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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디스곡 성적 모욕 될까?…1심서는 ‘디스도 정도껏’
입력 2019.05.22 (07:00) 취재K
1심 법원, 여성 래퍼 '성적 모욕' 블랙넛에 유죄 선고
"상대방 디스는 힙합에선 일상적" vs "디스에도 도가 있다"
힙합 디스곡 성적 모욕 될까?…1심서는 ‘디스도 정도껏’
■'성적 모욕' 혐의 블랙넛 "힙합 음악에서는 용인되는 가사와 퍼포먼스"

노랫말과 무대 퍼포먼스로 여성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래퍼 블랙넛 (본명 김대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블랙넛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직접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가사와 퍼포먼스가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충분히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가사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노래에 담긴, 키디비에 대한 표현은 '디스'란 힙합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성적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심 재판부 "타인 인격권 침해…사회 통념상 용인 안 돼"

앞서 1심 재판부는 블랙넛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블랙넛이 자신의 곡에서 피해자를 지칭하는 성적 표현을 명시한 점, 저속한 성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지칭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블랙넛과 피해자 키디비가 아무런 개인적 친분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블랙넛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블랙넛은 문제가 된 곡 '인디고 차일드'에서 키디비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가사를 쓰고, 다른 미발매 곡에서는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지칭하는 등 잇따라 성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또 공연에서는 피해자의 이름이 나온 다음, 관객들에게 "과연 블랙넛은 어떤 여자랑 처음 잤을까요?"라며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런 블랙넛의 곡과 퍼포먼스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예술의 자유를 넘어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디스도 정도껏'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힙합 특수성' 인정된다면 혐의에 영향줄까?

항소심에서도 블랙넛 측은 '래퍼들 사이에서 서로 공격하는 문화가 일상적이어서 모욕적인 가사를 사용한 것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대중문화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대중문화 전문가가 블랙넛 측의 주장에 동의한다면,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까요?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만일 힙합이라는 문화가 상대에 대한 욕과 비하가 일상화된 문화로 인정되면, 같은 문화(힙합)에 속한 사람끼리는 허용될 수 있는 표현의 범위(디스)가 일반인보다는 더 넓게 인정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다만 재판부가 힙합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블랙넛의 가사가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한다면 성적 모욕인 점은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힙합이 어떤 문화이든, 이를 수단 삼아 상대에게 성적 모욕을 준 것 죄가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얘깁니다. 성적 모욕 논란에 휩싸인 힙합곡은 비단 블랙넛 뿐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강간과 성폭력을 소재로 삼은 여러 힙합곡이 발매돼 대중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유지하면, '힙합이라 문제없다'는 대중 음악계 관행에도 법적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 힙합 디스곡 성적 모욕 될까?…1심서는 ‘디스도 정도껏’
    • 입력 2019.05.22 (07:00)
    취재K
1심 법원, 여성 래퍼 '성적 모욕' 블랙넛에 유죄 선고
"상대방 디스는 힙합에선 일상적" vs "디스에도 도가 있다"
힙합 디스곡 성적 모욕 될까?…1심서는 ‘디스도 정도껏’
■'성적 모욕' 혐의 블랙넛 "힙합 음악에서는 용인되는 가사와 퍼포먼스"

노랫말과 무대 퍼포먼스로 여성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래퍼 블랙넛 (본명 김대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블랙넛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직접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그는 "가사와 퍼포먼스가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충분히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용인될 수 있는 가사와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노래에 담긴, 키디비에 대한 표현은 '디스'란 힙합 문화의 일부이기 때문에, 성적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심 재판부 "타인 인격권 침해…사회 통념상 용인 안 돼"

앞서 1심 재판부는 블랙넛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블랙넛이 자신의 곡에서 피해자를 지칭하는 성적 표현을 명시한 점, 저속한 성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지칭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블랙넛과 피해자 키디비가 아무런 개인적 친분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블랙넛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블랙넛은 문제가 된 곡 '인디고 차일드'에서 키디비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가사를 쓰고, 다른 미발매 곡에서는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지칭하는 등 잇따라 성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또 공연에서는 피해자의 이름이 나온 다음, 관객들에게 "과연 블랙넛은 어떤 여자랑 처음 잤을까요?"라며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런 블랙넛의 곡과 퍼포먼스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예술의 자유를 넘어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디스도 정도껏'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힙합 특수성' 인정된다면 혐의에 영향줄까?

항소심에서도 블랙넛 측은 '래퍼들 사이에서 서로 공격하는 문화가 일상적이어서 모욕적인 가사를 사용한 것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대중문화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대중문화 전문가가 블랙넛 측의 주장에 동의한다면,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줄까요?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만일 힙합이라는 문화가 상대에 대한 욕과 비하가 일상화된 문화로 인정되면, 같은 문화(힙합)에 속한 사람끼리는 허용될 수 있는 표현의 범위(디스)가 일반인보다는 더 넓게 인정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다만 재판부가 힙합의 특수성을 인정하더라도, 블랙넛의 가사가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한다면 성적 모욕인 점은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힙합이 어떤 문화이든, 이를 수단 삼아 상대에게 성적 모욕을 준 것 죄가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얘깁니다. 성적 모욕 논란에 휩싸인 힙합곡은 비단 블랙넛 뿐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강간과 성폭력을 소재로 삼은 여러 힙합곡이 발매돼 대중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유지하면, '힙합이라 문제없다'는 대중 음악계 관행에도 법적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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