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미 ‘선박’ 기싸움…남북 관계 ‘답보’

입력 2019.05.25 (07:49) 수정 2019.05.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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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5월25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북한 화물선 압류로 맞서면서 촉발된 북미 간 기싸움이 한층 가열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무대로 여론전에 나섰지만,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더 강화하겠다며 맞불을 놨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남북 간 접촉도 헛바퀴만 도는 상황에서 중국 선양에선 남북 민간접촉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습니다.

꽉 막힌 남북, 그리고 북미 간 협상, 뾰족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미국이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며 선적을 압류하고 몰수 소송을 하자, 국제사회를 향해 위법성을 제기하고 나선 겁니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북한 배를 불법 점유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자신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성/유엔 주재 북한 대사 : "(압류된 선박은) 북한 재산입니다. 우리의 주권이 완전히 인정되는 영토의 한 부분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김 대사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답변을 피했습니다.

김성 대사의 뉴욕 기자회견 하루 뒤, 이번엔 한대성 제네바 대사도 외신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미국의 잘못된 행동이 미칠 결과를 숙고하고 배를 즉각 반환하라고 촉구하며, 다시 핵 협상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제재 해제라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대성/주제네바 북한 대사 : "미국이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단지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는데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의 북한의 잇따른 입장 표명은 대북제재 완화 여론을 환기시키고, 제재 수위와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메시지에 대해 미국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미 국무부는 국제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화물선 반환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고, 미 재무부 역시 협상 재개를 위해서라도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맞받았는데요.

북한의 공개적 반발과 미국의 원칙 고수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지난 18일자 기사입니다.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것은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 핵무장 해제와 선 핵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안으로 3차 북미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경우,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한 하노이 약속이 유지될지 예단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올해 말 협상 시한’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올해 안에 비핵화에 한반도 비핵화의 가닥을 잡아야된다는 북측의 상당히 좀 절박함도 포함돼 있는 것 같고, 또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북한이 행동할 수 있다는 그런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그런 차원의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도 곧바로 응수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핵시설 5곳 가운데, 한두 곳만 폐기하기를 원해 회담이 결렬 됐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핵시설 갯수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협상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며 북미 대화 교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언급이 이란의 핵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다시 한 번 압박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이란의 경우는 군사시설 내에 핵시설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금 북미 간에 협상 시간이 많지 않은데 또다시 은폐시설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5곳을 미리 공개함으로써 북한이 이런 불필요한 은폐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남측을 향한 불만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는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원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

우리 군의 유해 발굴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전 유해가 여러 구 발굴됐고, 지난 15일에는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계급장, 철모와 함께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유해발굴을 시작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우리 군은 지난달 1일 단독으로 발굴 기초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5월 14일 :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하기 위해서 아래 남쪽에서 저희가 준비 작업을 하고 있고요. 북측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재 제가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없습니다."]

북측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과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반응을 내놓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북지원책이 개성공단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북한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란 해석과 함께, 정부의 대북 지원이 한미워킹그룹의 논의에 따라 이뤄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정부 당국자는 이런 북한의 무반응이 내부적인 정비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교체설까지 불거지는 등 북한의 대남 라인이 대폭 물갈이되는 동향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대외 부분의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대남 부분, 특히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북측이 좀 신경 쓸 겨를이 그렇게 많지 않다. 또 대남 라인의 일부 교체가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당국에 지금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정비가 이루어진 뒤에 아마 인도적지원 문제와 관련된 부분은 북측이 반응을 해올 거로 보입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와 무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1984년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다시금 꺼내든 겁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 "원래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라는 말은 당시에 미국에 인도적 단체들의 주장이었습니다. 그것을 레이건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그 이후에 대체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를 상징하는 말로 써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측 민간단체 인사들이 북측 인사들과 중국 선양에서 만나 현재의 정국과 남북관계, 공동선언 이행방안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북측은 당초 예정됐던 남측 민간 인사들과 실무접촉을 취소한다고 통보했지만, 다시 협의에 응하면서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뒤 사실상 처음 이뤄지는 남북 간 만남인데, 남측과의 접촉에 소극적이었던 북한의 입장과 의도를 파악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찾을 예정인데요.

한 달 새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모두 한국을 방문하는 건데,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이뤄지는 만큼 대화 재개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 임기를 함께 했던 부시 전 대통령.

2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을 때에는 대북 문제로 대립하기도 했지만, 6자 회담을 성사시키며 힘을 모았고 좋은 파트너로 발전했습니다.

[노무현/당시 대통령/2003년 5월 : "한미 동맹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그야말로 돈독하게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50년 이상 더욱더 돈독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조지 부시/당시 미국 대통령/2003년 5월 :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저는 노 대통령에게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맞춰 한국을 다시 찾았습니다.

2009년 퇴임 후 화가로 변신해 재임 기간 만난 세계 지도자들을 그려온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에 선물했습니다.

[조지 부시/전 미국 대통령/5월 23일 :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 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일각에선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반도 평화체제에 큰 관심을 쏟았고, 현재도 미 보수권에선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방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한반도를 직접 찾는 만큼 대화 동력을 살리기 위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입니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4차 남북정상회담은 2차 판문점 정상회담과 유사한 형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형식과 의전에 구애받지 않는 실무적 성격이 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지난 4월 12일에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에 북한 내에서 혹시 대화 중단하지 않을까 이런 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6월 말경에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때는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넘어서서 현재까지 드러나 있는 북한과 미국 간의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힐 수 있는 이런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야 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정부가 인도적 대북지원을 발표하고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허용키로 한 것은 대화 동력을 살리겠다는 한미의 공통된 메시지였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선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화의 틀로 복귀하는 행동으로 답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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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미 ‘선박’ 기싸움…남북 관계 ‘답보’
    • 입력 2019-05-25 08:26:18
    • 수정2019-05-25 11:21:54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5월25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미국이 북한 화물선 압류로 맞서면서 촉발된 북미 간 기싸움이 한층 가열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를 무대로 여론전에 나섰지만,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더 강화하겠다며 맞불을 놨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남북 간 접촉도 헛바퀴만 도는 상황에서 중국 선양에선 남북 민간접촉이 어렵게 성사됐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습니다.

꽉 막힌 남북, 그리고 북미 간 협상, 뾰족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미국이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며 선적을 압류하고 몰수 소송을 하자, 국제사회를 향해 위법성을 제기하고 나선 겁니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북한 배를 불법 점유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자신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성/유엔 주재 북한 대사 : "(압류된 선박은) 북한 재산입니다. 우리의 주권이 완전히 인정되는 영토의 한 부분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김 대사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 답변을 피했습니다.

김성 대사의 뉴욕 기자회견 하루 뒤, 이번엔 한대성 제네바 대사도 외신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미국의 잘못된 행동이 미칠 결과를 숙고하고 배를 즉각 반환하라고 촉구하며, 다시 핵 협상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제재 해제라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대성/주제네바 북한 대사 : "미국이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단지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는데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무대에서의 북한의 잇따른 입장 표명은 대북제재 완화 여론을 환기시키고, 제재 수위와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메시지에 대해 미국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미 국무부는 국제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화물선 반환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고, 미 재무부 역시 협상 재개를 위해서라도 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맞받았는데요.

북한의 공개적 반발과 미국의 원칙 고수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입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지난 18일자 기사입니다.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것은 미국이 북한의 일방적 핵무장 해제와 선 핵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안으로 3차 북미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경우,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한 하노이 약속이 유지될지 예단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내년 미국 대선을 언급하며 ‘올해 말 협상 시한’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올해 안에 비핵화에 한반도 비핵화의 가닥을 잡아야된다는 북측의 상당히 좀 절박함도 포함돼 있는 것 같고, 또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북한이 행동할 수 있다는 그런 입장을 표명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그런 차원의 발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도 곧바로 응수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핵시설 5곳 가운데, 한두 곳만 폐기하기를 원해 회담이 결렬 됐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핵시설 갯수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협상 결렬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며 북미 대화 교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언급이 이란의 핵보유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다시 한 번 압박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이란의 경우는 군사시설 내에 핵시설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금 북미 간에 협상 시간이 많지 않은데 또다시 은폐시설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5곳을 미리 공개함으로써 북한이 이런 불필요한 은폐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고 하는 의도가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남측을 향한 불만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 내부적으로는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원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

우리 군의 유해 발굴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전 유해가 여러 구 발굴됐고, 지난 15일에는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계급장, 철모와 함께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유해발굴을 시작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우리 군은 지난달 1일 단독으로 발굴 기초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5월 14일 :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하기 위해서 아래 남쪽에서 저희가 준비 작업을 하고 있고요. 북측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재 제가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없습니다."]

북측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과 인도적 지원 결정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반응을 내놓지 않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북지원책이 개성공단 재개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북한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란 해석과 함께, 정부의 대북 지원이 한미워킹그룹의 논의에 따라 이뤄지는 것을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정부 당국자는 이런 북한의 무반응이 내부적인 정비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교체설까지 불거지는 등 북한의 대남 라인이 대폭 물갈이되는 동향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대외 부분의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대남 부분, 특히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북측이 좀 신경 쓸 겨를이 그렇게 많지 않다. 또 대남 라인의 일부 교체가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당국에 지금 포착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정비가 이루어진 뒤에 아마 인도적지원 문제와 관련된 부분은 북측이 반응을 해올 거로 보입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와 무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1984년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다시금 꺼내든 겁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 "원래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라는 말은 당시에 미국에 인도적 단체들의 주장이었습니다. 그것을 레이건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그 이후에 대체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를 상징하는 말로 써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측 민간단체 인사들이 북측 인사들과 중국 선양에서 만나 현재의 정국과 남북관계, 공동선언 이행방안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북측은 당초 예정됐던 남측 민간 인사들과 실무접촉을 취소한다고 통보했지만, 다시 협의에 응하면서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뒤 사실상 처음 이뤄지는 남북 간 만남인데, 남측과의 접촉에 소극적이었던 북한의 입장과 의도를 파악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전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찾을 예정인데요.

한 달 새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모두 한국을 방문하는 건데,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이뤄지는 만큼 대화 재개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 임기를 함께 했던 부시 전 대통령.

2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을 때에는 대북 문제로 대립하기도 했지만, 6자 회담을 성사시키며 힘을 모았고 좋은 파트너로 발전했습니다.

[노무현/당시 대통령/2003년 5월 : "한미 동맹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그야말로 돈독하게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50년 이상 더욱더 돈독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조지 부시/당시 미국 대통령/2003년 5월 :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저는 노 대통령에게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맞춰 한국을 다시 찾았습니다.

2009년 퇴임 후 화가로 변신해 재임 기간 만난 세계 지도자들을 그려온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에 선물했습니다.

[조지 부시/전 미국 대통령/5월 23일 : "노 전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도 마다 하지 않으셨고,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일각에선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반도 평화체제에 큰 관심을 쏟았고, 현재도 미 보수권에선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방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한반도를 직접 찾는 만큼 대화 동력을 살리기 위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입니다.

정부는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4차 남북정상회담은 2차 판문점 정상회담과 유사한 형식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형식과 의전에 구애받지 않는 실무적 성격이 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 "지난 4월 12일에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에 북한 내에서 혹시 대화 중단하지 않을까 이런 거에 대한 우려 때문에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6월 말경에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때는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넘어서서 현재까지 드러나 있는 북한과 미국 간의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힐 수 있는 이런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야 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정부가 인도적 대북지원을 발표하고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허용키로 한 것은 대화 동력을 살리겠다는 한미의 공통된 메시지였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선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화의 틀로 복귀하는 행동으로 답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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