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화난 헝가리 언론 “선장은 도대체 뭐한걸까?”

입력 2019.06.02 (21:41) 수정 2019.06.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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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크루즈 선장 "운항 잘못 저지르지 않았다"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를 불러온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선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앞서 헝가리 경찰과 검찰이 '부주의와 태만'으로 중대 인명사고를 낸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헝가리 법원이 발부한 겁니다.

선장은 영장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선장 측 변호인 가보 엘로도 유족과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확실한 것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운항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는 상반된 사고 당시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선장의 뺑소니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헝가리 경찰 공개 영상헝가리 경찰 공개 영상

앞서 지난달 30일 헝가리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바이킹 시긴이 추돌 사고를 낸 뒤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그대로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 여객선 협회 공개 영상

현지시간 6월 1일 헝가리 여객선 협회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추돌 사고 이후 바이킹 시긴의 후진, 정지, 직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자세하게 드러났습니다.

영상을 보면 추돌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뒤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후진해 사고 지점까지 옵니다. 이후 20여 초간 멈춰서더니 다시 직진합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판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바이킹 시긴이 사고 직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사고를 모르고 그대로 지나쳤을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은 명확해보입니다.

헝가리 현지 언론(index.hu)은 화면을 확대한 결과, 사고 직후 물에 빠진 사람 5~6명의 움직임이 희미하게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바이킹 시긴호 승무원들이 황급하게 뛰어다니면서 구명조끼 두 개를 던지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 "사고 막을 2분 15초 있었는데…선장은 뭐했나?"

또다른 헝가리 현지 언론(ORIGO, 오리고)는 두 번째 공개 영상에 대해 "사고 경위와 관련해 가장 정확하게 나온 영상"이라고 평가하며, "바이킹 시긴 선장이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뒤따라 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어떤 각도에서 확인해봐도 허블레아니가 앞에 있었고, 우선권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선장은 무전으로 추월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지 않았고, 심지어 충돌전 마지막 순간에도 아무것도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오리고는 또 "바이킹 시긴 선장이 충돌하기 직전 추월 의사를 표시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2분 15초라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바이킹 시긴이 다리를 지나기 전에 허블레아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두 번째 영상에서는 "충돌이 발생하기 직전에 크루즈 선상에서는 서두르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리고는 그러나 "그 순간에도 아무도 무전을 하지 않았고, 목격자들은 바이킹 시긴이 빛이나 소리를 통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튜브에는 사고 당시 선장이 선실에 없었을 것 같다는 댓글도 올라왔다"며 "이 부분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선장은 또 다른 중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선장이 선실에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방법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는 2분 15초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의문이라"며 선장의 무대응을 또다시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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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6-03 07: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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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크루즈 선장 "운항 잘못 저지르지 않았다"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를 불러온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선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앞서 헝가리 경찰과 검찰이 '부주의와 태만'으로 중대 인명사고를 낸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헝가리 법원이 발부한 겁니다.

선장은 영장심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선장 측 변호인 가보 엘로도 유족과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하면서도 "확실한 것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운항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는 상반된 사고 당시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선장의 뺑소니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헝가리 경찰 공개 영상
앞서 지난달 30일 헝가리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바이킹 시긴이 추돌 사고를 낸 뒤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그대로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 여객선 협회 공개 영상

현지시간 6월 1일 헝가리 여객선 협회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은 추돌 사고 이후 바이킹 시긴의 후진, 정지, 직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자세하게 드러났습니다.

영상을 보면 추돌 사고를 낸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뒤 화면에서 사라졌다가 후진해 사고 지점까지 옵니다. 이후 20여 초간 멈춰서더니 다시 직진합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판별할 정도는 아니지만, 바이킹 시긴이 사고 직후 별다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사고를 모르고 그대로 지나쳤을 가능성은 낮다는 사실은 명확해보입니다.

헝가리 현지 언론(index.hu)은 화면을 확대한 결과, 사고 직후 물에 빠진 사람 5~6명의 움직임이 희미하게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바이킹 시긴호 승무원들이 황급하게 뛰어다니면서 구명조끼 두 개를 던지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 "사고 막을 2분 15초 있었는데…선장은 뭐했나?"

또다른 헝가리 현지 언론(ORIGO, 오리고)는 두 번째 공개 영상에 대해 "사고 경위와 관련해 가장 정확하게 나온 영상"이라고 평가하며, "바이킹 시긴 선장이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뒤따라 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어떤 각도에서 확인해봐도 허블레아니가 앞에 있었고, 우선권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선장은 무전으로 추월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지 않았고, 심지어 충돌전 마지막 순간에도 아무것도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오리고는 또 "바이킹 시긴 선장이 충돌하기 직전 추월 의사를 표시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2분 15초라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바이킹 시긴이 다리를 지나기 전에 허블레아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두 번째 영상에서는 "충돌이 발생하기 직전에 크루즈 선상에서는 서두르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리고는 그러나 "그 순간에도 아무도 무전을 하지 않았고, 목격자들은 바이킹 시긴이 빛이나 소리를 통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튜브에는 사고 당시 선장이 선실에 없었을 것 같다는 댓글도 올라왔다"며 "이 부분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선장은 또 다른 중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선장이 선실에 있었다 하더라도 모든 방법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는 2분 15초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의문이라"며 선장의 무대응을 또다시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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