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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외환위기 오냐’고 물어봅니다!
입력 2019.05.23 (17:53) 취재K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외환위기 오냐’고 물어봅니다!
환율이 계속 오른다. 벌써 1,200원이다. 외국인들이 8일 연속 우리 주식을 팔아치운다. 갑 툭 튀라던가. 신문 기사에 ‘외환위기’가 튀어나온다.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물어본다. "또 외환위기 오는거냐?"

'외환위기’는 우리 금융 시장에서 ‘달러’가 마르는 현상이다. 간단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을 팔면서 자기 나라 돈 '달러’로 바꿔 떠난다(뉴욕 집에 가면서 원화를 가져갈 수는 없지 않은가)

당연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 같은) 원화 자산을 자꾸 팔면,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높아진다. 그럼 우리 시장에서 달러값이 올라간다. 지금이 그렇다(배추 수요가 늘어서 배춧값 올라가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만큼 우리 돈 원화값은 떨어진다. 원화의 가격은 오직 달러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지난 2월 말에 1,000달러를 환전하려면 112만 원만 주면 됐다. 지금은 120만 원을 줘야 한다. 우리 돈의 가치가 상당히 떨어졌다.

외환위기는 이렇게 1)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나둘 떠나고 2)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외국인들(우리 채권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만기를 연장 안 해주거나 3) 그래서 다들 안전한 달러만 찾고(달러 수요의 급등) 4) 결국 우리 돈의 가치가 폭락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돈의 가치가 폭락하니 무슨 돈으로 달러 빚을 갚나...) 실제 IMF 위기 때 달러당 2천 원까지 폭락했었다. 지금도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들이 호되게 당하고 있다. 그럼 진짜 외환위기 가능성이 있는가.

1.
일단 중요한 것은 우리 ‘외환시장의 달러가 넉넉한가?’.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너무 잘한다. 10여 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천문학적인 달러를 벌어온다. 기업들은 벌어온 달러를 보통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로 바꾼다(한국에서 한국 돈이어야 투자를 더 하거나 예금을 하지….). 그러니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가 늘 넉넉하게 공급된다. 이게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6천억 달러를 넘어 또 사상 최대다. (늘 최대다…. 언제까지 가는지 보자) 이론만 보면 우리처럼 무역수지 흑자국은 외환위기가 오기 어렵다. 달러를 억수로 벌어오는데 왜 달러가 마르겠는가?

2.
정부도 달러비상금을 아주 많이 쌓아뒀다. 이른바 외환보유고다. 4천억 달러 넘게 쌓였다(이걸로 우리 국가부채 절반 이상을 갚을 정도로 많다.) IMF 외환위기 때 39억 달러(?)까지 바닥을 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자꾸 달러를 쟁여놓는다.

외화보유액을 쌓는 데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재정으로 금사서 정부 곳간에 쌓아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금도 우리 재산이지만 어쨌든 사두려면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외환보유고는 달러 가뭄에 대비한 저수지 같은 개념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 저수지가 매우 매우 커졌다.

여기에 기업들이 벌어오는 달러는 비와 같다. 그러니 ‘저수지도 커졌고 비도 넉넉히 온다.’ 그러니 달러 가뭄 걱정은 기우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

3.
여기에 중국, 스위스 등과 맺고 있는 통화스와프도 한몫한다. 환투기 세력이 몰려들면 언제든 자국 통화를 바꿔주기로 한 강호의 협약이다. 우리처럼 대외개방도가 높은 나라에겐 이 제도 진짜 ‘짱’이다. ASEAN 국가들끼리 더 확대하기로 했다.

4.
흔히 국가 부도 척도라는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도 안정적이다. 소폭 오르고 있는데 지난해 이맘때 수준이다. 걱정할 수준 아니다.

(CDS라는 파생 상품은 옆집에 불이 날 것 같아서 내가 보험에 들었는데 실제 불이 나면 내가 보험금을 타는 방식이다. 한 나라 경제가 위험해지면 해당 국가의 CDS에 붙는 웃돈,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자꾸 우리 자산을 팔고 떠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유리해지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우리 외환시장에 달러를 벼락처럼 몰고 오던 삼성전자의 수익이 줄어든다. 큰 달러 빗줄기 하나가 잦아든다.


수출 전선이 무너지면, 근본적으로 우리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어려워진다. 실제 무역수지 흑자 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우리 대기업의 성장성 둔화는 우리 외환시장에 근본적인 악재다.

그러고 보니 “외환위기 오는거냐?"는 친구의 질문은 그래서 '안물 안궁'이 아니다. 서생의 경제학 논리보다 상인의 현실감각이 맞을 때도 많다. 참 그리고, 위기라는 게 갑자기 찾아와서 위기 아닌가.
  •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외환위기 오냐’고 물어봅니다!
    • 입력 2019.05.23 (17:53)
    취재K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외환위기 오냐’고 물어봅니다!
환율이 계속 오른다. 벌써 1,200원이다. 외국인들이 8일 연속 우리 주식을 팔아치운다. 갑 툭 튀라던가. 신문 기사에 ‘외환위기’가 튀어나온다. 주식 투자하는 친구가 물어본다. "또 외환위기 오는거냐?"

'외환위기’는 우리 금융 시장에서 ‘달러’가 마르는 현상이다. 간단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을 팔면서 자기 나라 돈 '달러’로 바꿔 떠난다(뉴욕 집에 가면서 원화를 가져갈 수는 없지 않은가)

당연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 같은) 원화 자산을 자꾸 팔면,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높아진다. 그럼 우리 시장에서 달러값이 올라간다. 지금이 그렇다(배추 수요가 늘어서 배춧값 올라가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그만큼 우리 돈 원화값은 떨어진다. 원화의 가격은 오직 달러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지난 2월 말에 1,000달러를 환전하려면 112만 원만 주면 됐다. 지금은 120만 원을 줘야 한다. 우리 돈의 가치가 상당히 떨어졌다.

외환위기는 이렇게 1)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나둘 떠나고 2)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외국인들(우리 채권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만기를 연장 안 해주거나 3) 그래서 다들 안전한 달러만 찾고(달러 수요의 급등) 4) 결국 우리 돈의 가치가 폭락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돈의 가치가 폭락하니 무슨 돈으로 달러 빚을 갚나...) 실제 IMF 위기 때 달러당 2천 원까지 폭락했었다. 지금도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들이 호되게 당하고 있다. 그럼 진짜 외환위기 가능성이 있는가.

1.
일단 중요한 것은 우리 ‘외환시장의 달러가 넉넉한가?’.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너무 잘한다. 10여 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천문학적인 달러를 벌어온다. 기업들은 벌어온 달러를 보통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로 바꾼다(한국에서 한국 돈이어야 투자를 더 하거나 예금을 하지….). 그러니 서울 외환시장에 달러가 늘 넉넉하게 공급된다. 이게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6천억 달러를 넘어 또 사상 최대다. (늘 최대다…. 언제까지 가는지 보자) 이론만 보면 우리처럼 무역수지 흑자국은 외환위기가 오기 어렵다. 달러를 억수로 벌어오는데 왜 달러가 마르겠는가?

2.
정부도 달러비상금을 아주 많이 쌓아뒀다. 이른바 외환보유고다. 4천억 달러 넘게 쌓였다(이걸로 우리 국가부채 절반 이상을 갚을 정도로 많다.) IMF 외환위기 때 39억 달러(?)까지 바닥을 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자꾸 달러를 쟁여놓는다.

외화보유액을 쌓는 데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재정으로 금사서 정부 곳간에 쌓아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금도 우리 재산이지만 어쨌든 사두려면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외환보유고는 달러 가뭄에 대비한 저수지 같은 개념이다. 과거에 비해 우리 저수지가 매우 매우 커졌다.

여기에 기업들이 벌어오는 달러는 비와 같다. 그러니 ‘저수지도 커졌고 비도 넉넉히 온다.’ 그러니 달러 가뭄 걱정은 기우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

3.
여기에 중국, 스위스 등과 맺고 있는 통화스와프도 한몫한다. 환투기 세력이 몰려들면 언제든 자국 통화를 바꿔주기로 한 강호의 협약이다. 우리처럼 대외개방도가 높은 나라에겐 이 제도 진짜 ‘짱’이다. ASEAN 국가들끼리 더 확대하기로 했다.

4.
흔히 국가 부도 척도라는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도 안정적이다. 소폭 오르고 있는데 지난해 이맘때 수준이다. 걱정할 수준 아니다.

(CDS라는 파생 상품은 옆집에 불이 날 것 같아서 내가 보험에 들었는데 실제 불이 나면 내가 보험금을 타는 방식이다. 한 나라 경제가 위험해지면 해당 국가의 CDS에 붙는 웃돈, 프리미엄이 높아진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자꾸 우리 자산을 팔고 떠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이 유리해지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우리 외환시장에 달러를 벼락처럼 몰고 오던 삼성전자의 수익이 줄어든다. 큰 달러 빗줄기 하나가 잦아든다.


수출 전선이 무너지면, 근본적으로 우리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이 어려워진다. 실제 무역수지 흑자 폭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우리 대기업의 성장성 둔화는 우리 외환시장에 근본적인 악재다.

그러고 보니 “외환위기 오는거냐?"는 친구의 질문은 그래서 '안물 안궁'이 아니다. 서생의 경제학 논리보다 상인의 현실감각이 맞을 때도 많다. 참 그리고, 위기라는 게 갑자기 찾아와서 위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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