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더 높이”…전 세계 ‘마천루’ 경쟁

입력 2019.06.03 (18:06) 수정 2019.06.03 (18: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화면에 사진 한 장이 띄워져 있네요.

여기가 어디죠?

[답변]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건물 하면 빼놓을 수 없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높이 381m, 193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지금도 매년 35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자리를 넘보는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섰습니다.

총 사업비 29조 원을 들여 건설 중인 주상복합단지, 허드슨 야듭니다.

2025년까지 16개 건물이 차례로 완공될 예정인데, 연말에 야외 전망대가 먼저 문을 엽니다.

최대 높이 395m, 뉴욕에서 5번째로 높습니다.

[제프 블로/건설 책임자 : "367m 높이에 설치된 유리 바닥을 통해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일부만 개장했는데, 벌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2천5백여 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또 레일을 타고 건물이 통째로 움직이는 아트센터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밥 루이스/뉴욕 시민 : "건물 구조가 아름다워요. 입장권을 구해 가 볼 예정입니다. 쇼핑센터도 잘 되어있고 모든 것이 대단한 것 같아요."]

[앵커]

화면으로만 봐도 높이가 아찔한데요, 이보다 더 높은 건물들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센트럴파크 인근에 높이 472m, 95층짜리 주거용 건물 공사가 한창입니다.

내년에 완공될 예정인데, 뉴욕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만들어낸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뉴욕시에 있는 초고층 건물의 수는 모두 270여 개.

현재 건설 중인 건물까지 합하면 3백 개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건물을 점점 더 높게 올리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요?

[답변]

사실상 '열풍'에 가깝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높이 2백 미터 이상을 기준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지어진 초고층 건물은 모두 143갭니다.

주목할 만할 점은 이 중 88개가 중국입니다.

특히 선전에서만 14개의 건물을 올렸습니다.

건물 높이 면에서도 중국이 단연 압도적입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중국입니다.

2015년에 지어진 상하이타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중국에선 올해도 3백 미터 이상의 초고층 건물 25개가 완공될 예정입니다.

[앵커]

이렇게 각국이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열을 올리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과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고층 건물들이 한 나라를 상징하는 명소가 되면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 더 나아가 나라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성공한 사례로 두바이가 손꼽히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히 축구장 50배에 달하는 쇼핑몰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함께 제공합니다.

[방글라데시 관광객 : "두바이 몰의 상징은 바로 조명을 이용한 쇼입니다. 너무 멋있고 경이로워요."]

2017년 기준, 두바이를 찾은 관광객은 약 1,580만 명으로 이들이 지출한 돈은 297억 달러, 우리 돈 35조 원에 달합니다.

[로라 베르큐일/관광회사 관계자 : "관광객들은 경치를 즐깁니다. (높은 곳에서) 지금 내가 있는 곳을 느끼고 도시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앵커]

두바이 정부는 건물 한 채로 엄청난 낙수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재 높이 천 미터가 넘는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는데, 완공만 되면, 역사상 최초 1km대의 건축물로 기록됩니다.

최근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은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건설 경기를 뒷받침하고 있어섭니다.

또한, 이들 나라에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올리고 있는데, 일자리 2만 개를 만들어 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요?

[답변]

네, 업계에선 이른바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를 우려합니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가 100년간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한 가설인데, 경기가 좋을 때 짓기 시작한 초고층 건물이 완공될 때에 불황을 맞는다는 겁니다.

첨탑 모양으로 유명한 크라이슬러 빌딩이 대표적인 사롑니다.

높이 약 319m, 1930년에 지어져 뉴욕 맨해튼의 상징이었지만, 완공 이후 미국은 10년 동안 대공황 늪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건물주도 수차례 바뀌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오스트리아의 부동산회사에 헐값에 팔렸습니다.

[에드워드 멀레스테인/변호사 : "9,400억 원에 주고 산 건물을 1,700억 원에 파는 것인데, (판매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상황이죠."]

[앵커]

흥미로운 이론임은 틀림없지만, 초고층 건물이 도시를 새로 생겨나게 한다고 할 정도 그 효과가 엄청나잖아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또한 크고요.

[답변]

네, 그래서 전문가 대부분은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뉴욕은 조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뉴욕시가 앞으로는 유리로 된 초고층 빌딩의 신축을 규제할 계획입니다.

[빌 드 블라지오/뉴욕시장 : "온실효과의 주요인이 바로 도시의 건물들입니다. 난방기든 에어컨이든 유리를 통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높은 건물들이 뉴욕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뉴욕시는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0만 달러, 약 11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부동산업계는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또한, 건축비 상승 등이 뉴욕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더 높이”…전 세계 ‘마천루’ 경쟁
    • 입력 2019-06-03 18:22:17
    • 수정2019-06-03 18:39:36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이혜성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화면에 사진 한 장이 띄워져 있네요.

여기가 어디죠?

[답변]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건물 하면 빼놓을 수 없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높이 381m, 193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지금도 매년 35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자리를 넘보는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아무것도 없던 허허벌판에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섰습니다.

총 사업비 29조 원을 들여 건설 중인 주상복합단지, 허드슨 야듭니다.

2025년까지 16개 건물이 차례로 완공될 예정인데, 연말에 야외 전망대가 먼저 문을 엽니다.

최대 높이 395m, 뉴욕에서 5번째로 높습니다.

[제프 블로/건설 책임자 : "367m 높이에 설치된 유리 바닥을 통해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일부만 개장했는데, 벌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2천5백여 개의 계단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또 레일을 타고 건물이 통째로 움직이는 아트센터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밥 루이스/뉴욕 시민 : "건물 구조가 아름다워요. 입장권을 구해 가 볼 예정입니다. 쇼핑센터도 잘 되어있고 모든 것이 대단한 것 같아요."]

[앵커]

화면으로만 봐도 높이가 아찔한데요, 이보다 더 높은 건물들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센트럴파크 인근에 높이 472m, 95층짜리 주거용 건물 공사가 한창입니다.

내년에 완공될 예정인데, 뉴욕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만들어낸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끊임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뉴욕시에 있는 초고층 건물의 수는 모두 270여 개.

현재 건설 중인 건물까지 합하면 3백 개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건물을 점점 더 높게 올리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요?

[답변]

사실상 '열풍'에 가깝습니다.

화면 보시면요, 높이 2백 미터 이상을 기준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지어진 초고층 건물은 모두 143갭니다.

주목할 만할 점은 이 중 88개가 중국입니다.

특히 선전에서만 14개의 건물을 올렸습니다.

건물 높이 면에서도 중국이 단연 압도적입니다.

세계 최고층 건물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중국입니다.

2015년에 지어진 상하이타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중국에선 올해도 3백 미터 이상의 초고층 건물 25개가 완공될 예정입니다.

[앵커]

이렇게 각국이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열을 올리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답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효과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고층 건물들이 한 나라를 상징하는 명소가 되면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 더 나아가 나라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장 성공한 사례로 두바이가 손꼽히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특히 축구장 50배에 달하는 쇼핑몰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함께 제공합니다.

[방글라데시 관광객 : "두바이 몰의 상징은 바로 조명을 이용한 쇼입니다. 너무 멋있고 경이로워요."]

2017년 기준, 두바이를 찾은 관광객은 약 1,580만 명으로 이들이 지출한 돈은 297억 달러, 우리 돈 35조 원에 달합니다.

[로라 베르큐일/관광회사 관계자 : "관광객들은 경치를 즐깁니다. (높은 곳에서) 지금 내가 있는 곳을 느끼고 도시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앵커]

두바이 정부는 건물 한 채로 엄청난 낙수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재 높이 천 미터가 넘는 초고층 건물을 짓고 있는데, 완공만 되면, 역사상 최초 1km대의 건축물로 기록됩니다.

최근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은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건설 경기를 뒷받침하고 있어섭니다.

또한, 이들 나라에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올리고 있는데, 일자리 2만 개를 만들어 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요?

[답변]

네, 업계에선 이른바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를 우려합니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가 100년간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한 가설인데, 경기가 좋을 때 짓기 시작한 초고층 건물이 완공될 때에 불황을 맞는다는 겁니다.

첨탑 모양으로 유명한 크라이슬러 빌딩이 대표적인 사롑니다.

높이 약 319m, 1930년에 지어져 뉴욕 맨해튼의 상징이었지만, 완공 이후 미국은 10년 동안 대공황 늪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건물주도 수차례 바뀌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과 오스트리아의 부동산회사에 헐값에 팔렸습니다.

[에드워드 멀레스테인/변호사 : "9,400억 원에 주고 산 건물을 1,700억 원에 파는 것인데, (판매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가슴 아픈 상황이죠."]

[앵커]

흥미로운 이론임은 틀림없지만, 초고층 건물이 도시를 새로 생겨나게 한다고 할 정도 그 효과가 엄청나잖아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또한 크고요.

[답변]

네, 그래서 전문가 대부분은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뉴욕은 조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뉴욕시가 앞으로는 유리로 된 초고층 빌딩의 신축을 규제할 계획입니다.

[빌 드 블라지오/뉴욕시장 : "온실효과의 주요인이 바로 도시의 건물들입니다. 난방기든 에어컨이든 유리를 통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높은 건물들이 뉴욕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뉴욕시는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0만 달러, 약 11억 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부동산업계는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또한, 건축비 상승 등이 뉴욕의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