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원두값 폭락에도 커피 값은 올랐다?”

입력 2019.05.27 (18:06) 수정 2019.05.2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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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오늘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호 식품, 커피에 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임승창 앵커는 커피 즐겨 드시나요?

[앵커]

네, 즐겨 먹습니다.

[답변]

저도 그런데요.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소비되는 커피의 양은 무려 14억 잔이 넘는다고 하죠.

그만큼 소비자의 취향도 다양해지면서 최근엔 품질이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 이른바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라고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커피숍.

원두의 고소한 향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이 커피 한 잔의 가격은 75달러, 약 9만 원입니다.

[손님 : "(맛이 달라요.) 살면서 마셔본 커피 중에 제일 맛있네요. 정말 좋아요."]

아라비카의 한 종류로, 얼마 전 커피 경매 역사상 최고가에 팔린 원둡니다.

당시 판매 물량 가운데 이곳에서만 원두 4.5kg을 구매해 손님들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보 티아라/커피숍 운영 : "40년 전 인기였던 '갈로'나 '알마덴' 와인과 비슷한 경우죠. 누구나 훌륭한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앵커]

스페셜티 커피 열풍은 미국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죠?

[답변]

미국 커피 협회가 2017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스페셜티 커피를 즐긴다고 합니다.

생산지와 품종, 또 건조 과정에 따라 원두의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토빈 폴크/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운영 : "우리는 커피의 농도를 측정하고 최적으로 추출한 뒤 물의 양과 시간을 조절하여 맛있는 커피를 우려냅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 체인점들이 잇따라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면서,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데요.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2021년이 되면 약 460억 달러, 54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

전 세계 커피 업계가 호황인데, 정작 원두 재배 농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콜롬비아의 한 원두 농장입니다.

올해 작황은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농민들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원두값이 폭락하면서 생계유지도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원두 재배 농민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몰라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다른 작물을 키우거나 원두 재배를 아예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일부는 난민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현재 원두값이 어느 정도길래 농장까지 버리고 난민이 된다는 건가요?

[답변]

화면 보실까요?

지난 17일 기준, 아라비카 원두는 1파운드(약 0.45kg)당 87센트(약 천 원)에 거래됐습니다.

[앵커]

그래프만 봐도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알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14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국제 원두 가격 폭락은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원두 재배 농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어든 탓에 비료 등을 살 돈마저 부족해진 건데요.

이는 곧 품질 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원두 재배 농민/에티오피아 : "커피 판매 수익이 투자 시간이나 비용과 맞지 않아요. 농민들은 이 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앵커]

그럼 재배한 원두를 팔았을 때, 농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커피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봤습니다.

커피 한 잔 값을 3,3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35%가 임대료, 25%가 인건비입니다.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4%, 130원 정돕니다.

업체들은 이 중 10%를 가져갑니다.

[앵커]

원두값이 올해 유독 떨어지고 있는데요,

먼저 그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답변]

네.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전 세계 원두 무역량의 28%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작황이 좋아져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은 3백72만 톤에 달하는데요.

최신식 장비 도입으로 생산비가 낮아져, 원두 1파운드당 90센트 아래여도 손익분기점을 넘습니다.

여기에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원두 가격을 끌어내린 원인으로 꼽힙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2% 떨어졌습니다.

[로베르토 벨레즈/콜롬비아 커피 재배 연합 :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 증가)뿐만 아니라 뉴욕 증권 거래소 시장에서 투자 펀드의 비중이 커진 것이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투기 세력이 유입된 것도 원두값 하락세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떨어진 원두값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 가격은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에서 현재 커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2.99달럽니다.

지난해보다 8센트 올랐습니다.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한 유명 커피 체인점도 12온스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10~20센트가 올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커피 업체들이 원두를 70만 원에 사들여 3천5백만 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젭니다.

원두 재배 농가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경우, 결국,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원두값이 폭등할 때마다 커피 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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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원두값 폭락에도 커피 값은 올랐다?”
    • 입력 2019-05-27 18:16:20
    • 수정2019-05-27 18:41:02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주제는요?

[답변]

오늘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호 식품, 커피에 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임승창 앵커는 커피 즐겨 드시나요?

[앵커]

네, 즐겨 먹습니다.

[답변]

저도 그런데요.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소비되는 커피의 양은 무려 14억 잔이 넘는다고 하죠.

그만큼 소비자의 취향도 다양해지면서 최근엔 품질이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 이른바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라고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커피숍.

원두의 고소한 향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이 커피 한 잔의 가격은 75달러, 약 9만 원입니다.

[손님 : "(맛이 달라요.) 살면서 마셔본 커피 중에 제일 맛있네요. 정말 좋아요."]

아라비카의 한 종류로, 얼마 전 커피 경매 역사상 최고가에 팔린 원둡니다.

당시 판매 물량 가운데 이곳에서만 원두 4.5kg을 구매해 손님들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보 티아라/커피숍 운영 : "40년 전 인기였던 '갈로'나 '알마덴' 와인과 비슷한 경우죠. 누구나 훌륭한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앵커]

스페셜티 커피 열풍은 미국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죠?

[답변]

미국 커피 협회가 2017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스페셜티 커피를 즐긴다고 합니다.

생산지와 품종, 또 건조 과정에 따라 원두의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토빈 폴크/스페셜티 커피전문점 운영 : "우리는 커피의 농도를 측정하고 최적으로 추출한 뒤 물의 양과 시간을 조절하여 맛있는 커피를 우려냅니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 체인점들이 잇따라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이면서,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데요.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2021년이 되면 약 460억 달러, 54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

전 세계 커피 업계가 호황인데, 정작 원두 재배 농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콜롬비아의 한 원두 농장입니다.

올해 작황은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농민들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원두값이 폭락하면서 생계유지도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원두 재배 농민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일을 그만둬야 할지도 몰라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다른 작물을 키우거나 원두 재배를 아예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일부는 난민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현재 원두값이 어느 정도길래 농장까지 버리고 난민이 된다는 건가요?

[답변]

화면 보실까요?

지난 17일 기준, 아라비카 원두는 1파운드(약 0.45kg)당 87센트(약 천 원)에 거래됐습니다.

[앵커]

그래프만 봐도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알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14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국제 원두 가격 폭락은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원두 재배 농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소득이 줄어든 탓에 비료 등을 살 돈마저 부족해진 건데요.

이는 곧 품질 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원두 재배 농민/에티오피아 : "커피 판매 수익이 투자 시간이나 비용과 맞지 않아요. 농민들은 이 점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앵커]

그럼 재배한 원두를 팔았을 때, 농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이 얼마나 되나요?

[답변]

커피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봤습니다.

커피 한 잔 값을 3,3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35%가 임대료, 25%가 인건비입니다.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4%, 130원 정돕니다.

업체들은 이 중 10%를 가져갑니다.

[앵커]

원두값이 올해 유독 떨어지고 있는데요,

먼저 그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답변]

네.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전 세계 원두 무역량의 28%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작황이 좋아져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은 3백72만 톤에 달하는데요.

최신식 장비 도입으로 생산비가 낮아져, 원두 1파운드당 90센트 아래여도 손익분기점을 넘습니다.

여기에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원두 가격을 끌어내린 원인으로 꼽힙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2% 떨어졌습니다.

[로베르토 벨레즈/콜롬비아 커피 재배 연합 : "(브라질의 원두 생산량 증가)뿐만 아니라 뉴욕 증권 거래소 시장에서 투자 펀드의 비중이 커진 것이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투기 세력이 유입된 것도 원두값 하락세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떨어진 원두값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 가격은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에서 현재 커피 한 잔의 평균 가격은 2.99달럽니다.

지난해보다 8센트 올랐습니다.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한 유명 커피 체인점도 12온스 기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10~20센트가 올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커피 업체들이 원두를 70만 원에 사들여 3천5백만 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젭니다.

원두 재배 농가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경우, 결국,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 원두값이 폭등할 때마다 커피 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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