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김태한 사장 영장 청구…‘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 삭제

입력 2019.05.22 (19:16) 수정 2019.05.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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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정황을 감추기 위해 벌인 증거인멸의 자세한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통화 내용과 보고 내역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빠짐없이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검찰은 오늘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사전 조치 결과를 통보한 지난해 5월.

당시 삼성 측은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임원들과 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증거인멸'을 결정합니다.

삼성 측이 민감하게 여긴 건 분식회계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개입 정황, 그 중에서도 특히 이재용 부회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삼성 측은 먼저 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에피스 재경팀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 전화에 영구 삭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삭제할 단어를 구체적으로 지정했습니다.

'JY'와 '부회장' 등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단어가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삼성 측은 또 공용폴더에서 관련 파일 2천1백여 개를 삭제했는데, 이 가운데 '부회장 통화결과'와 '부회장 보고'라는 제목의 폴더가 담겨 있었습니다.

검찰은 삭제된 자료로 미루어 볼 때 이재용 부회장이 분식회계 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보고는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윗선'의 개입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바이오 김태한 사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박모, 김모 부사장에 대해 증거인멸 지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2014년까지는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다는 삼성 측 주장을 뒤집는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삼성이 2011년 '콜옵션'에 대한 연도별 가치 평가가 고스란히 담긴 자료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었던 겁니다.

삼성은 이를 위해 우선 작성 시점과 주체를 변경하고,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핵심 내용을 모두 지운 뒤 '목차'까지 변경해 금감원에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오른팔이자 오늘 영장이 청구된 박 모 부사장 등의 직속 상관으로 증거인멸을 최종 지시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정현호 사장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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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바 김태한 사장 영장 청구…‘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 삭제
    • 입력 2019-05-22 19:24:18
    • 수정2019-05-22 2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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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정황을 감추기 위해 벌인 증거인멸의 자세한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통화 내용과 보고 내역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빠짐없이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검찰은 오늘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사전 조치 결과를 통보한 지난해 5월.

당시 삼성 측은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임원들과 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증거인멸'을 결정합니다.

삼성 측이 민감하게 여긴 건 분식회계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개입 정황, 그 중에서도 특히 이재용 부회장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삼성 측은 먼저 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에피스 재경팀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 전화에 영구 삭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삭제할 단어를 구체적으로 지정했습니다.

'JY'와 '부회장' 등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단어가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삼성 측은 또 공용폴더에서 관련 파일 2천1백여 개를 삭제했는데, 이 가운데 '부회장 통화결과'와 '부회장 보고'라는 제목의 폴더가 담겨 있었습니다.

검찰은 삭제된 자료로 미루어 볼 때 이재용 부회장이 분식회계 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보고는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같은 '윗선'의 개입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바이오 김태한 사장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박모, 김모 부사장에 대해 증거인멸 지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2014년까지는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다는 삼성 측 주장을 뒤집는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삼성이 2011년 '콜옵션'에 대한 연도별 가치 평가가 고스란히 담긴 자료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었던 겁니다.

삼성은 이를 위해 우선 작성 시점과 주체를 변경하고,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핵심 내용을 모두 지운 뒤 '목차'까지 변경해 금감원에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오른팔이자 오늘 영장이 청구된 박 모 부사장 등의 직속 상관으로 증거인멸을 최종 지시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정현호 사장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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