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외교관 “실수로 표현 유출…굴욕외교 포장 상상도 못해”

입력 2019.05.28 (11:19) 수정 2019.05.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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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주미 한국대사관 외교관은, 정상 간 통화내용 중 일부 표현을 강효상 의원에게 알려준 것은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 아닌 실수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를 '굴욕외교'로 포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3급 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주미 대사관 고위 외교관은 오늘(2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 자료에서, 지난 5월 8일 11시 30분(현지시간) 쯤 강 의원이 보이스톡을 해서 받았는데, 강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을 반대했을 거라면서 사실 관계를 물어와, 통화 요록을 확인해보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강 의원에게 내용이 맞다고 말해줬는데, 강 의원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언급하며 판단 근거를 요구해 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통화내용 일부를 알려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당초 통화 요록의 표현을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이 외교관은 주미 대사만 볼 수 있었던 3급 기밀을 어떻게 열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효상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대학 시절 고교 동문회에서 한 두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 졸업 후 30년 넘게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다가, 2019년 2월 국회 대표단의 방미 때 만난 것을 계기로 몇 차례 통화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또 강효상 의원에게 다른 대외비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강 의원이 우리 정부의 대미 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이 있어서, 실무자로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아는 범위에서 일부 사실 관계를 바로 잡거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외비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용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만남이 무산됐다는 내용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신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볼턴 보좌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현지 분위기 정도를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정부의 대미 외교 정책 수행에 장애를 야기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통감하고 있지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 의원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기밀을 누설한 것으로 오해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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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밀 유출’ 외교관 “실수로 표현 유출…굴욕외교 포장 상상도 못해”
    • 입력 2019-05-28 11:19:03
    • 수정2019-05-28 11:34:10
    정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주미 한국대사관 외교관은, 정상 간 통화내용 중 일부 표현을 강효상 의원에게 알려준 것은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 아닌 실수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강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를 '굴욕외교'로 포장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3급 기밀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주미 대사관 고위 외교관은 오늘(2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 자료에서, 지난 5월 8일 11시 30분(현지시간) 쯤 강 의원이 보이스톡을 해서 받았는데, 강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을 반대했을 거라면서 사실 관계를 물어와, 통화 요록을 확인해보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강 의원에게 내용이 맞다고 말해줬는데, 강 의원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언급하며 판단 근거를 요구해 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통화내용 일부를 알려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당초 통화 요록의 표현을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이 외교관은 주미 대사만 볼 수 있었던 3급 기밀을 어떻게 열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효상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대학 시절 고교 동문회에서 한 두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 졸업 후 30년 넘게 연락을 주고 받지 않았다가, 2019년 2월 국회 대표단의 방미 때 만난 것을 계기로 몇 차례 통화를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또 강효상 의원에게 다른 대외비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강 의원이 우리 정부의 대미 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이 있어서, 실무자로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아는 범위에서 일부 사실 관계를 바로 잡거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외비를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용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만남이 무산됐다는 내용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자신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볼턴 보좌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지만 워싱턴 정가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현지 분위기 정도를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정부의 대미 외교 정책 수행에 장애를 야기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잘못을 통감하고 있지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 의원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기밀을 누설한 것으로 오해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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