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20여 년 동안 모교 도서관에 나타난 ‘나쁜 선배’

입력 2019.05.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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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6) 씨는 1992년 광주 모 대학 공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에도 A 씨는 직장을 구하지 않고 학교 주변을 맴돌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니던 학교를 마치지 못한 A 씨는 이때부터 모교 도서관 등에서 금품을 훔쳐 이 돈으로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며 “지금까지 A 씨는 모두 7차례 절도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A 씨는 만기 출소했지만, 함께 살던 부모 집에 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만화방, 피시방, 숙박업소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수중에 있던 돈이 다 떨어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A 씨의 발걸음은 다시 모교로 향했다.

4월 30일 오후 전남 모 대학교 도서관.

모자를 눌러쓰고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A 씨는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 척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잠시 후 건너편 쪽 자리를 비운 곳이 눈에 들어왔다. A 씨는 명품 지갑(시가 80만 원 상당)을 훔쳐 나왔다. A 씨는 이런 방법으로 4월 말부터 최근(5월 26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2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해당 학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도서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지난 27일 오후 6시 20분쯤 학교 옆 만화방에 있던 A 씨를 체포했다.

A 씨가 유독 모교에서만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A 씨는 “대학교 구조를 잘 알아서 이곳에서만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20여 년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피해를 주는 게 안타깝다. 이번에 처벌을 받고 나오면 다시는 절도를 저지르지 말것을 A 씨에게 얘기했는데, A 씨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 했다"며 씁쓸해했다.

광주 북부 경찰서는 오늘(31일) 절도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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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20여 년 동안 모교 도서관에 나타난 ‘나쁜 선배’
    • 입력 2019-05-31 11:37:55
    취재후·사건후
A(46) 씨는 1992년 광주 모 대학 공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학교를 중퇴했다. 이후에도 A 씨는 직장을 구하지 않고 학교 주변을 맴돌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니던 학교를 마치지 못한 A 씨는 이때부터 모교 도서관 등에서 금품을 훔쳐 이 돈으로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며 “지금까지 A 씨는 모두 7차례 절도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A 씨는 만기 출소했지만, 함께 살던 부모 집에 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만화방, 피시방, 숙박업소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수중에 있던 돈이 다 떨어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A 씨의 발걸음은 다시 모교로 향했다.

4월 30일 오후 전남 모 대학교 도서관.

모자를 눌러쓰고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A 씨는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 척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잠시 후 건너편 쪽 자리를 비운 곳이 눈에 들어왔다. A 씨는 명품 지갑(시가 80만 원 상당)을 훔쳐 나왔다. A 씨는 이런 방법으로 4월 말부터 최근(5월 26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27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해당 학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도서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지난 27일 오후 6시 20분쯤 학교 옆 만화방에 있던 A 씨를 체포했다.

A 씨가 유독 모교에서만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A 씨는 “대학교 구조를 잘 알아서 이곳에서만 훔쳤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20여 년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피해를 주는 게 안타깝다. 이번에 처벌을 받고 나오면 다시는 절도를 저지르지 말것을 A 씨에게 얘기했는데, A 씨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 했다"며 씁쓸해했다.

광주 북부 경찰서는 오늘(31일) 절도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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