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어린이 ‘성조숙증’ 해마다 9%씩↑…원인은?

입력 2019.05.24 (08:46) 수정 2019.05.24 (20: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어린 자녀 키우는 부모님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거나 입학 전인데도 사춘기 때 나타나는 조짐들이 보이면 당황스러우실 텐데요.

성조숙증으로 진료받는 어린이가 해마다 9%씩 증가하고 여아의 비율이 90%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조숙증에 대해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성조숙증, 사춘기가 빨리 오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기자]

네, 쉽게 말해 또래 아이들보다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가 일찍 오는 겁니다.

그래서 성조숙증을 다른 말로 조발 사춘기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정의는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 그러니까 2차성징이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2년 정도 빠른 것을 말합니다.

보통 사춘기가 여자가 빨리 오고 남자가 좀 늦게 오는 걸 감안하면 여아는 8세 이전에, 가슴 발달과 동반된 사춘기 증세를 보일 경우고요.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등 증상을 보인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 방송 보시는 분 중에서 일찍 크는 걸 왜 걱정하느냐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성조숙증인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서 최종 키가 작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앵커]

그런데 어린이 성조숙증이 계속 증가 추세라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옛날에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1~2학년에 나타나던 신체적 변화가 초등학교 저학년 입학 전에 시작되는 거니까 부모님들이 깜짝 놀라 병원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3년 6만 7천 명에서 2017년 9만 5천 명으로 1.4배 증가했는데 연평균 약 9%씩 는 셈입니다.

성별로 보면, 여아가 90%를 차지해 남아보다 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렇게 느는 걸까요?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이나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여자에서 유독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과 관련됩니다.

그러니까 노출되는 환경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점, 비만한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여자 어린이에게 성조숙증이 더 많이 온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사춘기가 빠르면 얼마나 일찍 찾아오는 건가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병원을 찾아서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심지어 만 4살 이하에서도 성조숙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먼저 여성부터 보면 5살에서 9살 사이가 5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10살에 14살 사이가 3만 4천여 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만 4살 이하도 538명이나 진료를 받았습니다.

남성의 경우는 약간 연령대가 다른데요. 10세에서 14살 사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살에서 9살 사이였습니다.

이렇게 남녀가 병원을 찾는 시기가 다른 건 눈에 띄는 증상이 여아에서 더 빨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여아의 경우 실제로 가슴 발달이나 머리 냄새 변화, 음모 시작 같은 성조숙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병원을 찾는 거고요.

남아는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가 자라지 않아 성장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진료를 받다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성조숙증이 의심될 때 어떻게 진단을 하나요?

[기자]

네. 겉으로 보기에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난다고 해서 단번에 성조숙증이라고 진단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를 합니다.

성호르몬이나 갑상선 호르몬 등 성장과 관련된 여러 수치를 포함해 검사를 진행하고요.

또 신체 나이 측정, 그러니까 뼈 나이를 알기 위해 '골 연령 x-ray' 사진을 촬영합니다.

여기서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이 나오면 성조숙증을 더 의심하고요.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서 다시 혈액 검사로 성선자극호르몬 검사를 시행합니다.

또 성호르몬을 관장하는 부위가 머리에 있기 때문에 머리 MRI 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가슴이나 성기에 대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조숙증이 진단되면 그 다음은 치료가 관건인데요.

치료하는 목적은 사춘기 오기 전에 최대한 성장판이 닫히지 않고 자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춘기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를 4주 간격으로 병원에 와서 피하 주사로 맞게 됩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가슴도 약간 작아지기도 하고, 성장 속도도 좀 주는데요.

하지만 치료 전보다 자라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최종 키는 더 크게 됩니다.

보통 2년 이상 치료하고, 여자아이는 만 9세 이전, 남자아이는 만 10세 이전에 성조숙증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성조숙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환경 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는 게 최우선이고요.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비만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자녀의 식생활을 꼼꼼히 챙겨 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5분 건강 톡톡] 어린이 ‘성조숙증’ 해마다 9%씩↑…원인은?
    • 입력 2019-05-24 08:50:56
    • 수정2019-05-24 20:29:17
    아침뉴스타임
[앵커]

어린 자녀 키우는 부모님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거나 입학 전인데도 사춘기 때 나타나는 조짐들이 보이면 당황스러우실 텐데요.

성조숙증으로 진료받는 어린이가 해마다 9%씩 증가하고 여아의 비율이 90%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조숙증에 대해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성조숙증, 사춘기가 빨리 오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기자]

네, 쉽게 말해 또래 아이들보다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가 일찍 오는 겁니다.

그래서 성조숙증을 다른 말로 조발 사춘기라고 부릅니다.

정확한 정의는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 그러니까 2차성징이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2년 정도 빠른 것을 말합니다.

보통 사춘기가 여자가 빨리 오고 남자가 좀 늦게 오는 걸 감안하면 여아는 8세 이전에, 가슴 발달과 동반된 사춘기 증세를 보일 경우고요.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등 증상을 보인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 방송 보시는 분 중에서 일찍 크는 걸 왜 걱정하느냐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성조숙증인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서 최종 키가 작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앵커]

그런데 어린이 성조숙증이 계속 증가 추세라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옛날에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1~2학년에 나타나던 신체적 변화가 초등학교 저학년 입학 전에 시작되는 거니까 부모님들이 깜짝 놀라 병원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3년 6만 7천 명에서 2017년 9만 5천 명으로 1.4배 증가했는데 연평균 약 9%씩 는 셈입니다.

성별로 보면, 여아가 90%를 차지해 남아보다 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렇게 느는 걸까요?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이나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여자에서 유독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과 관련됩니다.

그러니까 노출되는 환경 호르몬이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점, 비만한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에 여자 어린이에게 성조숙증이 더 많이 온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사춘기가 빠르면 얼마나 일찍 찾아오는 건가요?

[기자]

조사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병원을 찾아서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심지어 만 4살 이하에서도 성조숙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먼저 여성부터 보면 5살에서 9살 사이가 5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10살에 14살 사이가 3만 4천여 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만 4살 이하도 538명이나 진료를 받았습니다.

남성의 경우는 약간 연령대가 다른데요. 10세에서 14살 사이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5살에서 9살 사이였습니다.

이렇게 남녀가 병원을 찾는 시기가 다른 건 눈에 띄는 증상이 여아에서 더 빨리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여아의 경우 실제로 가슴 발달이나 머리 냄새 변화, 음모 시작 같은 성조숙 증상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병원을 찾는 거고요.

남아는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가 자라지 않아 성장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진료를 받다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성조숙증이 의심될 때 어떻게 진단을 하나요?

[기자]

네. 겉으로 보기에 2차성징이 빨리 나타난다고 해서 단번에 성조숙증이라고 진단하진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를 합니다.

성호르몬이나 갑상선 호르몬 등 성장과 관련된 여러 수치를 포함해 검사를 진행하고요.

또 신체 나이 측정, 그러니까 뼈 나이를 알기 위해 '골 연령 x-ray' 사진을 촬영합니다.

여기서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이 나오면 성조숙증을 더 의심하고요.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서 다시 혈액 검사로 성선자극호르몬 검사를 시행합니다.

또 성호르몬을 관장하는 부위가 머리에 있기 때문에 머리 MRI 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가슴이나 성기에 대해 초음파 검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조숙증이 진단되면 그 다음은 치료가 관건인데요.

치료하는 목적은 사춘기 오기 전에 최대한 성장판이 닫히지 않고 자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춘기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를 4주 간격으로 병원에 와서 피하 주사로 맞게 됩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가슴도 약간 작아지기도 하고, 성장 속도도 좀 주는데요.

하지만 치료 전보다 자라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최종 키는 더 크게 됩니다.

보통 2년 이상 치료하고, 여자아이는 만 9세 이전, 남자아이는 만 10세 이전에 성조숙증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성조숙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환경 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 줄이는 게 최우선이고요.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비만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자녀의 식생활을 꼼꼼히 챙겨 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