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블리’의 몰락…SNS 마켓 명암

입력 2019.05.21 (08:13) 수정 2019.05.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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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시는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팬미팅 현장입니다.

팬들 환호에 둘러싸인 주인공은 바로 임지현 씬데요,

'누구지?' 하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상에선 '임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연예인급 인기를 누려 온 쇼핑몰 운영자입니다.

6년 전인터넷 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임 씨는 소위 '스타일 좋은 언니'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자신이 입고 먹고 바르는 모든 일상을 공유하며 SNS 구독자를 80만 명까지 늘렸습니다.

그 덕에 화장품, 건강 식품으로 사세를 확장해 연 매출 천7백억 원대의 성공한 사업가로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습니다.

그런데 최근 임 씨 쇼핑몰 제품에서 잇따라 하자가 발생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시작은 호박즙이었습니다.

지난달 임블리에서 구입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글이 SNS에 올라온 겁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해당 소비자가 임블리 측에 문제를 제기하니,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은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발견된 한 개에 대해서만 교환을 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임 씨의 화장품 브랜드 여러 제품에서도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항의 글이 잇따랐지만 임 씨 측은 무대응 혹은 댓글 삭제와 같은 일방적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임 씨가 판매한 의류가 이른바 '명품'을 베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랩도 잘하는 사람의 것을 따라하다 보면 닮아가지 않냐”는 답변을 내놔 소비자들을 아연케 했습니다.

급기야임 씨 사업체에 관한 제보들을 모아 올리는 SNS 계정이 생겨나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업체측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임 씨 남편 박준성 씨가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준성/부건에프엔씨 대표 : "걱정을 끼쳐 드리고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임지현 상무는 고객 여러분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임지현 씨처럼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 공간에서는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있습니다.

말그대로 1인 1마켓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본인만의 이미지만 있으면 별도의 광고 비용이나 게재 비용 없이도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임블리의 성공 이후 이런 SNS 마켓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SNS 팔이' '인쇼' (인스타그램 쇼핑)와 같이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SNS에 '마켓'이라고 검색하면, 의류부터 액세서리,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나타납니다.

주로 댓글을 달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손쉽게 물건을 사고 팝니다.

하지만, 그만큼 문제도 자주 발생합니다.

사진과 다른 물건이 오거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을 받는 경우 등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SNS 상거래 피해 상담은 3천 3백여 건에 달하는데요.

쇼핑 이용자 10명 가운데 3명 꼴로 제품 불량, 환불 거부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켓 운영이 중단됐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하소연도 끊이지 않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성열홍/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교수 : "(인플루언서들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해서 마케팅을 전개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게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SNS 마켓 대부분이 통신판매업으로 신고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로 운영되다 보니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피해를 줄이려면 SNS 마켓이 사업자등록을 마친 정식 유통업체인지는 꼭 확인을 해야 합니다.

이른바 ‘호박즙 곰팡이’로 촉발된 임블리 사태는 변화된 유통 구조와 그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SNS 매체가 소통의 장을 넘어서 ‘산업의 장’으로 변화한 상황에서 소비자를 보호할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 이번 임블리 사태가 남긴 시사점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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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블리’의 몰락…SNS 마켓 명암
    • 입력 2019-05-21 08:17:34
    • 수정2019-05-21 09:28:12
    아침뉴스타임
지금 보시는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팬미팅 현장입니다.

팬들 환호에 둘러싸인 주인공은 바로 임지현 씬데요,

'누구지?' 하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상에선 '임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연예인급 인기를 누려 온 쇼핑몰 운영자입니다.

6년 전인터넷 의류 쇼핑몰로 시작한 임 씨는 소위 '스타일 좋은 언니'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자신이 입고 먹고 바르는 모든 일상을 공유하며 SNS 구독자를 80만 명까지 늘렸습니다.

그 덕에 화장품, 건강 식품으로 사세를 확장해 연 매출 천7백억 원대의 성공한 사업가로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습니다.

그런데 최근 임 씨 쇼핑몰 제품에서 잇따라 하자가 발생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시작은 호박즙이었습니다.

지난달 임블리에서 구입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글이 SNS에 올라온 겁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해당 소비자가 임블리 측에 문제를 제기하니,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은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발견된 한 개에 대해서만 교환을 해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임 씨의 화장품 브랜드 여러 제품에서도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항의 글이 잇따랐지만 임 씨 측은 무대응 혹은 댓글 삭제와 같은 일방적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임 씨가 판매한 의류가 이른바 '명품'을 베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랩도 잘하는 사람의 것을 따라하다 보면 닮아가지 않냐”는 답변을 내놔 소비자들을 아연케 했습니다.

급기야임 씨 사업체에 관한 제보들을 모아 올리는 SNS 계정이 생겨나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업체측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업체 대표를 맡고 있는 임 씨 남편 박준성 씨가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준성/부건에프엔씨 대표 : "걱정을 끼쳐 드리고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임지현 상무는 고객 여러분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임지현 씨처럼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 공간에서는 자신의 유명세를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있습니다.

말그대로 1인 1마켓의 시대가 열린 것이죠 본인만의 이미지만 있으면 별도의 광고 비용이나 게재 비용 없이도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임블리의 성공 이후 이런 SNS 마켓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SNS 팔이' '인쇼' (인스타그램 쇼핑)와 같이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SNS에 '마켓'이라고 검색하면, 의류부터 액세서리,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나타납니다.

주로 댓글을 달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식으로 손쉽게 물건을 사고 팝니다.

하지만, 그만큼 문제도 자주 발생합니다.

사진과 다른 물건이 오거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을 받는 경우 등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SNS 상거래 피해 상담은 3천 3백여 건에 달하는데요.

쇼핑 이용자 10명 가운데 3명 꼴로 제품 불량, 환불 거부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켓 운영이 중단됐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하소연도 끊이지 않습니다.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성열홍/홍익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교수 : "(인플루언서들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해서 마케팅을 전개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게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상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SNS 마켓 대부분이 통신판매업으로 신고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로 운영되다 보니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피해를 줄이려면 SNS 마켓이 사업자등록을 마친 정식 유통업체인지는 꼭 확인을 해야 합니다.

이른바 ‘호박즙 곰팡이’로 촉발된 임블리 사태는 변화된 유통 구조와 그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SNS 매체가 소통의 장을 넘어서 ‘산업의 장’으로 변화한 상황에서 소비자를 보호할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 이번 임블리 사태가 남긴 시사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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