로 공사과정에 이식된 제주여고 앞 구실잣밤나무 등의 사례를 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냅니다.

[김찬수/제주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 : "그저 살아있는 정도로만 관리한다면 그 의미가 굉장히 적다. (유럽의 경우) 건축할 때도 그러한 나무가 존재하는 거 자체를 어떤 변수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고정적인 상황으로 놓고 설계를 하거든요."]

도로 공사 때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진행돼온 나무 이식, 이제는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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