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K] “청정구역 지켜라” 아프리카돼지열병 10문 10답

입력 2019.06.0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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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등 주변 46개 나라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6,700여 양돈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어떻게 예방하고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건지 10문 10답으로 풀어봤습니다.

1. 왜 갑자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인가요?

ASF(African Swine Fever)는 약 100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일부 유럽 국가에서 보고돼 왔습니다. 그동안 주로 인접국으로만 전파됐는데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아시아 최초로 ASF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1년도 안 돼 중국 전역을 비롯해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홍콩 등으로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30일 북한에서도 중국 국경에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 돼지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바이러스성 제1종 돼지전염병입니다. 병에 걸린 돼지는 40도에서 42도의 고열이 나고 식욕부진과 호흡곤란,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잠복기는 4일~19일인데 증상이 나타나면 보통 열흘 안에 폐사합니다.

3.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요?

ASF의 폐사율은 급성일 경우 최대 100%까지 올라갑니다. 감염 속도가 상당히 빨라 이틀에서 열흘 내 죽게 됩니다. 아직까지 백신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발병할 경우 살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일부에서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복잡한 바이러스 유전자 가운데 과학적으로 밝혀진 건 아직 20%에 불과합니다.

4. 어떻게 병에 감염되나요?

ASF는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할 때 감염됩니다. 즉, 감염된 돼지와 접촉하거나 그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물건 등으로 전파됩니다. 이 때문에 공항이나 항만에서 버려진 축산물 등을 돼지에 잔반으로 먹이는 농가나 국경을 넘나드는 야생 멧돼지들이 가장 주요한 유입 경로로 꼽힙니다. 이외에도 감염된 진드기나 해외에서 몰래 반입하는 햄이나 순대 등에 남아있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가열하거나 냉동하면 괜찮지 않나요?

ASF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생존력이 강합니다. 상온에서는 105일, 냉장 보관 시에는 110일, 냉동을 해도 무려 1000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금에 절여도 180일, 건조 상태에서도 300일가량 살아남습니다. 가열할 경우에도 섭씨 56도에서 70분 이상, 60도에서 3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6. 오염된 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옮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ASF는 구제역이나 AI와는 달리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됩니다. 사람은 물론 돼지 외의 동물은 옮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접촉해도 사람에는 해가 되지 않습니다.

7. 농가에서는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요?

되도록 돼지에게 잔반이 아닌 사료를 급여하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종사자는 당분간 ASF 발생국 여행을 자제하고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축산물이나 축산가공품을 반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 ASF 발생을 신고한 북한과 인접한 지역은 멧돼지의 출입을 막을 수 있도록 울타리를 설치하고 농가별로 지정된 담당관을 통해 방역 상황을 수시로 점검, 관리해야 합니다. 돼지에게서 이상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8. 양돈농가만 주의하면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ASF 발생국을 여행하고 돌아올 때 돼지고기를 비롯해 소시지나 햄 등 축산가공품을 반입하면 안 됩니다. 반입한 뒤 버려진 축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ASF 유입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등산하다가 버린 음식물을 멧돼지가 먹고 감염될 수도 있는 만큼 함부로 음식물을 버리거나 멧돼지에게 먹이면 안 됩니다.

9. 적은 양의 햄이나 소시지 정도는 반입해도 되지 않을까요?

바이러스가 묻은 모든 물체가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는 만큼 발생국에서는 소량이어도 절대 반입하면 안 됩니다. 정부는 관련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몰래 들여오려고 해도 모든 소지품에 대해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달부터는 과태료 역시 크게 올라 1회 500만 원, 최대 1천만 원을 부과합니다. 외국인 역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이 중국산 돼지껍질 400g을 들여오려다가 적발돼 5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10. 삼겹살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까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954원으로 평년(2,093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수입산 냉동 삼겹살 역시 평년은 물론, 지난해보다도 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올 상반기까지는 돼지고기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ASF로 인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계속되는 폐사와 살처분으로 수입 물량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의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겁니다. 또, ASF가 국내에 유입되면 공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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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K] “청정구역 지켜라” 아프리카돼지열병 10문 10답
    • 입력 2019-06-06 07:02:42
    지식K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등 주변 46개 나라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6,700여 양돈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어떻게 예방하고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건지 10문 10답으로 풀어봤습니다.

1. 왜 갑자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인가요?

ASF(African Swine Fever)는 약 100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일부 유럽 국가에서 보고돼 왔습니다. 그동안 주로 인접국으로만 전파됐는데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아시아 최초로 ASF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1년도 안 돼 중국 전역을 비롯해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홍콩 등으로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30일 북한에서도 중국 국경에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국내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 돼지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바이러스성 제1종 돼지전염병입니다. 병에 걸린 돼지는 40도에서 42도의 고열이 나고 식욕부진과 호흡곤란,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잠복기는 4일~19일인데 증상이 나타나면 보통 열흘 안에 폐사합니다.

3.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요?

ASF의 폐사율은 급성일 경우 최대 100%까지 올라갑니다. 감염 속도가 상당히 빨라 이틀에서 열흘 내 죽게 됩니다. 아직까지 백신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발병할 경우 살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일부에서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복잡한 바이러스 유전자 가운데 과학적으로 밝혀진 건 아직 20%에 불과합니다.

4. 어떻게 병에 감염되나요?

ASF는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할 때 감염됩니다. 즉, 감염된 돼지와 접촉하거나 그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물건 등으로 전파됩니다. 이 때문에 공항이나 항만에서 버려진 축산물 등을 돼지에 잔반으로 먹이는 농가나 국경을 넘나드는 야생 멧돼지들이 가장 주요한 유입 경로로 꼽힙니다. 이외에도 감염된 진드기나 해외에서 몰래 반입하는 햄이나 순대 등에 남아있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가열하거나 냉동하면 괜찮지 않나요?

ASF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생존력이 강합니다. 상온에서는 105일, 냉장 보관 시에는 110일, 냉동을 해도 무려 1000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금에 절여도 180일, 건조 상태에서도 300일가량 살아남습니다. 가열할 경우에도 섭씨 56도에서 70분 이상, 60도에서 3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6. 오염된 고기를 먹으면 사람도 옮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ASF는 구제역이나 AI와는 달리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됩니다. 사람은 물론 돼지 외의 동물은 옮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접촉해도 사람에는 해가 되지 않습니다.

7. 농가에서는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요?

되도록 돼지에게 잔반이 아닌 사료를 급여하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종사자는 당분간 ASF 발생국 여행을 자제하고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축산물이나 축산가공품을 반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 ASF 발생을 신고한 북한과 인접한 지역은 멧돼지의 출입을 막을 수 있도록 울타리를 설치하고 농가별로 지정된 담당관을 통해 방역 상황을 수시로 점검, 관리해야 합니다. 돼지에게서 이상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8. 양돈농가만 주의하면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 ASF 발생국을 여행하고 돌아올 때 돼지고기를 비롯해 소시지나 햄 등 축산가공품을 반입하면 안 됩니다. 반입한 뒤 버려진 축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ASF 유입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등산하다가 버린 음식물을 멧돼지가 먹고 감염될 수도 있는 만큼 함부로 음식물을 버리거나 멧돼지에게 먹이면 안 됩니다.

9. 적은 양의 햄이나 소시지 정도는 반입해도 되지 않을까요?

바이러스가 묻은 모든 물체가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는 만큼 발생국에서는 소량이어도 절대 반입하면 안 됩니다. 정부는 관련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몰래 들여오려고 해도 모든 소지품에 대해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달부터는 과태료 역시 크게 올라 1회 500만 원, 최대 1천만 원을 부과합니다. 외국인 역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며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이 중국산 돼지껍질 400g을 들여오려다가 적발돼 5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10. 삼겹살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까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국산 냉장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954원으로 평년(2,093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수입산 냉동 삼겹살 역시 평년은 물론, 지난해보다도 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올 상반기까지는 돼지고기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ASF로 인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계속되는 폐사와 살처분으로 수입 물량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의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겁니다. 또, ASF가 국내에 유입되면 공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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