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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면허 위기 ‘에어 프레미아’…대표 사임까지 무슨 일이?
입력 2019.05.21 (17:36) 수정 2019.05.21 (17:38) 취재K
[취재K] 면허 위기 ‘에어 프레미아’…대표 사임까지 무슨 일이?
면허 두 달 만에 대표 사임…뒤숭숭한 '에어 프레미아'

"그래서 김종철 대표님은 쫓겨난 건가요?" 기자의 질문에 에어프레미아 김모 홍보실장의 답은 모호했다. "대표이사를 쫓아낼 수는 없고 사표 쓰신 거죠. 본인이 사임서를 냈는데요."

재차 물었다. "김 대표님이 자진해서 회사를 나가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경영진에게 쫓겨나신 것인지 궁금해서요." 이런 답이 돌아왔다. "김종철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는 전 직원들이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납득이 안 가는 답변이었다. "김종철 대표의 정당한 업무 추진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이00, 금00, 김00 이사를 등기이사에서 제외해야만 회사가 제자리를 찾는다"는 내용의 사내 성명에 이름을 올렸던 김 실장이었다. 지난달에 김종철 대표의 사임을 반대하던 그가 한 달 만에 입장을 반대로 바꾼 것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면허 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지 막 두 달이 지난 신생 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시끌시끌하다.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타고난 전략가' 홍보했지만…각자대표 전환 뒤 전격 사임





"항공기 단일화 전략과 현장 중심의 소통 경영, 사전 예방 정비로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만들어낸 인물.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한 훌륭한 인품뿐만 아니라 타고난 전략가."


지금도 에어프레미아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김종철 전 대표에 대한 소개 문구다. 김 대표가 사임한 지 20일이 다 돼 가지만, 홈페이지는 그대로였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항공업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제주항공을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 제주항공이 LCC 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오를 수 있었던 데는 김 전 대표의 경영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항공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종철 대표가 에어프레미아를 경영한다고 하니까 다른 항공사들이 긴장했죠. 항공업계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하기 때문에 정비사나 기장들이 김 대표 따라서 이직할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김 대표랑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한 직원들도 있었고요."

에어프레미아의 운항본부장 임 모 씨 역시 김종철 전 대표를 따라 에어프레미아에 발을 들인 경우다. 임 씨는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유일한 조종사 출신 직원이다. 이밖에 상당수의 임원과 직원들도 김 대표를 따라 에어프레미아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함께 LCC 면허를 받은 항공사 3곳 가운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항공'은 강원과 청주라는 지역 기반을 둔 항공사다. 지역 기반이 없는 에어프레미아가 항공면허를 딸 수 있었던 배경은 '중장거리 중심의 차별화된 저가항공사'라는 사업 비전이었다. 이는 김종철 전 대표의 구상이기도 했다.

국토부도 김 전 대표가 세운 비전과 경영능력을 높게 인정해 항공면허를 내줬다는 게 항공업계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김종철 전 대표는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 측에 문서로 정해진 김 대표의 사직서에는 "본인이 뜻했던 항공사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의로 나갔나, 쫓겨났나…경영권 분쟁 표면화


에어프레미아의 주요 임직원들과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김종철 대표는 자진해서 물러났다기보다 다른 경영진들에 의해 사실상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은 이 같은 정황을 보여주는 여러 내부 문서들을 입수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김종철 전 대표가 사임 전인 4월 21일 이사들에게 보낸 메일이다. 이 메일에는 당시 극한 갈등으로 치닫던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종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심주엽 대표와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되기 직전이다.

김 대표는 메일에서 "대표이사 변경은 면허취소 사유가 된다고 누누이 경고했지만, 이 같은 위태로운 행위를 저지른 이사들의 판단력과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운을 띄웠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직무를 충실히 해왔고 아무런 비위나 위법행위를 저지른 바가 없기 때문에 각자대표 선임은 초기 창업자들의 신뢰를 깨는 행위이자 본인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표로 새로 선임된 심주엽 이사에 대해서 "항공 운송업의 경영에 대해 아무런 전문 경험이나 지식이 없을 뿐 아니라 시리즈 비 투자(신규투자)가 들어올 경우 차액을 취하고 투자지분을 양도하고 떠날 자"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와 약속이 달라져서 에어프레미아의 기장과 직원들이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동요하고 있다"면서 "각자 대표 선임을 취소하고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경고'는 허언이 아니었다. 다음날인 22일 초기 투자자인 기장 3명이 투자 지분을 회수하고 예정됐던 입사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 모 기장 등 3명은 "각자대표 체제는 사업면허 취소의 가능성은 물론 운항증명 취득에도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초기 투자자와 합류하기로 한 운항 승무원들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어프레미아 측은 "주주와 등기이사들이 볼 때는 경영상의 난맥상이 심각한 상황이었고, 김 전 대표 체제로 계속 가다가는 회사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종철 대표에게 대외업무와 운항증명 획득 등 일부 업무를 맡기고, 다른 각자대표가 재무와 투자 업무를 맡은 식으로 업무를 나누려고 했는데 김 대표가 단독대표가 아니면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사의를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등의 씨앗'된 항공기 엔진…사사건건 대립

에어프레미아 갈등이 시작된 건, 지난해 10월 제기된 도입 예정 항공기 엔진 리스 문제부터였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보잉 787-9 신형 항공기 등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김종철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은 '롤스로이스'의 엔진을 '리스' 형태로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롤스로이스의 일부 항공엔진은 결함으로 인한 사고 논란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롤스로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 엔진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 787에 들어가는 Trent 1000엔진의 경우 엔진 블레이드 부식 등의 결함이 나타나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다른 이사들은 결함 발생 시 롤스로이스 측이 대체 항공기를 임대해주는 조건을 제시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김 대표는 대체 항공기로 운항했을 경우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좌석간격이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결론은 김종철 대표의 패배이자 다수 이사들의 승리였다. 에어프레미아 내부 관계자는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다수 이사들이 안전과 신뢰도를 우선시했던 김종철 대표를 배임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공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김 대표와 다수 이사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다수이사들은 마곡 사옥 추진과 IT시스템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김 대표는 이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이 같은 갈등은 결국 이사회의 '김종철 패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9일 이사회가 심주엽 이사를 대표로 추가 선임하면서 에어프레미아는 김종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심주엽, 김종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각자대표 체제는 대표 가운데 한 명의 결재만 있어도 모든 경영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결국, 김종철 대표의 동의 없이도 다수 이사들이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무렵 다수 이사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에어프레미아 구조개편안을 보면, "김종철 대표의 업무를 대언론 및 국토부 대관 업무, 경영자문으로 국한하며 이를 제외한 모든 업무는 신규 선임될 2명의 부사장에게 최종 결재권한을 위임한다"고 되어있다.

에어프레미아 내부 관계자는 "김종철 대표의 비전으로 만들어진 항공사인데 다수이사들이 대표의 모든 권한을 빼앗고 허수아비 대표로 만든 셈"이라면서 "제 발로 나갈 수밖에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김 대표를 쫓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대표이사 변경과는 상관없이 운항증명(AOC)을 위한 준비는 아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중에 국토부에 변경면허심사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면허' 기다리는 국토교통부의 선택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변경면허 신청이 들어오면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원론적인 태도만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변경면허 심사 결과로 나올 수 있는 '면허 취소'나 '면허유지'라는 두 가지 결론 모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면허 취소가 되면 처음부터 면허심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면허가 유지되면 에어프레미아의 내부 경영권 분쟁을 봐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변경면허 심사 시 새 대표가 적절한 인물인지 국토부가 판단하겠지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대표이사 변경만으로 면허취소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인력 이탈이 있을 경우 면허발급 시 제시한 요건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면허취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법학 교수는 "지난 3월 에어프레미아 등 LCC 3개 업체에 대해 면허를 내줄 때부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항공사 3개 업체 모두 안착할 수 있을지 시장의 우려가 컸다"면서 "면허가 유지되더라도 운항증명 과정이나 운수권 배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 [취재K] 면허 위기 ‘에어 프레미아’…대표 사임까지 무슨 일이?
    • 입력 2019.05.21 (17:36)
    • 수정 2019.05.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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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면허 위기 ‘에어 프레미아’…대표 사임까지 무슨 일이?
면허 두 달 만에 대표 사임…뒤숭숭한 '에어 프레미아'

"그래서 김종철 대표님은 쫓겨난 건가요?" 기자의 질문에 에어프레미아 김모 홍보실장의 답은 모호했다. "대표이사를 쫓아낼 수는 없고 사표 쓰신 거죠. 본인이 사임서를 냈는데요."

재차 물었다. "김 대표님이 자진해서 회사를 나가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경영진에게 쫓겨나신 것인지 궁금해서요." 이런 답이 돌아왔다. "김종철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는 전 직원들이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납득이 안 가는 답변이었다. "김종철 대표의 정당한 업무 추진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이00, 금00, 김00 이사를 등기이사에서 제외해야만 회사가 제자리를 찾는다"는 내용의 사내 성명에 이름을 올렸던 김 실장이었다. 지난달에 김종철 대표의 사임을 반대하던 그가 한 달 만에 입장을 반대로 바꾼 것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면허 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지 막 두 달이 지난 신생 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가 시끌시끌하다.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타고난 전략가' 홍보했지만…각자대표 전환 뒤 전격 사임





"항공기 단일화 전략과 현장 중심의 소통 경영, 사전 예방 정비로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만들어낸 인물. 모든 구성원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한 훌륭한 인품뿐만 아니라 타고난 전략가."


지금도 에어프레미아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김종철 전 대표에 대한 소개 문구다. 김 대표가 사임한 지 20일이 다 돼 가지만, 홈페이지는 그대로였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항공업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제주항공을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 제주항공이 LCC 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오를 수 있었던 데는 김 전 대표의 경영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항공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종철 대표가 에어프레미아를 경영한다고 하니까 다른 항공사들이 긴장했죠. 항공업계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하기 때문에 정비사나 기장들이 김 대표 따라서 이직할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김 대표랑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한 직원들도 있었고요."

에어프레미아의 운항본부장 임 모 씨 역시 김종철 전 대표를 따라 에어프레미아에 발을 들인 경우다. 임 씨는 현재 에어프레미아의 유일한 조종사 출신 직원이다. 이밖에 상당수의 임원과 직원들도 김 대표를 따라 에어프레미아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함께 LCC 면허를 받은 항공사 3곳 가운데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항공'은 강원과 청주라는 지역 기반을 둔 항공사다. 지역 기반이 없는 에어프레미아가 항공면허를 딸 수 있었던 배경은 '중장거리 중심의 차별화된 저가항공사'라는 사업 비전이었다. 이는 김종철 전 대표의 구상이기도 했다.

국토부도 김 전 대표가 세운 비전과 경영능력을 높게 인정해 항공면허를 내줬다는 게 항공업계 안팎의 평가다.

하지만 김종철 전 대표는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했다. 회사 측에 문서로 정해진 김 대표의 사직서에는 "본인이 뜻했던 항공사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의로 나갔나, 쫓겨났나…경영권 분쟁 표면화


에어프레미아의 주요 임직원들과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김종철 대표는 자진해서 물러났다기보다 다른 경영진들에 의해 사실상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은 이 같은 정황을 보여주는 여러 내부 문서들을 입수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김종철 전 대표가 사임 전인 4월 21일 이사들에게 보낸 메일이다. 이 메일에는 당시 극한 갈등으로 치닫던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종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심주엽 대표와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되기 직전이다.

김 대표는 메일에서 "대표이사 변경은 면허취소 사유가 된다고 누누이 경고했지만, 이 같은 위태로운 행위를 저지른 이사들의 판단력과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운을 띄웠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로서 직무를 충실히 해왔고 아무런 비위나 위법행위를 저지른 바가 없기 때문에 각자대표 선임은 초기 창업자들의 신뢰를 깨는 행위이자 본인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대표로 새로 선임된 심주엽 이사에 대해서 "항공 운송업의 경영에 대해 아무런 전문 경험이나 지식이 없을 뿐 아니라 시리즈 비 투자(신규투자)가 들어올 경우 차액을 취하고 투자지분을 양도하고 떠날 자"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와 약속이 달라져서 에어프레미아의 기장과 직원들이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동요하고 있다"면서 "각자 대표 선임을 취소하고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경고'는 허언이 아니었다. 다음날인 22일 초기 투자자인 기장 3명이 투자 지분을 회수하고 예정됐던 입사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 모 기장 등 3명은 "각자대표 체제는 사업면허 취소의 가능성은 물론 운항증명 취득에도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초기 투자자와 합류하기로 한 운항 승무원들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어프레미아 측은 "주주와 등기이사들이 볼 때는 경영상의 난맥상이 심각한 상황이었고, 김 전 대표 체제로 계속 가다가는 회사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종철 대표에게 대외업무와 운항증명 획득 등 일부 업무를 맡기고, 다른 각자대표가 재무와 투자 업무를 맡은 식으로 업무를 나누려고 했는데 김 대표가 단독대표가 아니면 일을 할 수 없다면서 사의를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등의 씨앗'된 항공기 엔진…사사건건 대립

에어프레미아 갈등이 시작된 건, 지난해 10월 제기된 도입 예정 항공기 엔진 리스 문제부터였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보잉 787-9 신형 항공기 등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김종철 대표를 제외한 다른 이사들은 '롤스로이스'의 엔진을 '리스' 형태로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롤스로이스의 일부 항공엔진은 결함으로 인한 사고 논란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롤스로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항공 엔진을 생산하는 주요 업체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 787에 들어가는 Trent 1000엔진의 경우 엔진 블레이드 부식 등의 결함이 나타나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다른 이사들은 결함 발생 시 롤스로이스 측이 대체 항공기를 임대해주는 조건을 제시해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김 대표는 대체 항공기로 운항했을 경우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좌석간격이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결론은 김종철 대표의 패배이자 다수 이사들의 승리였다. 에어프레미아 내부 관계자는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다수 이사들이 안전과 신뢰도를 우선시했던 김종철 대표를 배임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공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김 대표와 다수 이사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했다. 다수이사들은 마곡 사옥 추진과 IT시스템 구축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김 대표는 이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이 같은 갈등은 결국 이사회의 '김종철 패싱'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9일 이사회가 심주엽 이사를 대표로 추가 선임하면서 에어프레미아는 김종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심주엽, 김종철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각자대표 체제는 대표 가운데 한 명의 결재만 있어도 모든 경영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다. 결국, 김종철 대표의 동의 없이도 다수 이사들이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무렵 다수 이사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에어프레미아 구조개편안을 보면, "김종철 대표의 업무를 대언론 및 국토부 대관 업무, 경영자문으로 국한하며 이를 제외한 모든 업무는 신규 선임될 2명의 부사장에게 최종 결재권한을 위임한다"고 되어있다.

에어프레미아 내부 관계자는 "김종철 대표의 비전으로 만들어진 항공사인데 다수이사들이 대표의 모든 권한을 빼앗고 허수아비 대표로 만든 셈"이라면서 "제 발로 나갈 수밖에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김 대표를 쫓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대표이사 변경과는 상관없이 운항증명(AOC)을 위한 준비는 아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중에 국토부에 변경면허심사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면허' 기다리는 국토교통부의 선택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국토부는 여전히 변경면허 신청이 들어오면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원론적인 태도만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변경면허 심사 결과로 나올 수 있는 '면허 취소'나 '면허유지'라는 두 가지 결론 모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면허 취소가 되면 처음부터 면허심사가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면허가 유지되면 에어프레미아의 내부 경영권 분쟁을 봐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변경면허 심사 시 새 대표가 적절한 인물인지 국토부가 판단하겠지만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대표이사 변경만으로 면허취소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인력 이탈이 있을 경우 면허발급 시 제시한 요건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면허취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법학 교수는 "지난 3월 에어프레미아 등 LCC 3개 업체에 대해 면허를 내줄 때부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항공사 3개 업체 모두 안착할 수 있을지 시장의 우려가 컸다"면서 "면허가 유지되더라도 운항증명 과정이나 운수권 배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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