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형 버블 조짐? 중국 부동산 어떻길래…

입력 2019.05.29 (07: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주택시장이 1980년대 일본과 비슷한 버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장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밝힌 의견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느슨해진 중국의 통화정책이 지금의 부동산 버블을 만들었고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 금융 부문이 거품경제 시기의 일본보다 부동산 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중국의 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일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금 어떤 상태이길래 일본의 부동산 버블까지도 언급되고 있을까?

■ 중국, 2016년 너도나도 주택 구입 열풍

최근 로이터 통신은 중국 허난성의 부동산 시장을 긴급취재했다. 로이터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며 2016년 큰 호황 이후 도시내 거주자들이 너도나도 주택구입에 열을 올리는 현실을 취재하고, 지난해말부터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침체 상황을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대출과 신용제한을 2015~2016년 완화하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붐이 일었지만, 지난해 9월 정저우의 부동산시장이 악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판매되지 않은 부동산이 26.5%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 붐이 일 때는 좋았지만, 2017년 7.8%였던 허난성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1%까지 둔화되면서 허난성의 부동산투자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규제정책과 완화정책에 따라 그동안 오르내림을 반복해왔다. 2013년 부동산값이 크게 오르자 원자바오 총리가 투기성 부동산 매매 제한과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등으로 집값을 잡았지만 2014년부터 부동산시장이 침체하자 다시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했었다.

결국, 2015년 하반기부터 줄어들었던 주택거래량이 살아나고 부동산 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이어졌다가 2016년 심각한 부동산 과열 양상까지 띠게 됐다.

자료 : 블룸버그 등의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자료 : 블룸버그 등의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

■ 베이징 등 대도시가 부동산 버블 만들었다

위 그래프를 보면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거래량 증가율이 높고 주택가격 상승률도 높아지다가 이후 다시 빠진 것이 확연하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16~2017년 사이 부동산 붐을 일으켰던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이른바 '1선 도시'로 불리는 중국 대도시다.

2016년 중 매달 전년동기대비 20%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1선 도시들의 주택가격은 그보다 작은 2선, 3선 도시로 파급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가격상승률이 최고점을 찍은 이후 1선 도시의 가격은 끝 모를 추락을 했고 2, 3선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

자료 : 중국 통계국 등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자료 : 중국 통계국 등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

2000년대 들어서 반복되는 중국의 부동산시장 과열 현상은 도시화 진전에 따른 실수요도 있지만, 경기침체에 대응한 통화 완화정책과 지방정부의 부동산 투자 증가, 그림자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생겨 왔다는 평가다. 그리고 과열된 시장에는 항상 정부가 개입해 규제정책을 통해 진정시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곳곳에서 중국 부동산 버블에 대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의 존 쿤리페 부총재도 7일 금융안정정책을 하는 강연에서 "최근 중국의 부채 위험 수준이 과거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와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금융부문을 제외한 중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는 실제로 2008년 115%에서 최근 203%까지 급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도 "중국 부동산시장은 올해 침체의 한해가 될 것이다"라며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2012년, 2014년 때처럼 단순한 부동산 침체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일본같은 부동산 버블에 따른 위기를 겪을 것인지 누구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급격한 부동산 가격상승 이후 하락과 과중한 민간 부채는 항상 폭발의 위험을 갖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중국경제를 흔들고 있어서 부동산 버블 붕괴의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국, 일본형 버블 조짐? 중국 부동산 어떻길래…
    • 입력 2019-05-29 07:02:45
    취재K
"중국주택시장이 1980년대 일본과 비슷한 버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시노 나오유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장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밝힌 의견이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느슨해진 중국의 통화정책이 지금의 부동산 버블을 만들었고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 금융 부문이 거품경제 시기의 일본보다 부동산 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중국의 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일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금 어떤 상태이길래 일본의 부동산 버블까지도 언급되고 있을까?

■ 중국, 2016년 너도나도 주택 구입 열풍

최근 로이터 통신은 중국 허난성의 부동산 시장을 긴급취재했다. 로이터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며 2016년 큰 호황 이후 도시내 거주자들이 너도나도 주택구입에 열을 올리는 현실을 취재하고, 지난해말부터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침체 상황을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대출과 신용제한을 2015~2016년 완화하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붐이 일었지만, 지난해 9월 정저우의 부동산시장이 악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판매되지 않은 부동산이 26.5%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 붐이 일 때는 좋았지만, 2017년 7.8%였던 허난성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1%까지 둔화되면서 허난성의 부동산투자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규제정책과 완화정책에 따라 그동안 오르내림을 반복해왔다. 2013년 부동산값이 크게 오르자 원자바오 총리가 투기성 부동산 매매 제한과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등으로 집값을 잡았지만 2014년부터 부동산시장이 침체하자 다시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했었다.

결국, 2015년 하반기부터 줄어들었던 주택거래량이 살아나고 부동산 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이어졌다가 2016년 심각한 부동산 과열 양상까지 띠게 됐다.

자료 : 블룸버그 등의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
■ 베이징 등 대도시가 부동산 버블 만들었다

위 그래프를 보면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거래량 증가율이 높고 주택가격 상승률도 높아지다가 이후 다시 빠진 것이 확연하게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16~2017년 사이 부동산 붐을 일으켰던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이른바 '1선 도시'로 불리는 중국 대도시다.

2016년 중 매달 전년동기대비 20%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1선 도시들의 주택가격은 그보다 작은 2선, 3선 도시로 파급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가격상승률이 최고점을 찍은 이후 1선 도시의 가격은 끝 모를 추락을 했고 2, 3선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

자료 : 중국 통계국 등 자료를 국회예산처가 재가공
2000년대 들어서 반복되는 중국의 부동산시장 과열 현상은 도시화 진전에 따른 실수요도 있지만, 경기침체에 대응한 통화 완화정책과 지방정부의 부동산 투자 증가, 그림자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생겨 왔다는 평가다. 그리고 과열된 시장에는 항상 정부가 개입해 규제정책을 통해 진정시켜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곳곳에서 중국 부동산 버블에 대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영국 영란은행의 존 쿤리페 부총재도 7일 금융안정정책을 하는 강연에서 "최근 중국의 부채 위험 수준이 과거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와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금융부문을 제외한 중국의 GDP 대비 민간부채는 실제로 2008년 115%에서 최근 203%까지 급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도 "중국 부동산시장은 올해 침체의 한해가 될 것이다"라며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2012년, 2014년 때처럼 단순한 부동산 침체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일본같은 부동산 버블에 따른 위기를 겪을 것인지 누구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급격한 부동산 가격상승 이후 하락과 과중한 민간 부채는 항상 폭발의 위험을 갖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중국경제를 흔들고 있어서 부동산 버블 붕괴의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